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관과 역관, 유전문과 환멸문

 

순관과 역관, 유전문과 환멸문

 

12연기를 분석  관찰하는 방법에는 순관(順觀)과 역관(逆觀)이 있다. 순관은 무명에서 노사까지 순서대로 사유하는 방법이고, 역관은 반대로 노사에서 무명까지 거꾸로 관찰하는 방법이다.

 

또 다른 12연기를 분석  관찰하는 방법에는유전문(流轉門)과 환멸문(還滅門)이다. 중생의 생사라는 괴로움이 어떻게 생겨나고 있는가하는 생사유전을 보여주는 것이 유전문이고, 그렇게 만들어진 생사윤회라는 괴로움, 노사라는 괴로움이 본래 착각이었음을 밝혀 허망한 괴로움의 세계를 멸하여 본래적인 삶으로 환원시켜 주는 길이 환멸문이다.

 

‘괴로움이 일어나는 원리’를 설명해 주는 것이 유전연기(流轉緣起)이고, ‘괴로움을 소멸시키는 원리’를 설명해 주는 것이 환멸연기(還滅緣起)다.

 

‘무명이 있으므로 행이 있고 행이 있으므로 식이 있고 내지 생이 있으므로 노사가 있다’는 것처럼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다’는 방식이 유전문이고, ‘이것이 멸하므로 저것도 멸한다’는 방식이 환멸문이다.

 

유전문과 환멸문 모두 역관과 순관의 두 가지 방식으로 관찰해 볼 수 있다.

 

‘노사(老死)의 원인은 생에 있고, 생의 원인은 유에 있고, 내지 행의 원인은 무명에 있다’는 것이 유전문의 역관이며, ‘무명이 있으므로 행이 있고, 행이 있으므로 식이 있고, 내지 생이 있으므로 노사가 있다’는 것이 유전문의 순관이다.

 

‘노사를 멸하면 생이 멸하고, 내지 행이 멸하면 무명도 멸한다’는 것이 환멸문의 역관이며, ‘무명을 멸하면 행이 멸하고, 내지 생이 멸하면 노사도 멸한다’는 것이 환멸문의 순관이다.

 

유전문의 역관이 곧 고성제(苦聖蹄)이고, 유전문의 순관이 집성제(集聖諦)이며, 환멸문의 역관은 멸성제(滅聖諦)이고, 환멸문의 순관은 도성제(道聖諦)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이처럼 십이연기의 유전문과 환멸문, 역관과 순관이 곧 사성제를 구체적으로 설해주고 있기에, 사성제와 십이연기는 따로 떼어내 생각할 수 없다.

 

 

글쓴이 : 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