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고, 둘이서 있어도 귀찮지 않아야 한다 / 법륜 스님
▒ 문
저는 20대 후반 여자입니다. '스님이 쓴 주례사'라는 책을 읽고, '자신의 반쪽이 아닌 온전한 사람을
만나는 것이 결혼이다..' 그걸 제가 감명깊게 읽었는데요, 그래서 저도 그렇게 하려고 많은 노력을
했는데 제가 너무 눈 높이가 높은 것인지 그런 남자를 만나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어떤 남자를 만나서
결혼해야 할까요? 아무하고나 만나 결혼할 수도 없고...
▒ 답
아무나 만나도 돼요. 눈 높이만 낮추면 아무나 만나도 잘 살 수 있고, 눈 높이를 높이면 천생연분을
만나도 못 살고 ... 그럽니다. 내가 쓴 글을 읽고 그렇게 잘못 이해하면 안 돼요. 그래서 내가 글을 안
쓰려고 하는데, 자꾸 쓰라고 해서 쓰기는 쓰는데 그런데.. 지금 본인이 책을 읽고 이해한 건 잘못 이해
한 거예요.
나를 온전하게 해 줄 남자를 찾아서 결혼한다? 이건 불가능해요 보통 남여가 결혼을 할 때, 남자도
반쪽, 여자도 반쪽이다.. 그래서 혼자 있으면 외로우니까, 서로 반쪽끼리 만나서 의지하면 완전해진다..
이런 통설을 많이 얘기들 하잖아요? (예) (손가락으로 반달을 그리면서) 이 반달하고 저 반달하고 만나
짝을 맞춰 온달을 만들면.. 온 달은 됐지만 가운데 이렇게 '금'이 있지요? (예)
이렇게 중간에 금이 있는 온달이 된 부부는 그래서 부부가 같이 살아도 늘 허전하고 합일이 못 된다..
이런 말입니다. 그러니까 남자는 여자에게, 여자는 남자에게 의지하지 마라.. 같이 살지 말라는 말이
아니라.. 의지하지 마라.. 언제든지 남자가 없어도 여자 혼자 살 수 있는 마음의 자세, 남자도 언제든지
여자가 없이도 남자 혼자 살 수 있는 마음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손가락으로 원을 그리면서) 이렇게
완전한 원 두 개가 서로 떨어져 있으면 하나가 안 되지만, 원 두개가 겹쳐서 하나의 원이 되면 가운데
금이 있어요? 없어요? (없습니다) 그래서 남자와 여자가 온전한 사람이 돼서 결혼을 하면 하나가 될
때도 온전해진다. 가운데 금이 없다..이 말입니다.
그러다가 어느 하나가 죽어도.. 반쪽으로 하나가 된 사람은 반쪽이 못 쓰게 되지만, 온전하게 만난
사람은 하나가 죽어도 다시 온전해진다.. 이런 말이에요. 그러니까 둘이 같이 살 때는 좋게 같이 살다가
한 사람이 죽으면 '안녕히 가세요..' 하고 생글생글 웃으면서 산다. 그러다가 또 다른 사람 만나면 또
같이 살고.. 그러다가 헤어져도 또 '안녕히 가세요..'하고 생글생글 살 수가 있다.
자신의 인생은 전적으로 자기 책임입니다. 누구에게 의지하게 되면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될 수가 없습
니다. 그 어느 누구도.. 부모도, 형제도, 자식도, 아내도, 남편도.. 나의 의지처는 될 수가 없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자기 자신에게 의지하라, 남에게 의지하지 말라..'는 밀씀 이걸
'자등명(自燈明) 법등명(法燈明) 또는 자귀의(自歸依) 법귀의(法歸依)' 라고 합니다.
자기 자신을 등불로 삼지, 남을 등불로 삼지 마라.. 자기 자신을 의지하지, 남을 의지하지 마라..
진리를 의지하지, 진리 아닌 것을 의지하지 마라.. 진리를 등불로 삼지, 진리 아닌 것을 등불로 삼지
마라.. 사람을 등불로 삼지 마라, 진리를 등불로 삼아라..
그러니까, 법륜스님을 의지하지 말고 자기 자신을 의지하라..법륜스님을 의지하지 말고, 부처님의 법에
의지하라..법륜스님을 통해서 내가 부처님의 법을 전해 받기는 하지만, 법륜스님에 의지하면 안 된다,
법에 의지해야 한다..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키면, 손가락을 봐야 돼요? 달을 봐야 돼요? 달을 봐야지
손가락만을 봐서는 안된다.. 법륜스님을 통해서 전달되는 진리를 봐야지 '법륜스님이 좋다..' 이러면
안 된다.. 그러면 법륜스님이 죽거나, 만약 내일 아침 신문에 보니까 스님이 아이구.. 어떤 여자하고
스캔들이 생겼다 그러면 실망을 해요? 안 해요? 실망하죠? 그럴 때 빙긋이 웃으세요. '아이구, 스님도
나랑 비슷한 존재구나..'이렇게.. ㅎㅎ, 얼마나 기뻐요? 수준이 같으니까.. 그렇죠? (대중들 웃음) 그래
야지.. 자꾸 과대해서 생각하게 되면 그 충격이 자기에게로 돌아옵니다. 그래서 자귀의.. 자신에게 귀의
해라, 남에게 귀의하지 마라.. 법에 귀의해라.. 법 아닌, 사람에게 귀의하지 마라.. 이런 말입니다.
