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과 마음공부

전도몽상(顚倒夢想)

장백산-1 2019. 11. 4. 16:13

전도몽상(顚倒夢想)  - - - 선덕 / 사교과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 라는 성철 큰스님의 어록을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 라는 이 말씀을 여러분들은 어떻게 받아들이십니까?


'세상 모든 것들을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즉 육식(六識)의 분별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각자의 헛된 생각 망상 망념(妄念)으로 세상 모든 것을 보지 말고 그냥 지금 여기 눈 앞에 있는 있는 

것들을 있는 그대로의 그 자체로 보아라.' 라는 뜻의 말씀으로 저는 받아들였습니다.


사람들은 각자의 내면, 잠재의식에 쌓인 망념, 즉 색안경으로 인해 세상 모든 것을 볼 때 각자의 망념을 

통해 보면서 망념을 통해 보이는 세상을 사실이라 착각하며 그것이 맞다는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생각, 망념은 각자의 경험과 그동안 본인이 알고 있었던 정보, 즉 6식의 분별에 의해 저장된 정보창고에

서 일어납니다.  이같은 허망한 생각 망념을 사람들은 확실한 것이고 실체가 있는 것이라고 착각하여 

각자가 각자 인생의 주인이 되지 못한 채 허망하고 헛된 생각 망념에 사로잡혀, 생각 망념의 감옥 속에

서 생각 망념의 노예가 되어 괴로움 즐거움이라는 허깨비를 번갈아 느끼며 살고 있습니다. 


이같은 사실이 진실이라면 사람들은 왜 괴로움 즐거움이라는 허깨비에 속아서 살까요?.

제가 겪었던 경험을 예로 들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운문사는 사방이 산으로 둘러 싸여 있습니다. 비가 오고 나면 안개로 가득 차 그 웅장했던 산이 안개로 

뒤덮여 마치 산이 없는 것처럼 안 보이는데요.  어느 날 비가 오고 난 뒤 운문사를 둘러보는데 ' 어? 원래 

이 자리에 산이 없었나? ' 라며 혼돈이 들어 옆에 있는 도반스님에게 물었습니다.  " 스님 여기 원래 산이 

있었죠?  지금 안개 때문에 안 보이는거죠? '라고.


2년 동안 매일 봐 왔던 산이고 풍경인데 안개로 인해 지금 내 눈에 안 보인다고 산이 있었나 없었나 혼동

을 하는 제 자신의 모습이 참 재미 있었습니다. 이렇게 매일 봐 온 것들도 당장 내 눈앞에 안 보이면 없다

고 생각하는데 내가 경험하지 않았고 알고 있지 않았던 정보라면 얼마나 더욱더 자신의 생각들이 맞다고 

착각하며 살까요?


엣날에는 홍역이 난치병이었고, 근현대에는 암이 난치병이었으며, 현재와 미래에는 정신병(精神病)이 

난치병이라고 합니다. 저는 정신병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고 봅니다. 지금 사람들은 각자의 내면에 

자리한 부처자리를 알지 못한 채 생각 망념이라는 정신병, 허깨비병에 걸려 살아가고 있는 겁니다.


사람들이 흔히 쓴는 사자성어 중에 주객전도(主客顚倒)라는 말이 있죠. 이 말은 내가 내 인생의 주인이 

되지 못한 채 생각 망념을 주인으로 착각하며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과 딱 들어맞는 것 같습니다.


저의 노스님 그리고 비구니를 대표하는 선사 혜해 노스님께서는 " 만고강산 유람할 제 삼신산이 어디메

뇨? " 라는 민속타령을 하시면서 " 지금 이 자리가 산신산이지!  이 도리를 바로 알아야 해 "  라고 경책해 

주십니다. 이같은 경책 또한 성철 큰스님의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 와 같은 '직지인심(直指人心)'  

견성성불(見性成佛)를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생각 망상 망념이라는 꿈에서 깨어 곧바로 혹은 육근과 

육식으로 분별함이 없이 지금 여기 눈 앞에 있는 그대로를 있는 그대로 보라는 가르침입니다.


사람들은 늘 꿈 같은 현실, 현실 같은 꿈 속에서 살면서도 그 꿈을 꿈으로 인식하지 못한 채 방황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생각의 꿈 즉 망념 망상이라는 꿈에서 벗어나 '직지인심 견성성불 '을 해야 합니다.


일상생활에서 쓰는 말 중에 '색안경(色眼鏡)을 끼고 본다.' 라는 말이 있죠. 이 말을 인용해 말해 보자면 

우리들은 생각 망상 망념이라는 색안경을 쓰고 있으며 그같은 색안경을 벗어야 한다고 말할 수 있겠습

니다. 빨간 색깔 안경을 쓴 사람은 세상이 빨간색으로 보이고, 파란 색깔 안경을 쓴 사람은 세상이 파란

색으로만 보일 뿐이기 때문에 세상을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 제대로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저마다의 색안경을 끼고 산과 물을 보고 늘 ' 좋다 또는 싫다 '라는 양변에 걸려 고통을 

벗어나지 못 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사람들은 늘 끊임없이 생각 망상 망념이라는 분별심을 일으켜내면서

그 분별심이라는 윤회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계속 살아가고 있습니다.


'색안경을 벗고 세상을 보자.'라는 내용이 반야심경에 분명히 나와 있습니다. '조건오온개공 도일체고액 

사리자......원리 전도몽상 구경열반 삼세제불 의반야바라밀다......., '


이렇듯 사람들은 '직지인심' 하지 않으면 어떠한 수행을 애써 한다고 해도 대지혜에서 나오는 대자유는 

나의 것이 못됩니다. 직지인심 견성성불 하려면 ' 견도(見道)' 즉, 반야심경의 '조견(照見)' 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사실은 누구도 의심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삼세제불이 해탈했다 하더라도 내가 해탈

하지 못 한다면 그림의 떡을 보고 침만 흘리는 격이지 허기진 배를 채우지는 못 합니다.


오늘도 매 순간순간 신심과 발심을 해서 '견도(見道)' 하여 성불하여지이다.


나무 마하반야바라밀 _()_


불기2563년(단기 4352년) 雲門誌 여름호에 있는 글입니다.


'자기계발과 마음공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금의 마음이 부처다  (0) 2019.11.05
나 보다 잘난 것은 이 세상에 없다.  (0) 2019.11.05
지금 여기  (0) 2019.11.01
세간상(世間相)이 상주(常住)한다  (0) 2019.11.01
마음의 허공  (0) 2019.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