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갑제 “윤석열 세상 만만하게 봤다…박근혜 탄핵 사유의 만배”
조갑제 전 월간조선 편집장이 “윤석열 대통령이 특수부 검사를 오래 하다 보니, 국민을 피의자로 보고 이 세상을 만만하게 본 것 같다”며 “그러니까 목숨을 걸어야 할 사안(비상계엄 선포)을 ‘아니면 말고’ 식으로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전 편집장은 27일 오전 에스비에스(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 분(윤 대통령)이 아무리 높은 자리에 올라도 총을 잡고 나라를 지킨 경험이 없으면 총에 대해서 잘 모른다”며 “총을 가진 집단인 군대를 동원한다는 건 엄청난 일이고, 더구나 헌법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한다는 것은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이라고 했다. 이어 “(계엄에) 실패하면 대부분 사형되든지 아니면 그 전에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세상에 ‘경고성 계엄’이라는 것이 어디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윤 대통령이 보수의 “제일 반대편에 있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조 전 편집장은 “보수는 유능하고 예절바른(사람)”이라며 “(윤 대통령은) 잘 속고, 국민들에 대한 예의가 없고, 무능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군대 안 간 대통령이 이번에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보여준 건 코미디 아니냐, 무능하면 보수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명분으로 지목한 ‘부정선거 의혹’에 대해서도 “(국민) 일부 중에서도 상당히 지능이나 이런 데서 문제가 있는 소수 집단만의 의혹”이라며 “(윤 대통령은) 이 의혹을 완전히 과장해 계엄을 합리화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의 의혹 제기 탓에) 잠잠하던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이제 살판났다 하며 들고 일어났다”며 “여기(부정선거론자들)에 이분(윤 대통령)이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을 완전히 끊어내지 못하는 이유는 “공천권이라는 기득권”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다음 지방선거, 다음 국회의원 선거에서 자리를 지키겠다는 (계산인) 것 아니겠냐”며 “그래서 제가 (국민의힘을) 웰빙 토호당으로 부르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서 “(윤 정부 출범 이후) 국민의힘은 박수부대 역할만 해왔다”고 말했다.
조 전 편집장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사유에 비하면 윤 대통령의 탄핵 사유는 만 배쯤 엄중하다”며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시켜달라고 요구했던 권성동 의원이 지금 그보다 만 배나 엄중한 윤 대통령을 보호하고 나선 것은 코미디”라고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권 의원은 당시 법사위원장으로, 탄핵소추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최윤아 기자 a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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