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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착을 버리면 소극적으로 사는 것 같아요

장백산-1 2021. 4. 28. 21:06

집착을 버리면 소극적으로 사는 것 같아요


(질문) 집착을 버리는 것이 현실에 안주하고 소극적인 삶을 지향하도록 하는 것은 아닌지요? 자식들을 키우면서 집착을 버리는 것과 나름대로 목표를 세우고 적극적인 삶을 살도록 하는 것과 어떻게 양립 가능하게 설명해야 할지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답변) 모든 집착은 과거나 미래에 대한 생각에서 일어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에 집착하고,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에 집착하고 욕망합니다. 그럼으로써 사람들의 삶은 거의가 '과거나 미래'에 속박되어 있습니다. 무집착(無執着)의 진정한 의미(意味)는 과거(過去)나 미래(未來)에 집착하지 말고, 오직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로 돌아오라는 뜻입니다. 과거(過去)나 미래(未來)에 집착하지 않아야지만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를 오롯이 깨어있는 정신으로 살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過去)나 미래(未來)에 집착하지 않는 것은 소극적으로 현실에 안주하는 것이거나, 아무 대책도 없고 계획도 없이 행동을 취하지 않고 빈둥거린다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과거(過去)나 미래(未來)에 집착하지 않는다는 것은 '과거와 미래'에 얽매인 일체 모든 시비 분별 비교 판단 해석을 놓아버리고, 오직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적극적으로 100%의 에너지를 쏟아부어 행동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과거(過去)나 미래(未來)에 집착하지 않을 때 우리는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그대로를 있는 그대로 보고 즉각적으로 행동에 옮길 수 있습니다. 과거(過去)나 미래(未來)에 집착할 때는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서 순수하게 해야 할 바를 시비 분별 비교 판단 해석 때문에 그저 단순히 행동에 옮기지 못합니다. 이것을 하면 나에게 도움이 될까? 이것을 하면 남들이 나를 잘 봐 줄까? 이것을 하면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까? 이것을 하면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과거(過去)나 미래(未來)에 집착하면 끊임없이 온갖 과거와 미래에서 만들어 놓은 수없는 기억의 더미에 사로잡혀 과거(過去)나 미래(未來)에 집착한 기반을 토대로 한 생각과 행동만을 할 뿐입니다. 그러나 과거(過去)나 미래(未來)에 집착이 없으면,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그대로를 있는 그대로 온전히 받아들이고, 오직 바로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서 내가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바로 보고 즉각 행동에 옮기게 됩니다.

과거(過去)나 미래(未來)에 집착(執着)은 과거 기억의 잔재와 미래라는 허상(虛像)을 붙잡는 것인 반면에 무집착(無執着)은 오직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를 깨어있는 정신으로 가볍게 자유롭게 사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게 무집착(無執着)으로 사는 삶에는 힘이 넘치며 무엇도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내일 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에 오늘 놀지 못하는 어른들과 어제나 내일은 잊어버린 채 그저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몰입해서 최선을 다해 즐겁게 노는 어린 아이를 생각해 보세요. 

어린 아이는 하루 종일 놀고도 지치지 않는 것처럼 어른들도 어제 일어난 일이나 내일 일어날 일을 걱정하지 않고, 온갖 것들을 근심 걱정하는 마음을 쉬고, 오직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완전히 깨어있게 되면 그 순간에 100%의 열정을 쏟아붓게 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혀 에너지의 소모가 없습니다. 사실 에너지는 시비 분별 비교 판단 해석해서 집착하는 마음이 소모시킬 뿐이기 때문입니다사실은 과거(過去)나 미래(未來)에 집착하는 마음을 버릴 때 소극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것입니다. 

글쓴이 : 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