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과 마음공부

지금 여기

장백산-1 2019. 11. 1. 16:37

지금 여기


원각의 도량이 어디인가. 지금 이 자리의 삶이 곧 원각도량이네. 


圓覺道場何處  現今生死卽時 

원각도장하처  현금생사즉시 


『장경각 주련』


이 구절은 해인사 장경각 입구에 걸려 있는 주련이다. 장경각은 부처님과 조사스님들의 모든 가르침이 

집결되어 있는 곳이다. 8만4천 가지의 그 많은 가르침 중에서 가장 빼어난 말씀을 선택하여 대표로 

삼았을 것으로 여겨진다. 그리고 팔만사천 법장을 한마디로 요약한 말씀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대단히 

함축적이고 중요한 말씀이 원각도량하처(圓覺道場何處) 현금생사즉시(現今生死卽時)다. 


원각도량이란 액면 그대로 보면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성취한 장소를 지칭하는 것 같아보이나, 사실은 

부처님이 깨달은 '깨달음 그 자체'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래서 말씀한 뜻을 살려 원각도량하처(圓覺道

場何處) 현금생사즉시(現今生死卽時)를 해석해 보자면, “부처님이 깨달은 깨달음이란 무엇인가. 지금

여기서 사람들이 살고 있는 그 모습 그대로라네.”라고 할 수 있다. 


팔만대장경은 부처님이 깨달은 그 깨달음 하나에 대해서 무수히 많은 설명을 하는 경전들이다. 사람들

의 수준과 근기에 따라 부처님이 깨달은 깨달음 그 하나에 대해 너무 많은 설명을 하다 보니 본래의 뜻

과 어긋나서 엉뚱한 방향으로 흐른 설명도 많다. 그래서 경전을 읽으면서 엉뚱한 길을 가기 쉬우니, 반

드시 원각도량하처(圓覺道場何處) 현금생사즉시(現今生死卽時) 이 말씀을 기준으로 삼으라는 뜻이기

도 하다. 원각도량하처(圓覺道場何處) 현금생사즉시(現今生死卽時) 이 말씀의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는

다면 아무리 많은 경전을 많이 읽어도 해로울 것이 없다는 말이다. 


깨달음의 세계란, 지금 여기서 사람들이 무슨 일을 하든 보고, 듣고, 냄새맡고, 맛보고, 촉감을 느끼고,

생각을 하고, 말하고, 행동하고, 호흡하는 이 사실 그대로가 깨달음이다. 그것이 곧 사람의 삶이며 깨

달음이다. 깨달음이 곧 사람의 삶이다. 지금 여기서의 생사란 우리가 지금 이 순간 보고 듣고 느끼고 

아는 이 사실을 말한다. 그래서 지금 여기서 살아가는 사실이 곧 원각도량이라고 말한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를 살아가는 이 사실을 떠나서 달리 깨달음을 찾으면 십만팔천리나 어긋나 

버린다. 불교를 공부하고 깨달음을 깨닫기 위해서 정진하는 모든 이들은 반드시 원각도량하처(圓覺道

何處) 현금생사즉시(現今生死卽時)라는 이 원칙에서 벗어나지 말라는 뜻으로 장경각 입구에 걸어

두어 공부하는 사람들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출처 : 무비 스님이 가려뽑은 명구 100선 ② (무쇠소는 사자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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