삶의 향기 메일

들꽃에게 ... 류시화

장백산-1 2019. 8. 27. 11:37


이석보 화가의 아름다운 들꽃 그림

 

 

 

 

 들꽃에게  ...  류시화


어디에서 피어 언제 지든지 너는 들꽃이다

내가 네게 보내는 그리움은 오히려 너를 시들게 할 뿐,
너는 그저 논두렁이나 길가에 피었다 지면 그만이다.

인간이 살아 살면서 맺는 숱한 인연의 매듭들을
이제는 풀면서 살아야겠다.
들꽃처럼 소리소문 없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피었다 지면 그만이다.

한 하늘 아래 너와 나는 살아있다.
그것만으로도 아직은 살 수 있고
나에게 허락된 시간을 그래도 열심히 살아야 한다.

그냥 피었다 지면 그만인 들꽃이지만
홑씨들 날릴 강한 바람을 아직은 기다려야 한다.

 

 

 

 






 

 

 

 

 

 

 

 

 



-그림, 이석보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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