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기 42

버리고 떠나기

버리고 떠나기(출가) - - 법상스님 출가를 하실 법우님께서 지금까지 살아온 그간의 삶을 정리하면서 보내신 편지 중 일부를 옮겨 봅니다. - - - - - - - - - - 어제는 서울에서 살던 집을 정리 했습니다. 아빠가 월말이면 바쁠 것 같다고, 조금 여유있을 때 정리하자고 해서.. 갑작스럽게 살던 집의 살림살이를 정리하게 됐습니다. 출가(出家)는 작게는 그동안에 나를 즐겁게도 하고 슬프게도 했던 물질적인 모든 것들을 놓아버리고, 크게는 나를 고정짓고 규정했던 허망한한 생각들을 놓아버리고 가는 그런 길이라 하셨는데.... 그런데, 요즘은 나를 둘러싸고 있는 주위의 일상적(日常的)인 것들을 정리하면서 작은 마음 한조각 조차도 놓치못해서 마음 졸이는 내가 보입니다.. 은행에 가서 카드정리 및 통장들 정리..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서 부처로 살아야 부처이다.

탈종교 시대와 불교 (4)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서 부처로 살아야 부처이다. 시내 곳곳 수많은 연등과 한 장소 홀로 선 트리는 지향점 달라 트리 꼭대기 ‘별’ 아닌 내 마음 직시하고 세상 밝힐 ‘등불’ 켜야 관념으로 깨달음 추구 말고 오늘 행동·실천해야 미래 부처 돼 지난 글에서 불교와 기독교의 차이를 ‘원심력’과 ‘구심력’으로 말씀드렸습니다. 원심력이 ‘탈중심적’ 변화와 확산의 힘이라면 구심력은 ‘중심’을 향한 집중의 힘을 상징합니다. 부처님오신날의 연등과 성탄절의 크리스마스트리는 두 종교의 이러한 차이를 시각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크리스마스트리는 그 꼭대기에 별을 달고 불을 밝히듯이 하늘을 향해 집중하는 모양입니다. 기독교인들이 크리스마스트리를 사용하는 방식 또한 ‘중앙집권적’입니다. ..

그냥 그냥 사는 거지 뭐...

그냥 그냥 사는 거지 뭐... - - 법상스님 그냥 그냥 사는 거지요. 사는데 아무런 이유나 조건도 붙지 않고 억지스럽게 억지로 살려고 하지 않아도 그냥 그냥 살려지는 것이 인생입니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라. 산은 산대로 물은 물대로 그냥 그렇게 말입니다. 산은 늘 그대로 지금 그 자리에 있건만 아무런 불평이나 분별도 하지 않고 물은 늘 주위 환경에 내맡겨서 흐르지만 아무런 시비를 하지 않습니다. 작고 얕은 시냇물은 흐르다가 크고 깊은 강으로 또 바다로 합류합니다. 물은 그렇게 인연따라 흘러가다가 따가운 햇살의 연을 만나면 수증기가 되고 구름이 되고 그러다가 인연따라 빗방울로 혹은 우박이며 눈으로 내립니다. 물은 언제부터 그랬냐 할 것도 없고, 왜 그러느냐 할 것도 없고, 어느 모습을 딱히 고집하여..

이 세상에서 당신을 사랑해야 하는 이유

이 세상에서 당신을 사랑해야 하는 이유 / 월호 스님 어느 한 순간의 삶과 죽음에서 우리는 만나고, 헤어지고, 사랑하고, 이별하기를 반복하며 살아갑니다. 이 세상 그 모든 것들은 상대적인 관계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으면서, 나름의 의미를 지니게 됩니다. 헤어짐이 있기에 만남이 애틋하고 소중한 것이며, 이별이 있기에 지금 여기 나의 사랑이 애절한 겁니다. 우리도 그러합니다. 지금 여기의 내가 애틋하고 소중한 이유는 언젠가 지금 이곳에 내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내가 바로 지금 여기에서 희망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야하는 이유인 겁니다. 사람들이 해탈하기 전까지 탄생과 삶, 그리고 죽음은 끊임없이 맞물려 돌아가는 수레바퀴와 같습니다. 그러기에 탄생, 사람, 죽음 각각을 따로따로 생각할 수가 없는 것이지요...

