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과 마음공부

최초로 깨달음을 설함

장백산-1 2020. 1. 22. 02:45

최초로 깨달음을 설함

 

“‘고행주의 =  청정(淸淨)’이란 견해는 옳지 않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최초 교화 대상자 5명은 함께 수행했던 그의 신하였던 다섯명의 비구

타락했다고 비난했던 그들에게 석가모니가  ‘탐진치 소멸 = 청정심 완성 임을’ 설해


세상 모든 일에는 시작과 끝이 있는 법이다. 그 연원을 찾다 보면 시작이 언제인지 가늠하기 어려운 때도 있다. 불교는 고따마 싯타르라는 왕자가  그 왕위를 버리고 스스로 깨달은 다음 깨달른 자, 즉  붓다로서의 교화행으로부터 시작한다. 붓다의 교화 실천은 두 가지로 구분해서 볼 수 있다. 하나는 석가모니 자신을 깨닫게 하는 것이고, 둘째는 다른 사람들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깨달음 하면 흔히 위에서 말한 두 번째 깨달음을 떠올린다. 하지만 고따마 스스로의 첫 번째  깨달음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두 번째인 다른 사람들을 깨닫게 하는 일는 불가능하다. 석가모니는 가장 먼저 자신을 깨달음에 이르게 했다. 그 깨달음의 과정이 6년간의 고행이다. 흔히 6년 고행이라고도 하는 이 사건이 있었기에 붓다는 이후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고따마가 스스로를 교화하여 ‘붓다’가 된 사건이야말로 최초의 교화이다. 이를 통해 깨달은 자가 된 석가모니, 즉 붓다의 교화행은 결국 ‘중생들 스스로가 중생들 자신을 깨달음으로 이끌고자 하는 결심을 하게 하고 그 결심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불교사에서 최초의 교화행(敎化行)이라고 할 사건은 다섯 수행자들을 교화한 ‘초전법륜(初轉法輪 : 석가모니가 깨달은 후 최초로 가르침의 바퀴를 굴림)’이다. 다섯 수행자는 고행자들의 숲에서 사문 고따마와 함께 수행했던 이들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고따마가 고행(苦行)을 포기하자 그에 대해 실망한 나머지 그를 비난하며 떠나간 이들이었다. 고타마는 이들 5명을 최초의 교화 대상자로 삼았던 것이다.


세상에는 어려운 일이 참으로 많다. 그 중에서 하나를 꼽자면 나에 대한 신뢰를 거둔 이를 설득하는 일이다. 붓다가 찾아간 다섯 수행자가 바로 그런 사람들이었다. 고타마에 대한 실망이 너무 큰 나머지 고따마를 비난하고 아예 고타마를 떠난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고타마가 이들을 찾아가자, 이들은 “수행자 고따마가 온다. 그는 사치와 향락에 빠져 정진을 포기했다. 우리는 그에게 인사도 하지 말고 일어나 영접하지도 말자”라고 약속을 했다.


상대에 대한 신뢰를 버린 사람은 어떤 말을 하더라도 들으려 하지 않는다. 아는 체하지 말자고 결심한 이들 5명이 과연 고타마의 말을 들으려 할까? 고타마는 이들 5명의 그런 마음을 이미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고타마는 가장 먼저 무슨 말을 해야 할지를 알았다. 그 답은 그들 5명이 갖고 있는 생각에 대한 답을 주는 것이다. 다섯 수행자가 갖고 있던 생각을 정리하면 이렇다.


“고타마는 고행(힘든 수행)을 포기했다 = 사치와 향락의 삶으로 돌아갔다 = 이는 청정한 삶이 아니다”


세상의 이치를 깨달은 자, 고타마 붓다의 가르침은 명확한 목적의식을 갖는다. 그것은 모든 사람들에게 평등하게 진정한 이익과 행복을 주는 것이며 그것을 위한 방법은 청정한 도덕적 삶의 실천을 바탕으로 한 논리적 언변이다. 이는 전도선언에서 명확히 밝히고 있는 내용인데, 초전법륜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붓다는 자신의 가르침을 통해 “위없는 청정한 삶의 완성을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에서 스스로 알고 깨닫고 성취하게 될 것이다”라고 선언한다. 그리고 이어서 출가자는 양쪽 극단을 주장하지 않으니 한 극단은 쾌락주의요 다른 한 쪽은 고행주의임을 밝힌다. 석가모니는 다섯 수행자들이 갖고 있던 ‘고행주의 = 청정한 삶’이라는 견해의 오류를 올바르게 지적한것이다.‘청정한완성(brahmacariyapariyosāna)’이란 단순한 도덕적인 삶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일반적으로는 ‘성(性)과 관련하여 청정한 삶을 영위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위의 ‘위가 없는 청정한 삶의 완성’은 ‘탐진치의 소멸’을 말하는 것이다. 경전에서는 “청정한 삶의 완성은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의 소멸”(SN.45:19)이라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깨달은 자, 붓다는 그의 생활 속에서 탐진치라는 분별 망상 번뇌를 완전히 소멸시킨 삶을 산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그대로 붓다의 말과 행동을 통해서 드러난다. 붓다는 붓다 스스로의 그러한 삶의 모습을 통해 자신을 비난한 다섯 수행자들을 설득시킨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초전법륜 ‘초전법륜(初轉法輪 : 석가모니가 깨달은 후 최초로 가르침의 바퀴를 굴림)’은 ‘서로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을 교화하기 위한 조건’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6년간 고행을 같이 하면서 지냈던 다섯 사람들, 그 사람들이 갖고 있던 오해와 불신을 어떻게 해소시켜서 그들이 진리의 문에 들어서게 할 것인가? 붓다는 다섯 수행자들에게 당신이 얻은 깨달음이 무엇이며 그 깨달음을 통해 어떤 결과를 얻게 될 것인지를 거듭 설명한다. 그다섯 명이 석가모니의 말을 듣고자 하는 마음을 낼 때까지 붓다는 ‘정성’을 다한다. 깨달음은 자신의 삶에서도, 타인의 삶에 대해서도 정성을 다하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알수 있다.


이필원 동국대 경주캠퍼스 교수 nikaya@naver.com

[1521호 / 2020년 1월 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