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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아내를 변화시키는 지혜

장백산-1 2020. 4. 22. 13:18

남편과 아내를 변화시키는 지혜  - - 법상 스님


누군가 때문에 내가 괴로울 때, 나의 괴로움은 그 누군가로 인한 괴로움이라고 여기지만, 사실 어느 

정도는 나로 인한 괴로움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남편이 독선적이어서 괴롭워하거나, 아내가 

청소와 음식을 잘 하지 못해서 괴로워한다고 가정해 보죠.


남편이 독선적이라서 괴롭다는 말의 이면에는 '아내의 독선'이 함께 있습니다. 믿고 싶지는 않겠지만, 

남편의 독선적인 면을 보고, 아내 마음 안에는 남편을 독선적이라고 규정짓고, 남편은 나쁘다고 생각

하고, 나는 옳다고 생각하며, 나는 독선적인 남편으로 인한 피해자라고 여기는 매우 강한 나의 생각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남편이 독선적이어서 나는 늘 피해만 보고, 힘들어 라는 그 생각을 굳게 믿게 됩니다. 그럼

으로써 내 마음 속에 남편을 미워하는 마음이 자리합니다. 남편이 틀렸다는 생각을 굳게 믿게됩니다.

아내의 마음 안에 남편에 대한 편견이 독선적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입니다.


남편은 대놓고 독선적입니다. 그런데 아내는 마음 안에서 은근히 독선적입니다. 남편은 독선적으로 

하고 싶은 것은 다 하며 풀지만, 아내는 마음 속으로 남편에 대한 미움이 많이 쌓여 풀려지지 않습니다.

어쩌면 이런 아내의 내면적인 독선이 더 큰 문제로 나타날 지 모릅니다. 무엇이든 내면에 쌓이게 되면, 

언젠가 크게 터질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물론 그렇다고 남편처럼 대놓고 독선을 풀기만 하라는 말은 아닙니다. 남편이든 아내든, 상대로 인해 

괴롭다면, 이 세상 모든 관계(關係)는 상의상관성(相依相關性)이기 때문에, 내가 상대방으로 인해서 

괴로로워 하는 바로 그 지점에서 나를 돌이켜 볼 수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반면에 남편은 집안일에 소홀하고 청소도 잘 안하고 음식준비도 잘 못하는 아내가 불만입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이같은 남편의 불만 또한 아내의 잘못 보다는 남편 마음 속의 생각이 그 문제의 더 큰 

원인입니다. 남편 마음 속에 '아내는 집안일과 청소와 음식을 내가 생각하는 기준 만큼 해야 해'라는 

강한 생각이 있습니다. 그 기준은 남편 스스로 만든 기준이지요.


어떻게 아내가 해야 할 일에 대한 기준을 남편이 대신 세울 수가 있죠? 그 기준은 남편의 생각일 뿐입

니다. 그 생각에 집착하게 되면 남편은 스스로 세운 기준 때문에 괴로울 수밖에 없겠지요. 물론 그로

인해 아내 또한 괴로워집니다. 남편의 기준을 내려놓으면, 아내는 아내가 할 수 있는 자신의 일을 할 

것입니다.


왜 그래야 할까요? 남편이 아내를 자기 생각대로 되어야 한다고 여긴다면 그것은 일종의 억압이고 

폭력이 아닐까요? 어쩌면 아내는 다른 자상한 남편처럼, 자기 남편이 청소도 하고, 음식도 해 주기를 

바랄 수도 있습니다. 아내와 남편 서로가 서로에게 바라는 것이 이처럼 다르다 보면, 소통은 없고, 

서로에 대한 화만 스트레스만 많이 쌓여갑니다.


남편과 아내가 힘들어하고 괴로워하는 경우는 대부분 이와 비슷합니다. 내 생각을, 내 기준을 스스로 

세워 놓고, 상대방이 내 생각, 내 기준에 맞춰주기를 원하지요. 물론 생각은 자유지만, 그것을 고집하고, 

하기 싫은 상대에게 요구한다면 그로 인해 두 사람 다 괴로워질 것입니다.


이처럼 모든 괴로움은 사실은 '너 때문이' 아니라, '나 때문에' 생겨납니다. 상대방을 보고 판단하고 

바뀌기를 원하기 보다, 나 자신이 바뀌기를 원하는 것이 더욱 근원적인 괴로움 해소 방법입니다. 훨씬 

쉽고도 간단합니다. 평생토록 남편에게 아내에게 '이렇게 좀 해라'고 아무리 말해도 평생 바뀌지 않는 

것을 보게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너는 내가 생각하는대로 변해야 해'하는 자기 고집스런 말투를 배우자는 콧등으로도 안 들을 것입니다.

그런 말에는 상대를 바꾸는 힘이 없습니다. 지혜와 자비가 담겨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지혜는 

상대를 바꾸는 것이 아닌 자신을 변화시키는데서 나옵니다. 진정한 자비는 상대에게 덕보려는 것이 아닌 

내 덕을 좀 보고 살게 해 주려는 데서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