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과 마음공부

신심(信心)이란 어떤 마음을 믿는 것인가?

장백산-1 2020. 11. 11. 12:41

신심(信心)이란 어떤 마음을 믿는 것인가?

신심(信心)은 어느 마음을 믿는다는 것인가? 진심(眞心), 본성, 불성, 청정심, 본래의 나, 진짜 나를 믿는다는 말이다.
진심을 믿지 못하는 신심이 없는 사람은 ‘정말 내가 깨달을 수 있을까?’, ‘진심을 믿어서 그렇게 해서 깨닥게 될까?’, ‘금생에 될까?’, ‘십년 하면 될까?’ 이런 의심을 한다. 그러다가 ‘뭐 이렇게 살다 죽으면 그만이지, 이렇게 해야 되나’ 하고 불신하고 안 한다.
 
일체 모든 중생이 고통의 바다에서 진정한 편안함과 진정한 행복을 모르고 사니까  “진정한 편안함과 행복이 어디에 있는 줄 아느냐? 너가 가만히 '나는 무엇인가' 돌이켜 보라는 선지자의 말씀 거기에 다 있다.” 하는 그 말을 믿어야 되는데, 사람들이 고약해서 선지자의 말을 안 믿는다는 거다. 가르치는 사람의 진심을 모른다. 반신반의(半信半疑)로 생각한다. 그러니까 안되는 거다. 믿는 마음이 바로 진심이요, 진심이 바로 믿는 마음이고 신심불이(信心不二)이다. 진짜로 믿는 마음은 의심을 안 한다. 

선재동자는 53명의 선지식이 좁쌀을 가지고 콩이라고 하면 그래도 그 말을 진심으로 믿었다. 왜 믿을까? 진심으로 믿는 그 마음에서는 콩이니 좁쌀이니 하는 두 가지 모양, 분별심이 없다. 형식적으로 믿으면 그게 안되는 거다. 그래서 선재동자는 대도(큰 깨달음)을 터득하게 된다.
 
신위도원공덕모(信爲道源功德母)라. 믿음은 도의 근원이기에 바로 깨닫게 되는 것이고, 믿음은 일체 모든 공덕과 복을 만들어내는 어머니다. 믿음이 그걸 만들어낸다. 그래서 진심(眞心)으로 믿는데 모든 것이 있다.
 
어느 의사가 오랫동안 남의 건물에 세를 들어서 병원을 하다가, 이제 그동안 모은 돈으로 개인병원 건물을 지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부인한테 이야기를 하니, “돈이 어디 있어요?”  “아니, 내가 그동안 벌어다 준 돈, 저축 안 해놨어?”
“저축은 무슨 저축? 먹고 살기도 힘든데.”
 
얼마 후 병원에 은행에서 이자를 달라고 찾아왔다. “은행에서 돈 빌린 일이 없는데 무슨 소리요?” “모르세요? 사모님이 빚을 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까 병원을 해서 돈 벌어준 건 흔적이 없고, 부인이 사치와 향략에 빠져 재산을 탕진하여 십억원이 넘는 빚을 지고 아파트까지 저당이 잡혔다. 이 의사가 쇼크를 받아 쓰러졌다. 그리고는 그 의사가 나를 찾아와서, “스님.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라 하지 않습니까? 나는 이제 아무것도 없어요.”
 
“그동안에 벌어논 돈은 어떻게 했어요?” “집사람이 다 말아먹었어요. 나는 정말 살길이 없어요. 어쩌면 좋습니까? 이런 여자를 앞으로도 데리고 살아야 되나요, 안 살아야 되나요? 스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세상에는 이런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여러분 같으면 어찌해야 될까? 그 의사도 몇 번 자살하려고 했다는데, 그런 일 안 당해서 그렇지, 실지로 당하고 보면 절망적이라서 의지가 꺾이고, 다시 회생할 수 있는 기회는 영영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걸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속세에는 없다. 속세에서는 용납이 될 수도 없고 모든 것이 끝나게 돼 있다.

“속세의 마음 가지고는 안됩니다. 그러나 여기서 해결할 수 있는 길은 있지요. 속세에서는 없지만, 진여(眞如)의 마음을 믿는 대승보살의 마음 세계에서는 이 문제를 마음에 두고 사니, 안 사니 그런 것이 없습니다. 다 없어도 한결같은 마음일 것이고, 다 있어도 한결같은 마음일 것이고 푸른 하늘과 같이 여여부동(如如不動)합니다. 여기서는 용서하고 안하고 하는 자체도 논하지 않습니다. 여기 진여문(眞如門)에서는 당신의 문제가 해결이 됩니다.”
 
여러분도 이렇게 구분해서 말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돼야 된다. 그래야 신심(信心), 즉 진심을 믿는 것이 뭔지를 알게 된다. 진심을 믿는 신심(信心)이 참 중요한 것이다. 속세에서도 진심으로 믿으라는 거다. 그래서 그 의사한테 내가 말을  했다.
 
“당신 두 사람이 결혼할 때 서로가 사랑하느냐 묻지 않았소?” “사랑한다고 했겠지요?”  “예.” “불교에서는 사랑이라는 것은 물질이 있고 없고, 나쁜 것이 있고 없고, 그런 거하고는 아무 관계가 없소. 부인이 나쁜 길로 가서 잘못된 것이 있으면 함께 따라가서 포용해 주는 것이 진짜 사랑하는 마음이고, 남편이 나쁜 길로 잘못 갔을 때 부인이 이유 불문하고 따라가고 따라올 뿐(상수래상수거 相隨來相隨去)이지요.”
 
상수래상수거(相隨來相隨去)라는 말에 다 된 거고 더 붙일 말이 없다. 진리의 마음 세계에는 다른 것이 없다. 우리는 부처님 말씀을 믿고, 부처님 말씀을 의지해서 가르치는 스승을 믿어야 한다. 또 옆에 있는 도반도 믿어야 한다. 옆에 있는 사람 보고 이러니 저러니 시비 분별 비교 판단 해석해서 머리를 굴리면 이미 벌써 틀린 거다. 서로가 서로를 진실로 믿으라는 거다. 그래야 마음공부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진심(眞心), 곧 불성(佛性), 본성, 청정심, 본래의 나, 진짜 나, 본래면목, 진여문(眞如門)을 진실로 믿고 정진하는 사람은 땅속을 파서 황금을 얻는 사람이고, 안 믿고 땅을 안 파보는 사람은 황금을 얻을 수가 없다.

-계룡산 학림사 대원큰스님- 출처: 학림사 오등선원 지대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