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신비가 나를 통해 실현되도록 하라 - - 몽지 & 릴라
삶은 신비롭습니다. 온갖 일들이 늘 샘솟고 있으나 언제나 샘솟고 있는 이 세상 모든 일들의 본 바탕은 텅 비었습니다. 바로 지금 직면한 이 세상은 사람들이 오랜 동간 살아왔다고 여기고 있는 이 세상은 내 바깥에 객관적으로 실체적으로존재하는 고정불변하는 실체가 아니라, 바로 지금 이 순간 허공과 같은 마음에서 환상, 허깨비 처럼 일어난 것들입니다. 지금 여기 눈앞에서 일어난 온갖 현상들을 생각으로 분별하고 헤아려 그런 현상들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믿고 집착하면 온갖 현상들은 사람들이 이미 익숙하게 알아왔던 그 세계처럼 보이나, 일어난 모습과 대상들을 생각으로 분별하고 헤아려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라고 집착하지 않으면 있는 것처럼 보이기는 하나 무늬만 있는 것 처럼 그렇게 보일 뿐 실재하는 것이 아님을 사람들 스스로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불교에서는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법계(法界), 진리의 세계라고 합니다. 이 세계가 실제로 있는 듯하나 이 세계는 실제로 있는 것이 아니라 분별심, 분별을 하는 생각의 결과물이라는 말입니다. 이세상, 법계는 인간의 의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고 납득할 수 없습니다. 이 세상, 법계를 분별심,분별을 하는 생각으로 알려고 하면 이해할 수 없어서 불가사의하다고 하고 또는 신령스럽다고 말합니다. 다른 영성 문화에서는 이것을 신비롭다고 합니다. 불가사의하다, 신령스럽다, 신비롭다는 말은 분별심, 분별을 하는 생각으로는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의 실상을 표현하는 말입니다. 이 세상, 법계를 이해하고 알려는 마음의 입장에서는 불가사의하다, 신령스럽다, 신비스럽다 하는 이런 표현이 일견 수긍이 가는 것이나, 실제 이 사실을 깨닫고 체험하는 일상의 삶에서는 너무도 당연한 현실입니다.
스스로 자기에게서 일어나는 생각이나 감정, 여러 가지 감각의 모습들을 잘 살펴보면 바로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에서 홀연히 일어나고 사라지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는 무엇이라고 할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 마음은 텅 빈 허공과 같고, 아무것도 없는 물속과 같아 요지경 속입니다. 아무것도 없는데서 소리도 드러나고 사물도 드러나고 생각도 일어나고 감정과 욕구가 일어납니다. 일어난 그것은 본래 텅 빈 것이나 본인 스스로 그것에 사로잡히고, 빠져들어, 속으면 이것이 마력을 발휘합니다. 이 마법과 같은 일은 때론 매력적인 모습으로, 때론 불결한 모습으로, 때론 괴로운 모습으로, 때론 달콤한 모습으로 우리를 빠져들게 합니다. 그러나 그것의 본바탕이 텅 비었다는 것을 실답게 보면 그 모든 모습이 허깨비와 같아서 어느 것도 구속력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사람들은 무시이래 오랜 세월 이러한 삶의 본래면목, 세상의 본래모습을 모른 채 자기에게 일어난 생각과 감정과 감각과 욕구에 사로잡혀 노예의 삶을 살아왔습니다. 이것은 마치 진짜처럼 빛나는 보석들을 수십 년 동안 애착하며 몸에 지니고 다니며, 그 가짜 보석들에 인간들의 추억이 깃들고 사연이 덧씌워지고 이야기가 만들어져서 가짜 보석들이 내 인생인지, 아니면 내 인생이 그 가짜 보석들인지 분간 못할 상태가 된 것과 같습니다. 그러나다 어느 날 보석 감정사가 그것은 모두 가짜 보석들이라고 감정해준 후에야 그것이 진짜 보석이 아니라는 사실을 안 뒤에도 안타까운 아쉬운 마음에 그것에 집착하는 마음을 쉽게 거두지 못하는 경우와 같습니다.
우리가 마음공부를 통해 바로 지금 여기서 세상 모든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 텅 빈 허공에 그림을 그린 것과 같은 사실이라는 것을 깨닫고 나서도 오랜 시간 헤매는 것은 그동안 실제로 있는 것으로 여겨왔던 세상 모든 현상에 대한 습관적인 홀림이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진실은 단번의 체험이나 깨달음으로는 온전히 삶 속에 구현되지 않습니다. 문득 이 세계가 바로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 텅~빈 이 허공과 같은 마음이라는 사실을 깨닫고도 이 사실이 모든 것에 온전히 녹아들지 않으면 사람들은 매번 이 세계의 장애를 받습니다.
불가사의한 신비, 신령스러운 마음이 모든 것에 빛을 주고, 모든 존재들이 이 하나로 포섭되어야 우리의 삶은 장애 없이 흐를 수 있습니다. 마치 북극의 빙하가 수천 년, 수만 년 얼음으로 있다가 어느 순간 태양빛을 받더라도 단번에 녹아내리지 않는 것처럼 수천 년, 수만 년 얼어붙은 마음은 오랜 시간 이 지혜의 빛으로 녹아내야 장애 없이 흐릅니다. 얼음은 얼음인 채로 물입니다. 그러나 그 물결 모양을 진실하다고 여겨 격식을 만들어 얼어붙게 했습니다. 얼음은 물이기는 하나 돌과 같아서 자꾸 부딪치고 생채기를 냅니다. 삶 속에서 그동안 따로 존재한다고 여겼던 것들이 여전히 남아있는 한 삶은 부딪침의 연속입니다.
얼어붙은 마음을 이 텅 빈 마음의 빛으로 낱낱이 녹여내야 합니다. 그렇게 오랜 시간 스스로에게서 일어나는 것들이 이 하나의 일임을 보아 마음의 분별과 집착을 내려놓아야 진정으로 마음공부의 효험을 누릴 수 있습니다. 내 삶 속에서 실현되지 않는 공부는 모두가 헛된 공부입니다. 진정 빛은 하나이며, 그 빛은 사방팔방 허허공공 우리의 삶과 전 생애, 이 세상을 관통하고 있습니다. 이 관통은 다른 것들 사이를 뚫어내는 관통이 아니라 이 하나만 온존하는 관통 아닌 관통입니다.
이 신비가 내 삶 속에서 낱낱이 구현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법대로 사는 것이고, 나를 통해 신비가 구현되는 것이며, 신령스러움이 나와 둘이 아닌 세계가 되는 것입니다. 법대로 삽시다. 법대로 살지 않으면 법이 나를 구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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