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과 마음공부

꿈에서 깨어나라

장백산-1 2019. 11. 27. 14:04

꿈에서 깨어나라  - - 청담 스님


사람들이 꿈속에서는 그 꿈이 꿈인 줄 결코 모르듯이, 사람들이 경험하는 소위 현실세상이라고 이름을

지어 부르는 것도 그대로 꿈이라고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다. 지금 여기서 이렇게 살고 있는 생시가 

바로 그대로 꿈이라고 하면 펄쩍 뛰면서 아니라고 반박할 것이다. 그러면 어찌하여 꿈속 꿈이나 생시가

영원한 꿈인데도 꿈속 꿈은 꿈인 줄 알고 생시가 그대로 꿈인 줄 모르느냐는 것이다. 그것은 꿈이나 

생시나 너무도 똑같기 때문이다.


꿈속에서도 연애하고 결혼해서 아들딸 낳아서 대학까지 공부시키고, 또 장가들이고 시집보내서 손자가

커가는 것을 보면서 잘 산다. 이처럼 사람들이 꿈속에서 겪는 세상이나 생시에 겪는 세계가 아주 똑같기 

때문에 사람들이 꿈속 꿈이나 현실이라는 꿈 그 꿈을 깨기 전에는 그게 다 꿈인 줄 모르는 것이다.​


꿈속에서도 태양이 있고 지구가 있고, 산소 수소가 있으며 온 우주만물이 다 꿈속에 있다, 꿈에서도 설

탕은 달고 소금은 짜고, 춘하추동 사계절이 있어서 날씨가 춥고 더우며, 어린애들 낳아서 키우면 어려

서부터 점점 자라서 커간다. 그러니 이러한 것을 어떻게 꿈인 줄로 알 수 있는냐는 말이다. 그렇게 

하다가 꿈을 깨어볼라치면 시간은 불과 몇 분도 채 안된다.


인생이 꿈같은 것이 아니라 인생 자체가 그대로 꿈이다. 꿈으로 한 일, 그게 사실로 한게 아니고 모두 

가짜로 한 짓이다. 성불한다는 말도 역시 거짓으로 방편으로 하는 말이다. 성불 아닌 것 때문에 상대적

으로 성불했다는 말이 있는 거지 성불해야겠다는 말까지도 그게 다 꿈이다.


실상자리에서 보면 제대로 돼있으니 꿈꿀 사람도 없다. 사람이 자는 시간도 대체로 하룻밤에 일곱 시간 

내지 여덟 시간이므로 내가 잠이 든 전 시간 동안에 꿈을 꾸었다고 해도 여덟 시간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사람들이 꿈속에 들어가서는 여덟 시간만 경험하는 것이 아니다. 잠자는 동안 꿈속에서 경험하는 

시간은 닷새 사는 때도 있고, 한 달 사는 때, 한 해 사는 때, 몇 해 사는 때도 있고, 까닦하면 한평생을 

사는 때도 있다.


그러니까 밤을 새워가며 꿈을 꾸었다 하더라도 여덟 시간밖에 소요되지 않았는데 그것이 꿈속에서는 

일평생이 되는 수도 있다는 말이다. 하루나 반나절 꿈도 꾸지마는 밤이면 밤마다 일평생 꿈을 꿀 수도 

있는 것이므로 깨어있는 생시에 반나절 꿈도 꾸지만은 저녁마다 일평생 꿈을 꿀 수도 있는 것이므로

생시에 반 시간보다 꿈 속에서 사는 시간이 훨씬 더 길어지고 많아지게 된다.​


꿈과 현실이 똑같은 것은 다 한마음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꿈을 꿀 때에도 현실세상에 있는 이 몸뚱이 

처자 재산을 다 그대로 놓아두고 마음만 나아가서 꿈세계를 창조헤 놓는다. 꿈에서 깨어날 때에도 꿈

속에 있던 몸뚱이 재산 처자를 만들어 꿈하고 똑같은 세계를 만들어 놓는다. 꿈만 꿈이 아니라 꿈 아닌 

것도 꿈이다.


망상은 꿈을 이룬다. 이것은 곧, 주관은 객관을 조화한다는 실증을 말하는 것이다. 주관 밖에 개관이 

따로 분리되어 있을 수 없는 것이므로 주관이 곧 객관이며 객관이 곧 주관이다. 뜨겁고 찬 것이 불과 

물에 있을 수 없다. 주와 객이 분리된 둘이 아니므로 인간의 인식 밖에 기둥과 기둥이 있을 수 없으며 

기둥과 기둥의 모양 밖에 인식이 따로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주관을 쉬어버린 때에는 객관도 없어지고 마는 것이다. 그러나 주관을 쉰 이 청정한 본래의 

마음에는 기둥도 기둥 모양도 없다. 그러므로 저 기둥 한 가지를 볼 때에는 곧 기둥이 나타나는 이치와 

그 기둥을 나타낸 마음의 본연면목을 동시에 깨달을 수 있으리라.


이와 같이 만물을 다루면 된다. 꿈이 아무리 헛된 것이라고 할지라도 그 꿈에서 깨어나기 전까지는

꼼짝없이 고(苦)와 낙(樂)이라는 분별을 느끼는 것과 같이 마음을 깨치지 못한 중생들은 업습에서 

일어나는 천당 지옥의 꿈, 업력으로 지어내는 허깨비 세상을 벗어날 길이 없다. 이것을 일러 생사

윤회라 한다. 꿈에서 죽고 꿈에서 태어난다고 한다.


출처: 혼자걷는 이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