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생각에 천상도 만들고 지옥도 만든다
선을 생각하면 선업을 짓는 것이요 악을 생각하면 악업을 짓는 것이니 한 생각에 천상도 생기고 지옥도 생긴다.
한 생각 일으키지 않으면 선업이나 악업도 모두 없어져서 천상과 지옥이라는 분별도 자연스럽게 없어진다.
천상과 지옥의 본체는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다.
집착하는 범부에게는 천상과 지옥이 있고 집착하지 않는 성인에게는 천상과 지옥이 없다.
<달마대사 오성론(悟性論)>
선을 생각하면 선한 말 생각 행동이 뒤따르고 그 선한 말 생각 행동은 곧 선업이 되어 천상세계의 결과를 가져온다. 악을 생각하면 악한 말과 생각과 행동이 뒤따르고 그것은 곧 악업이 되어 지옥에 떨어지는 과보를 가져온다. 이처럼 지옥도 천상도 모두 한 생각, 한 마음이 만들어 낸 흔적일 뿐 본래부터 지옥과 천상이 있었던 것이 아니다. 지옥과 천상이 본래부터 있어 사람들이 선행을 많이 하면 천상으로 악행을 많이 하면 지옥으로 끌어오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한 생각에서 움튼 선악의 업들이 모여 천상세계와 지옥세계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러니 선악에 집착하는 범부들에게는 천상과 지옥이라는 분별이 있지만, 선도 악도 모두 초월하여 떠나보낸 무집착의 성인에게는 천상도 지옥도 없다. 불교의 근본목적은 선을 많이 행함으로써 천상에 가는 데 있지 않고, 선악을 모두 초월하여 천상과 지옥을 모두 여의는 데 있다.
선한 한 생각이 곧 천상이고, 악한 한 생각이 곧 지옥이니 우리가 매일같이 일상생활에서 일으키는 한 생각 한 생각 속에 천상과 지옥이 만들어지고 없어지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 나는 천상을 만들고 있는가 지옥을 만들고 있는가. 지금 이 순간 내가 만드는 바로 그 곳이 내가 죽은 뒤에 가야 할 곳이다.
이처럼 선한 한 생각이 천상을, 악한 한 생각이 지옥을 만들며, 죽은 뒤 가야 할 곳을 만들어 내지만, 매 순간 순간 선악의 모든 분별을 놓아버리고, 다만 깨어있는 정신으로 관한다면 일시에 선악을 넘어서게 된다. 선악을 넘어 선 사람이 가는 곳은 천상도 아니고 지옥도 아니요, 무분별심인 지고한 열반의 세계다.
글쓴이 : 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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