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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名)과 상(相)을 빼고 있는 그대로 보기

장백산-1 2020. 9. 27. 12:31

마음공부 생활수행

 

명(名)과 상(相)을 빼고 있는 그대로 보기  - - 법상스님

 

 

나와 마주하는 대상에 '이름'을 지어붙이지 않고 그 대상을 있는 그대로 만날 수는 없을까요?

하늘이라는 이름을 지어붙인 대상을 볼 때 그 대상을 하늘, 구름, 맑은 날, 흐린 날이라는 등의 

이름을 지어붙이지 않고, 그냥 그저 보이는 그대로를 있는 그대로 볼 수는 없을까요?

 

만나는 대상에 이름이 붙으면 그 대상은 이미 벌써 그것의 진짜 모습이 아닌, 내가 이름으로 

해석하고, 과거에 배운 이름으로 현재의 대상을 보는 것일 뿐입니다.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서 매미소리가 들립니다. 매미소리는 내가 듣는 것이 아니라, 저절로 

들려옵니다. 이 소리를 듣자마자 '매미소리'가 들린다고 분별하지 말고, 그저 그 들려오는 소리를 

그저 들을 뿐! 이렇게 연습해 보는 것이지요. 보이는 모습, 들리는 소리, 느껴지는 촉감에 대해 이름을 

빼고 보고, 듣고, 느껴보는 연습을 해보는 겁니다.

 

대상과 마주할 때 대상에 지어붙인 이름을 빼면, 모양도 함께 빠져나가기 쉬워집니다. 내가 내 의식으로

특정한 이름(名)과 특정한 모양(相)을 합쳐놓고 합쳐진 이름과 모양 그것을 '무엇'이라고 내 의식은 기억

합니다. 그런데 대상에 달아논 꼬리표인 이름을 빼고, 모양도 빼고 그저 보이는 그대로를 볼 뿐, 들리는 

그대로를 들을 뿐입니다.

 

아니 보이는 그대로 보여질 뿐이고, 들리는 그대로 들려올 뿐이지, 보이고 들리는 거기에 듣는 나, 보는 

나도 없습니다. 거기엔 그저 순수한 봄, 순수한 들림 그 자체만 그렇게 있을 뿐입니다. 이것을 불교에서

'명색(名色)'이라고 합니다. 의식(意識)의 대상이 바로 명색(名色)입니다. 의식은 이처럼 대상에 이름을

붙여서 그 대상을 '명(名)'으로 기억하고, 그 이름 붙여진 대상을 특정한 모양(色)과 연결지어 분별합니다.

 

그러나 십이연기, 십팔계를 말 할 때 이미 설명했듯이, 의식도 실체가 없어 허망하고, 명색도 실체가 없어

허망합니다. 의식도 명색도 그것은 그저 인연따라 생겨났다 인연따라 사라지는 것일 뿐, 실체적인 무언

가는 아닙니다.

 

인연생 인연멸하는 실체가 없는 그 무엇에 이름을 붙이면 사람들은 그것에 실체성을 부여하게 되고, 

그것에 집착해서 사로잡히게 됩니다. 그러나 이름 붙이지 않고, 그저 있는 그대로를 있는 그대로 보고 

듣고 느끼고 아는 것을 허용해 줄 때, 그것이 바로 삶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입니다. 그것이 세상의 

실상, 삶의 실상을 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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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Tube에서 '나를 온 우주가 돕는다, 생활 속 연기법의 실천 방법들 - 감사와 찬탄, 보시와 나눔, 받아들임, 

무집착, 깨어있는 관찰, 자연과의 조화' 보기, https://youtu.be/QSJr_wJgc2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