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식무경(唯識無境) 5

내가 아는 세상과 남이 아는 세상

오온 십팔계의 교설에서는 식(識)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내가 세상을 보고 인식할 때, 세상을 보고 아는 주체를 안이비설신의 즉 육근이라고 하고, 보여지는 대상 세계를 색성향미촉법 육경이라고 하며, 육근이 육경을 보아서 아는 작용을 육식이라 한다. 즉 식(識)이란 내가 세상을 보고서 내 식대로 인식해서 아는 마음이다.  즉 눈으로 대상을 보고서 아는 마음을 안식이라고 하는데,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동일한 대상을 보고 알았다고 해서 다른 사람이 그 대상을 보고 똑같은 것을 보고 알았다고 생각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즉 내 안식과 상대방의 안식은 다를 수 있다. 똑같은 사람을 보고 누구는 좋은 느낌을 받을 수도 있고, 또 어떤 사람은 나쁜 느낌을 받을 수도 있는 것이다.  나무 한 그루를 똑같이 보았지만 ..

병(病)이 나서 아플 때 하는 마음공부

병(病)이 나서 아플 때 하는 마음공부 병(病0이 나서 아픔을 느낄 때 대부분의 사람은 어떻게 해서든 그 병이 낫기만을 간절히 원합니다. 병원, 의사, 약 등 병이 나을 수 있는 온갖 방법을 찾아나서지요. 병에 좋다는 모든 약들도 다 먹어보고, 치료도 받아보고, 이 방법 저 방법 다 해 보았는데도 병이 낫지 않을 때면 절망을 하게 됩니다. 이같은 마음 상태가 되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절에 찾아와 스님께 하소연을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당연히 절에 계시는 스님들은 당염히 의사나 치유사가 아니다보니, 병에 대한 치료법을 알려드리는 것이 아니라, 병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병이 찾아왔을 때 어떻게 마음을 써야 하는지에 대한 마음을 치유하는 방법을 말씀해 드리곤 합니다. 쉽게 말하면, 병이 걸렸을 ..

너가 바로 나다.

너가 바로 나다. 상대을 미워하는 마음은 곧 나를 미워하는 마음이고, 상대를 나쁜 사람이라고 판단하는 마음 역시 사실은 나를 나쁜 사람으로 규정짓는 마음이다. 외부가 곧 내부이며 내부가 곧 외부이고ㅛ, 상대가 나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업보의 법칙, 균형의 법칙, 황금률의 법칙, 작용 반작용의 법칙, 끌어당김의 법칙 등 무엇으로 말해도 상관 없지만 그와 같은 법칙의 원리는 크게 다르지 않다. 외부를 향한 시비 분별 비교 판단 해석을 하는 것과 말하는 것과 생각하는 것들은 사실 나를 향해 보내는 창조적 에너지다. 부정적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악성 댓글을 쉴새없이 달고, 운전중에 끊임없이 옆 차를 향해 욕설을 하는 것은 모두 나을 향해 하는 것이다. 그 악플이나 욕설로 인해 누군가가 상처를 받거..

본래무일물, 본래 아무것도 없다.

없다고 여기기에는 눈 앞에 있는 것들이 너무나 생생합니다. 없다고 여기기에는 눈 앞에 있는 것들이 너무나 생생합니다. 누군가가 길의 흙을 파서 사람의 형상을 만들었소. 한참 후에 관원(官員) 한 사람이 그 길을 지나가다가 흘으로 만든 사람의 형상을 발견하고는 다시 부수어 흙을 팠던 길을 메꿨소. 이럴 때 어리석은 사람은 흙으로 만든 사람의 형상이 생겼다가 잠시 머물다 다시 사라졌다고 말할 것이오. 반면에 지혜로운 사람은 흙으로 만든 사람의 형상을 만들고 부숴버린 전 과정을 통해 흙으로 만든 사람의 형상은 일찍이 생겼던 적도 없고 다시 사라지는 일도 없이 그저 길의 흙일 뿐, 아무 일도 일어난 적이 없다고 말할 것이오. 여러분이 이처럼 눈에 보이는 것만 쫓아가다 보면 ‘아까’는 ‘..

대기대용(大機大用)이란?

대기대용(大機大用)이란? [문]어떤 것이 대기대용(大機大用)입니까? [답]차라리 '어떤 것이 大機大用이 아닙니까?' 라고 묻는 게 낫지 않겠소? 이 세상 모든 것이 大機大用이 아닌 게 단 한 개도 없다는 소리요. 무한하고 무량한, 무시무종(無始無終)이고 불생불멸(不生不滅)하는 대기(大機)는 허공(虛空) 처럼 온누리, 온 우주, 온 세상에 항상하고 두루해서 미치지 않는 데가 없으며 미치지 않는 것이 없기에, 그것를 일러 대기(大機)라는 방편상(方便上)의 이름으로 말하는 거요. 마치 바다에서 일어나고 꺼지는 천파만파(千波萬波)는 바다를 떠나서는 存在하지 못합니다. 이처럼 바다와 파도의 관계와 마찬가지로, 이 세상 모든 것은 허공(虛空)과 같은 대기(大機)를 떠나서는 결코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 이 세상,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