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되어도 좋고 되지 않아도 좋다.
사람들은 언제나 외부 환경으로부터 '나'를 지키기 위해 무진 애를 쓴다. 외부의 누군가가 나를 공격하기라도 한다면, 어떻게 해서든 나를 방어하기 위해 노력을 한다. 언제든지 틈만나면 누군가가 나를 공격할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내가 당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두려움때문에 두려워한다.
그러나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신대로, 무아(無我)이기 때문에 상대로부터 공격받을 '나'도 없고, 지켜야 할 '나'도 없다면 막연하게 두려워할까? 도대체 사람들은 무엇을 지키기 위해 애써온 것일까? 타인으로부터 공격받을 '나'는 없다. 외부로부터 지켜야 할 '나' 또한 없다.
타인의 공격으로부터 나를 지키기 위해 애쓰며 살아야 한다는 생각은 진정한 나를 모르는데서 오는 허망한 환상일 뿐이다. 그러니 아무것도 걱정하지 말고 두려워하지 말라. 그 무엇도 진정한 당신을 공격할 수 없고, 또한 당신은 자신을 지키려고 애쓸 것도 없다. 공격을 받을 나 지켜야만 할 그런 '나'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당신은 당신 자신을 어떤 존재로 만들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 그저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 존재하면 될 뿐, 애써서 만들고 조작하고 가면을 쓸 필요는 없다. 무엇이 되어도 좋고, 무엇이 안 되어도 좋다. 정해진 나는 따로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무엇이라도 될 수 있도록 그냥 그저 허용해 주라. 아니,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이대로 이렇게 늘 허용되고 있는, 펼쳐지고 있는 삶이라는 진실에 그저 힘을 빼고 자신을 내맡기라. 누구나 이미 그렇게 하고 있지 않은가?
생각이 방해만 하지 않는다만, 매 순간 우리의 삶은 완전하게 진실로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 허용되고 있다. 지금 여기 있는 이대로의 날것은 언제나 진실이다. 으렇기 때문에 당신은 타인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려고 애쓰던 그 모든 노력을 포기해도 좋다. 나를 지키기 위해 타인을 공격할 필요도 없고, 자신을 방어할 필요도 없다.
공격하고 방어하던 노력을 내려놓고, 이렇게 매 순간 허용되고 있는 존재의 진실을 그저 즐기고, 누리고, 가지고 놀며, 온전히 향유해 보라. 무엇이 되어도 좋고, 무엇이 되지 않아도 좋다. 자신을 무한한 가능성 속에 내던지고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그 박진감 넘치는 삶의 현장을 구경해 보라.
그대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타인과 싸우거나, 특정한 내가 되려고 이 지구라는 행성에 온 것이 아니다. 그저 주어진 삶을 누리고 만끽하러 온 근원의 존재다. 그러니 아무 걱정도 하지 말라. 당신은 언제나 안전하다. 안전을 보장 받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당신의 몸이 당신이 아니라, 허공(虛空)처럼 텅 비고 탁 트인 전체(全切)가 진정한 당신이기 때문이다.
2020.12.25 글쓴이 : 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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