눈앞의 일이 온 세상의 일이다

눈앞의 일이 온 세상의 일이다 - - 몽지&릴라 지혜의 눈, 법신, 광명이라는 방편의 말은 모두 '이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것'이 세상 모든 것을 보는 듯하여 지혜의 눈이라는 방편을 쓰고, '이것'이 세상 모든 형상으로 드러나기에 법신(진리의 몸 이라는 방편을 사용하고, '이것'이 세상 모든 것을 비추는 듯하여 광명(빛)이라는 방편을 사용한다. 지혜의 눈, 진리의 몸(법신), 빛(광명)도 어디까지나 방편상의 비유적인 표현이다. 무언가를 비추는 눈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몸이라는 형태도 따로 없으며 빛도 아니다. '이것'은 어떤 것이 아니지만 여기에서 모든 것이 드러나고 모든 것이 그것이 되며 모든 것이 비친다. '이것'은 우주만물, 이 세상 모든 것과 분리되어 있지 않다. 사소한 것에서 아주 복잡..

사람들이 올바르게 살지 않아 화가 납니까?

사람들이 올바르게 살지 않아 화가 납니까?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올바르게 행동해야해'라고 믿습니다. 정말 그럴까요? 정말 사람들은 올바르게 행동해야만 하는 것일까요? 그건 둘째 치고, 먼저 그 '올바르다'는 것은 무엇이죠? 사람들은 올바르게 행동해야 한다는 그 생각을 믿음과 동시에 사람들은 내 안에 스스로 만들어 놓은 내 식대로의 '올바름'의 잣대나 기준을 설정해 내세우고 그것을 믿게 됩니다. 내가 만든 '올바름'이라는 잣대, 기준, 색안경에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저울질해 본 뒤에, 내 잣대나 기준에 맞지 않으면 타인의 행동이 틀렸다고 여기며 비난하거나, 그런 사람을 보기 역겨워하곤 합니다. TV에서 올바르지 못한 행동을 한 사람이 나오면 인상을 찡그리며, 인터넷을 찾아 악플을 달 수도 있고, 그 사람 ..

지금 이 순간 있는 여기 이 자리에서 꽃피워라.

지금 이 순간 있는 여기 이 자리에서 꽃피워라. 지금 이 순간 있는 여기 이 자리에서 불행하고, 괴롭고, 슬프고, 아프고, 두려운가? 누가 나를 그렇게 만들었는가? 불행, 괴로움, 슬픔, 아픔, 두려움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주체(主體)도 나(我)고, 거기서 벗어나기로 선택하는 주체(主體)도 나(我)다. 무엇이 있고 없는지,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안일어나는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단지 마음을 어떻게 결정하는지, 또 마음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지가 중요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게가 금요일에 평일보다 10% 더 행복을 느끼고 있으며,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날은 월요일이라고 한다. 매일 월요일처럼 죽을 만큼 우울하게 살 것인가, 아니면 매일 금요일처럼 신나고 행복하게 살 것인가? 결정과 선택은 각자의 마음에 달려..

부처가 있는 곳

부처가 있는 곳 - - 부대사 夜夜抱佛眠(야야포불면) 밤이면 밤마다 부처를 안고 자고 朝朝還共起(조조환공기) 아침이면 아침마다 부처와 함께 일어난다. 起坐鎭常隨(기좌진상수) 내가 앉으나 서나 항시 나를 따르고 語默同居止(어묵동거지) 말할 때나 침묵할 때나 나와 함께 하며 纖毫不相離(섬호불상리) 나와 털끝만치도 떨어져 있지 않으니 如身影相似(여신영상사) 마치 몸 그림자가 몸을 따르는 것과 같다. 欲識佛居處(욕식불거처) 부처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자 하느냐 只這語聲是(지저어성시) 다만 말 소리 나는 지금 여기가 부처이로세.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 - - 법담스님 좋은 관계를 유지 하려면 자신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마음이나 느낌을 하나도 감추는 것 없이 진실하게 있는 그 대로의 모습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합니다. 심지어 못난 속뜰 까지도 있는 그대로 보일 수 있어야 합니다. 애써서 내면에서 일어나는 것들이나 속뜰을 포장하고 감추지 않아야 합니다. 숨기는 것이 많은 사람 일수록 어둡고 둔탁하며, 두렵고 떳떳 하지 못하고, 내적으로 순일하지 못하고 순수하지 못한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참회 중에도 가장 좋은 참회는 대중 앞에서 스스로 솔직하게 잘못을 드러내 내면의 어두운 업장을 훌훌 털어버리는 참회입니다.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의 자신에게 자신감을 가지세요. 남들에게 어떻게해서든지 좋게 잘 보이려고 애쓰지 말고 솔직하고 진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