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상스님의 날마다 해피엔딩

지금 여기에서 선도 나오고 악도 나올 뿐 선과 악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장백산-1 2024. 6. 30. 18:09

지금 여기에서 선도 나오고 악도 나올 뿐 선과 악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선(善)은 추구하고, 악(惡)은 멀이하려 하지 마십시오. 선과 악이 따로 구분되어 있어서, 사람이 선을 선택하면 착해지고, 악을 선택하면 나빠지는 것이 아닙니다. 사실은 선과 악으로 나누고 분별하면 괴로움이 시작되고, 선과 악의 분별을 여의면 괴로움이 사라집니다. 본래 선과 악은 없습니다.

선이니 악이니 구분은 내 생각 속에서, 분별심과 분별의식 속에서만 있는 허망한 개념일 뿐입니다. 선과 악을 규정해 놓으면, 우리는 이 세상 모든 것의 근원인 지금 여기에 온전히 존재할 수 없습니다. 선은 추구하고 획득해야 하고, 악은 멀리하고 버려야 할 '일'이 시작됩니다. 그 일을 잘 하기 위해서 인위적으로 노력해야 합니다. 아무리 많은 선(善)을 추구하고 획득해도, 더 많은 선을 소유한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악을 아무리 멀리하고 잘 버려도 나보다 악을 더 잘 버리는 천사 같은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선과 악, 성공과 실패, 아름다움과 추함, 길고 짧음, 있음과 없음, 부유함과 가난함 등 이 모든 둘로 나누는 실체가 없는 관념들은 사람들을 추구하고 버리게 만듧니다. 좋은 것은 취하고, 나쁜 것은 버리기 위해 우리는 애써 노력해야 하고 더 이상 편안하게 쉴 수 없게 됩니다. 둘로 나누는 이 모든 것들은 실체가 없는 허망한 관념에 불과합니다. 둘로 나눠진 그런 것은 따로 없습니다. 정말로 있는 것은 선과 악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말과 개념을 따라가지 않고, '선!' 하는 이것, '악!'하는 이것이 있을 뿐입니다. 이것 여기에서 선도 나오고 악도 나올 뿐, 구분된 선과 악은 따로 없습니다.

온갖 분별이 일어나고 사라진다고 할지라도, 그 모든 둘로 나뉘는 분별은 바다 위에 출렁거리는 파도에 불과합니다. 수많은 파도들 중에 더 좋은 파도를 선택하고 추구하는 짓을 더 이상 그치고, 본래 있던 바다의 자리를 돌이켜 비추어 보십시오. 우리들의 본질은 선과 악으로 나누고 따라가고 취사간택하느라 평생토록 수고롭고, 힘들고, 고생스러우며 괴로운, 그런 중생이 아니라, 선과 악의 분별 이전에 그 모든 것이 일어나고 사라지는 바탕, 배경인 순수한 텅 빈 바다입니다. 그렇다고 바다는 따로 있지 않습니다. 파도가 곧 바다일 뿐. 지금 여기 눈앞에 있는 모든 것이 바다입니다.

선이 바다고, 악이 바다입니다. 내가 부처이고, 타인이 부처이며, 선이 진리이고 악이 진리입니다. 둘로 나뉘어 있지 않는 불이법! 나누지 말고, 분별하지 말고, 그저 지금 여기 눈 앞에 있는 그대로 보세요. 지금 여기 눈 앞에 무엇이 있습니까? 허 허 헛!


글쓴이  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