그래서 결혼해서 남여가 함께 살더라도 자기 스스로는 항상 자기를 닦아가야 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떻습니까? 혼자 사니까 외롭죠? 외로우니까 짝을 만나요. 그런데 막상 같이 살면 귀찮지요?
그런 사람 손 한번 들어 보세요... ^^ 아주 많아요 ㅎㅎ, 말을 안 해서 그렇지.. (대중들 웃음) 저녁엔
'못 살겠다' 하다가 하루 지나면 '그냥 살지..' 그러다가 또 다음 날, '못 살겠다' 하고 또 '살지 하면서..
그렇게 사는 거예요.
그럼 못살겠다 싶어 헤어지면 문제가 해결되느냐? 당장은 그래.. 헤어지기만 하면 해결될 거 같애.
그런데 안 그래요. 헤어져서 좀 지나면 또 외로워요. 헤어진 사람도 다시 생각해 보면 또 괜찮아 보이고
그래요. 그래서 또 다른 사람 만나 살아보면.. 또 귀찮아요. 그래서 혼자 있으면 외롭고, 둘이 있으면
귀찮고.. 이게 불완전한 반쪽이에요.
그러나 자기를 온전하게 가꾸면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고, 둘이 있어도 귀찮지 않아요. 혼자 있어도
혼자 있는대로 좋고, 둘이 있어도 둘이 있는대로 좋아요. 결혼을 꼭 해야 한다, 안 해야 한다 이런 게
중요한 게 아니고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서 내가 행복한가?' 이게 중요해요. 결혼 안하고 혼자
있으면, 결혼 안 하고 혼자 있는 상태로 행복해야 되고, 결혼해서 둘이 있으면, 둘이 함께 있는 상태로
행복해야 되고.. 이렇게 강의 들을 때는 강의듣는 상태로 행복해야 되고
집에 돌아갈 때는 돌아가는 길이 행복해야 되고, 집에 도착하면 도착해서 행복해야 돼요. 그런데 이
강의를 들을 땐 행복한데 집에 돌아갈 땐 허전하다든지 집에 들어가면 허전해서 외롭다든지.. 그러면
강의 들은 값을 못 하는 거예요. 이 강의 값은 말하자면 어떤 상태에 있던지 간에 항상 행복해야 한다..
설사 내가 어렸을 때 어머니가 나를 버렸다 해도 행복해야 합니다. 이유는? 그래도 나를 낳아줬잖아요.
낳아 줬어요? 낳아 줬지.. 그런데 '왜 낳아놓고 책임 안 지나?' 이러면 어머니에 대한 불만이고 불만이
있으면 내가 괴롭고.. 그런데 '아이구, 우리 엄마가 얼마나 힘들었으면 나를 큰 집에 맡겼을까?' 내가
커서 애를 키워 보면, 지 아이를 키우지 못하고 남한테 맡길 땐 그 가슴이 찢어져요? 안 찢어져요? 찢
어지겠지.. '아이구, 나를 맡기면서 엄마가 얼마나 맘이 아팠을까?' 이렇게 생각하면 내가 좋을까?
엄마가 좋을까? 내가 좋지.. 이렇게 긍정적으로 내 인생을 늘 행복하게 가꿔가야 합니다.
출가해서 스님이 됐으면 스님으로서 자부심이 있어야 되고, 여러분은 결혼했으면 결혼에 대한 자부심이
있어야 되고, 결혼 안 하고 혼자 사는 사람은, 혼자 사는 삶을 누리고 만끽해야 합니다. 그게 인생이에요.
지금 혼자 사는 건 별 게 아니고 '결혼하면 진짜 행복할 거다' 이렇게 생각하는 건 착각입니다. 그런 식
으로 생각하면 다 쥐약 먹게 돼 있어요.
여기 오신 분들 다들.. 결혼해서 죽겠다는 사람들 얼마나 많은데.. (대중들 웃음) 그럼 결혼을 안 해야
하느냐? 그것도 아니에요. 혼자 살면서 늙어가면서 죽겠다고 말하는 사람도 부지기수로 많아요. 그래서
자기 하기 나름이지, 결혼하고 안 하고, 출가하고 안 하고 그런 거 하곤 관계가 없어요.
출처: 법륜스님 즉문즉설 / 정리 참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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