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조롱받는 윤석열... 외교적으론 이미 '직무정지' 상태 [강인규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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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처리를 하루앞둔 6일 오후 여의도 국회앞에 시민들이 모여 탄핵안 처리와 제2의 비상계엄 저지를 위한 집![]() |
ⓒ 권우성 |
2017년에는 헌법을 위반하고 부패한 대통령을 파면한 한국의 성숙하고 활기 넘치는 민주주의가 전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하지만 세계는 이제 이런 한국의 민주주의가 하루아침에 무참히 짓밟혔다는 사실에 경악했습니다.
2016년 겨울, 박근혜 대통령의 파면을 요구하는 무수한 촛불과 함성이 전국의 언 도로를 녹이고, 이런 시민들의 요구를 거부할 수 없던 여야 의원들이 탄핵 소추를 발의했지요. 그리고 이듬해 3월, 헌재는 "헌법수호의지"를 보이지 않던 대통령을 향해, 이는 국민의 신임을 배신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배행위라면서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고 선고했습니다.
공교롭게도, 당시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막 취임한 상태였습니다. 텔레비전 쇼에서 "너 파면이야(You're fired)"를 유행어로 만들며 대통령 자리까지 오른 정치초년생으로 인해 미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미국 시민들이 깊은 좌절과 우려에 빠져있던 때였습니다. 그때 미국인 동료 교수들이 저를 얼마나 부러운 눈으로 바라봤는지,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한 교수는 농담이라기에는 꽤 심각한 표정을 하고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도 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미국에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에게 4년의 추가 임기가 주어 졌지요. 한국에서는 민주주의를 파괴한 대통령의 파면을 요구하기 시작한 이 시기에 말입니다.
외교무대에서 윤 대통령은 이미 '직무정지'
▲ 윤석![]() |
ⓒ 연합뉴스TV=연합뉴스 |
만일 계엄 사태를 다루지 않는다면, 전날 밤 이전까지나 유효한 "옛날이야기"가 될 참이었습니다. 저는 결론을 보강해, 즉각 계엄군을 막아선 시민들, 담을 넘어 계엄해제 표결에 참여한 의원들로 인해 비상계엄령이 몇 시간 만에 해제되었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그날 이후, 야구선수 오타니 쇼헤이의 기록으로 도배를 하던 일본 텔레비전이 한국 정치 뉴스로 도배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계엄사태가 한국과 일본의 관계에 가져온 불확실성에 대한 보도가 줄을 잇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굴종외교"로 비판 받을 만큼 일본과 미국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수용해 왔지만, 계엄 사태를 계기로 두 나라 지도부 모두 한국 대통령을 동등한 대화상대로 여기지 않는 분위기가 역력합니다.
▲ 윤석열 대통령이![]() |
ⓒ 유성호 |
▲ <이코노미스트>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쿠데타"로 규정한 뒤, "윤석열은 사퇴하거나 탄핵돼야 한다"고 썼다. 이 메체는 이 퇴행적 지![]() |
ⓒ Economist |
일본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계엄령 이후 특단의 중대한 관심을 갖고 주시하고 있다"며, 한국 내 거주 중인 일본인의 안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일본 언론은 내년 1월로 예정돼 있던 시게루 총리의 방한 계획까지 불투명해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상대국에 체류하는 자국민의 안전에 대한 우려까지 쏟아지는 상태에서 정상적인 외교가 가능할 리 없지요.
일본 언론은 한국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도하며, 탄핵이 가결될 경우 일어날 변화와 그 이후 치러질 선거에 대해서도 소상히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계엄은 위헌적이라고 인정하면서도 탄핵은 반대하던 한동훈 여당대표의 입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조속한 직무 정지가 필요하다"로 바뀐 경위를 주요하게 다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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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폰티브이는 한국의 계엄상황의 배경을 설명하면서, 트럼프가 북한과 직접 대화하면서 고립될 윤 대통령의 처지를 분석했다. 한 패널은 "윤대통령, 그런 넓은 시야를 가진 사람이 아니"라고 말하며 웃고 있다. |
ⓒ Nippon |
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7일 인도·태평양 역내의 동맹과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을 함께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계엄사태 이후 계획을 변경해 일본만 방문하겠다고 발표한 것이지요. 그뿐 아닙니다. 커트 캠벨 국무부 부장관은 4일 외교의 관례를 깬 채, 윤석열 대통령이 "심각한 오판(badly misjudged)"을 했고, 계엄은 "큰 문제"가 있는 "불법행위"였다고 직접적으로 비판했습니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는 아예 이번 조치를 "쿠데타"로 규정하고, "윤석열은 사퇴하거나 탄핵돼야 한다"는 글을 실었습니다. 이 매체는 윤석열을 쫓아낸 뒤에도 한국의 심각히 양분된 정치환경을 극복하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우리는 다시 한 번 세계를 놀라게 할 겁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국 시민들에게만이 아니라, 전 세계에 정상적 통치행위가 불가능한 인물이라는 사실을 거듭 입증했습니다. 사실 그의 심각한 문제점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은 대통령이 된 직후 부터였지요. 취임한 해인 2022년 여름 수도권 폭우사태, 2022년 가을 이태원 참사, 2023년 여름 오송참사(청주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와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해병대 제1사단 일병 사망 사고)에서 그가 일관되게 보여준 무능하고 무책임한 행태는 지도자의 자질을 의심하게 만들기 충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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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민주권 실현! 사회대개혁! 퇴진광장을 열자!' 집회가 5일 오후 8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동화문세점 앞)에서 진행된 가운데, 참석자들이 용산 대통령실 방면으로 행진하고 있다. |
ⓒ 김화빈 |
▲ 4일 오후 서울 광화문네거리에서 열린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민주권 실현! 시민촛불’ 집회에 참석한 노동자, 시민들이 용산 대통령실을 향해 행![]() |
ⓒ 권우성 |
헌법재판소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판결에서 "피청구인의 언행을 보면 법 위배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여야 할 헌법수호의지가 드러나지 않는다"고 판단했고, 이것이 그를 파면하는 핵심 요인이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회가 비상계엄해제요구 결의안을 가결한 뒤 대국민 담화를 통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어젯밤 11시를 기해 국가의 본질적 기능을 마비시키고 자유 민주주의 헌정 질서를 붕괴시키려는 반국가 세력에 맞서 결연한 구국의 의지로 비상계엄을 선포하였습니다."
그리고는 국무회의를 통해 계엄을 해제하겠다면서 다음과 같이 덧붙였지요.
"그렇지만, 거듭되는 탄핵과 입법 농단, 예산 농단으로 국가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무도한 행위는 즉각 중지해줄 것을 국회에 요청합니다. 감사합니다."
담화를 보면 헌법수호의지가 드러나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헌법을 수호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조차 못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더 나아가 "결연한 구국의 의지로" 헌법과 민주주의를 더 파괴할 수 있다는 의지까지 피력하고 있지요. 따라서 헌재가 피청구인의 행위를 어떻게 판단할지 걱정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파괴한 자격 미달의 대통령을 몰아내, 다시 한 번 세계를 놀라게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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