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별심(分別心) 5

모든 괴로움이 시작되는 출발점은 안다라고 착각을 하는 의식(意識), 즉 식(識)이다

모든 괴로움이 시작되는 출발점은 안다라고 착각을 하는 의식(意識), 즉 식(識)이다 부모는 자녀에 대해 알고 있을까? 부모가 알고 있는 자녀의 모습이 정말 그 자녀일까? 사실은 나 자신도 나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내가 이럴 줄은 몰랐어’라고 하며 스스로에게도 놀라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사실 스스로 내가 누구인지 분명하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나도 나를 모른다. 자신도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지 못한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이 질문이 인류의 근원적인, 그러나 여전히 풀리지 않은 숙제가 아니었던가? 그런데 하물며 내가 자식에 대해 어떻게 안다고 할 수 있나? 평생을 함께 동고동락한 남편이나 아내에 대해서도 우리는 정말 안다고 할 수 없다. 나 ..

그저 아무 일이 없을 뿐

그저 아무 일이 없을 뿐 깨달음이란 지금 여기 있는 나에게 없는 새로운 깨달음을 특별하게 따로 얻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골치아픈 문제가 사라지고, 그냥 괴로움이 사라지고, 그저 아무 일이 없어질 뿐임이 깨달음(해탈, 열반)입니다. 말 그대로, 깨달음은 그냥 그저 아무 일이 없는 자리,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일 뿐이지, 깨달음이라는 무언가가 특별하게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그냥 아무 일 없이 따뜻한 오후의 햇살을 맞으며, 차를 한 잔 마시고 있습니다. 새들은 재잘재잘 지저귀고 있고, 바람은 살랑살랑 불어와 뺨을 스치고 지나갑니다. 아무 일이 없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어떤 일이 생각나거나, 어떤 일이 하고 싶은 생각이 들거나, 어떤 생각이 일어나면서 그 생각에 사람들이 끌려가기 시작합..

삶, 인생, 세상이 그대로 나의 스승이다.

삶, 인생, 세상이 그대로 나의 스승이다. - 법상스님 사람들이 독립적으로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이다. ‘내가’ 해야 할 일은 아무것도 없다. 그저 자연(自然)스럽게 펼쳐지는 이 대선지식(大善知識 : 위대한 스승)인 대자연(大自然)의 장엄한 삶, 장엄한 인생, 장엄한 세상을 그저 온전히 경험해 주기만 하면 된다. 대자연에 의해 살려지는 삶을 그저 살아주면 된다. 대자연(大自然)에 의해서 살려지는 삶에 나의 분별을 하는 생각으로 이 사람은 선지식이고, 저 사람은 선지식이 아니라거나, 이 사람은 더 만나고 싶고, 저 사람은 더 이상 만나기 싫다거나, 이 일은 좋아하고 저 일은 싫어한다 거나 하는 취사간택(取捨揀澤)하지 않고 분별(分別)하지 않을 수만 있다면, 내가 만나는 모든 것,..

나는 이중인격자(二重人格者)이다.

나는 이중인격자(二重人格者)이다. - - - 법상스님 세월이 흘러흘러 가면서 한 세상 살아가다가 문득 눈을 돌려 내면(內面)을 관찰(觀察)하는 수행자나, 혹은 이따금씩이라도 내면(內面)에서 올라오는 마음을 가만히 지켜본 일상인(日常人)들은 한 번쯤은 자신의 내면(內面)의 이중성(二重性)에 흠짓 소스라치도록 놀라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이 세상 누구라도 문득 문득 경계 대상에 따라 극히 이기적(利己的)인 마음, 즉 이기심(利己心)을 일으켜보지 않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입니다. 특히 자신에 대해 '나는 이러이러한 사람이야' '나는 선하고 성격도 좋고.....' 등등 자신 스스로를 고정관념화(固定觀念化)시켜 둔 사람에게서 이런 '이기적인 마음' '악한' 마음의 관찰은 자신에 대한 커다란 실망감을 일으키기 ..

나다움과 법다움

나다움과 법다움 - - 몽지&릴라 아이를 키우다 보면 이런저런 동화책들과 함께하게 된다. 기억에 남는 동화 제목이 있다. '내 이름은 나답게'. 엄마를 교통사고로 잃은 '답게'라는 이름의 아이가 할머니, 할아버지, 아빠, 고모, 사촌들과 함께 새로운 감정을 배우며 커가는 성장동화이다. 아빠는 답게에게 나답게 살아가라는 뜻으로 '답게'라는 이름을 그렇게 붙여줬다. 나답게 산다는 말, 이것이 요즘 사람들의 화두와 같은 주제이다. 나만의 능력과 독특함, 나만의 삶의 스타일에 대해 요즘처럼 우호적인 시대는 없었다. 이삼십 년 전만 해도 나는 중요하지 않고 집단(集團)이 중요했었다. 집단을 위해 줄을 서고, 질서를 유지하며, 공동의 가치관을 따르고, 예부터 전해 내려오는 도덕, 윤리, 풍습을 개인의 개성 앞에 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