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음 / 몽지님
두 말할 필요 없이 가장 확실한 사실, 무엇보다 가장 분명한 사실은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어떤 무언가가 있다는 사실이다. 이 어떤 무언가 말고 다른 모든 것은 바로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무언가가 있다는 그 사실에 의지해서만 존재가 가능하다.
그런데 사람들은 바로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것을 흔히 ‘나’라고 여긴다. 또는 ‘세계’ 라
한다. 그런데 엄밀히 보면 ‘나’와 ‘세계’가 분리되어 있는가? 나뉘어져 있는가? 그저 바로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음이라는 느낌 중에 일부를 가리켜 ‘나’라고 하거나 ‘세계’라는 이름으로 지칭하는
것은 아닐까? ‘나’라고 지칭하든 ‘세계’라고 지칭하든 그저 바로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음의
느낌 아닐까? 어쨌든, 바로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음의 느낌은 특별하거나 이상한 경험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음의 느낌 그것은 너무나 단순하고, 지극히 당연하고, 매우
자연스러우며, 아주 평범한 경험이다.
언제나 변함없는 ‘나’라는 진정한 자아정체성의 근거가 바로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다는 이런
단순하고 당연하며 자연스럽고 평범한 느낌이다. 이 바로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음의 느낌
위에서만 과거가 기억되고, 현재를 경험하며, 미래를 예측한다. 뿐만 아니라, 여기, 저기, 거기라는
공간의 구분마저도 바로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음에 기반하고 있다.
바로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음이 사람들의 모든 지각, 모든 인식, 모든 의식의 근원이다.
사람들은 바로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서만 지각하고, 인식하고, 의식할 수 있다. 그래서 존재와
의식은 이음동의어(異音同義語), 즉 의식과 존재는 동일한 뜻의 소리만 다른 말이다.
지각의 대상, 인식의 대상, 의식의 대상은 끊임없이 변하지만, 바로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서
지각하고 있음, 인식하고 있음, 의식하고 있음 그 자체는 영원히 변함이 없고 나고 죽음이 없다.
존재가 의식을 하고, 의식이 존재를 한다.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음이라는 무시무종(無始無終)
하는 무한한 존재의 바다 위에서 지각과 인식, 의식이라는 작용이 끝없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바로 지금, 바로 이 순간, 바로 여기, 바로 이 자리, 바로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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