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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활짝 드러냄이 진실한 관계의 시작이다.

장백산-1 2021. 4. 26. 15:41

나를 활짝 드러냄이 진실한 관계의 시작이다.

인간관계의 핵심은 나를 활짝 열어 보이는 데 있다.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의 나를 있는 그대로 활짝 드러낼 수 있는가.
그렇다면 깊은 인간관계는 시작될 수 있지만, 여전히 나를 숨기려 하고, 치장하려 하고, 나의 모든 것을 보여 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그대의 모든 인간관계는 피상적일 수 밖에 없다.

피상적인 인관계를 맺는 사람과 함께하는 것은 즐거움이 아닌 부담이고 괴로움이다. 피상적인 인관계를 맺는 사람 앞
에서는 끊임없이 연극(演劇)을 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연극(演劇)에서 벌어지는 실수는 용납될 수 없다. 연극(演劇)에서
실수하지 않으려면 계속해서 힘을 주고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 이런 인간관계는 자연스럽지 못하다. 억지스럽고 에너지만 
끊임없이 낭비가 될 뿐이다. 겉으로는 웃고 있을 지 몰라도 깊은 속에서는 웃고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습관처럼 
세상을 향해 웃고는 있지만 과연 그 웃음이 진정성을 띈 것인가. 존재 깊은 곳에서 온 몸으로 온 마음으로 자연스레 웃는 
웃음인가.

자연스러운 인간관계란 자신의 모든 것을 활짝 다 드러낼 수 있는 관계다. 내 모든 것을 드러내 하나도 감추지 않았을 때 
비로소 자유롭다. 상대도 나도 마치 혼자 있는 것처럼 편안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깊은 인간관계를 맺기를 
의도적으로 원하지 않는다. 피상적이고, 즉흥적이며, 치고 빠지기 식의 표면적인 만남만이 있을 뿐, 자비와 사랑이 바탕이
된 깊은 인간관계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그 이유는 바로 아상(我相 : 나라는 것이 있다고 생각하는 믿음) 때문이다. '나다'하는 상(相), 즉 아상(我相)이 있으면
나를 좀 더 그럴싸하게 포장하고자 하는 욕구가 생기고, 그 욕구를 채우기 위해서는 나의 좋지 않은 부분을 감춰야 한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이기 보다는 잘 치장된, 잘 포장된 나를 보여야만 인정받기 쉽기 때문이다.

그런 온갖 종류의 화려한 가면(假面)을 쓴 사람들이 거리에 쏟아져 나오고 가면(假面)과 가면(假面)이 마주보며 표피적인 
대화와 가벼운 농담, 혹은 때때로 육체적이고 쾌락적인 만남으로 외로움을 달래는 흔들리는 사회, 희뿌연 거리, 텅 빈 
존재감과 인간관계들을 우린 얼마나 자주 목격하게 되는가.

자신이 부족한 존재임을, 많은 문제를 가진 사람임을 겸손한 마음으로 세상에 활짝 드러내라. 그렇게 나를 발가벗기고 상대 
앞에 투명하게 서보라. 꽉꽉 동여매고, 잔뜩 껴입고 있을 때 우린 세상을 향해 사기행각을 벌이고 있는 것과 다름 없다.
사기꾼은 늘 불안하고 초조하고 걱정스럽다. 행각이 탈로날까 늘 노심초사다. 그래서 우리 마음이 늘 평안하지를 못하고
근심걱정에 시달리는 것은 아닌가.

좀 더 깊이 들어가 조금 더 투명하게 다가서라. 드러내고 나면 모든 인간관계는 샘물처럼 투명해질 것이다.

글쓴이 : 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