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 없이 흐르는 물의 자유 |
“참으로 거침없이 흘러가는 구나.” 하얀 물보라가 보석이다. 세상의 그 어떤 것보다도 더욱 더 반짝이고 있다. 겨우내 얼어있던 지리산의 정기를 모두 머금은 채 흐르고 있어서인지, 보는 사람의 마음까지 시원하게 씻어주고 있다. 겨울의 묵은 때를 말끔하게 청소해준다. 그렇게 개운할 수가 없다. 계곡의 바위 사이를 흐르고 있는 물이 그렇게 맑을 수가 없다.
흐르고 있는 물은 걸림이 없다. 바위도 물을 잡을 수는 없다. 앞에 돌이 있으면 돌아가고, 가로막고 있으면 우회하고 있다. 장애 자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 부정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수용하면서, 그 사이를 자유롭게 흘러가고 있는 물이 그렇게 시원시원할 수가 없다. 자유를 만끽하고 있어 부럽기만 하다. 나를 본다. 하고 싶은 일은 많다. 해야만 하는 일도 많다. 그런데 한 발자국을 움직일 때마다 걸려서 제대로 움직이기가 어렵다. 걸리는 것이 어찌나 많은 지,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을 정도다. 이렇게 한번 하고 싶으면 가로 막는 사람이 생기고, 저렇게 하고 싶은데, 여건이 허락하지 않아서 제대로 할 수가 없다. 물론 그런 장애는 핑계인지도 모른다. 하고자 하는 욕심이 너무 과해서 그런 결과가 나오는 것인 줄은 안다. 나를 바꿔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악순환 되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 돌아가는 생활 속에서 욕심이 충돌함으로서 결국은 나 자신은 옭아매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벗어나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으니, 난감한 일이다.
자유를 여러 가지로 나눌 수 있지만, 크게 둘로 나누어 생각해볼 수 있다. 하나는 물질적인 욕심에서 자유로운 사람을 생각해볼 수 있고, 다른 하나는 시간적으로 자유로운 사람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물론 재물적인 측면에서도 자유롭고 여유로운 시간을 만끽할 수 있다면 그 이상 바랄 것은 없다. 그러나 이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세상은 공정하기 때문이다. 짧은 기간에 비교하게 되면 불공평할 수도 있지만 인생 전체를 두고 비교해보면 공평하다. 이승에서 불평등을 받았다면 다음 생에서라도 공정성은 유지되어지는 것이다. 만약에 그렇지 않다면 억울하지 않겠는가? 어느 하나를 잘할 수 있다면 못하는 구석이 분명히 있듯이, 삶은 공평하다. 흐르는 물이 부러운 것은 막힘이 없다는 것이다. 물질적인 측면에서나 시간적인 측면 모두에서 걸림이 없이 자유를 만끽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처럼 살고 싶다. 흐르다가 장애를 만나면 머물면 되고 다시 흐를 수 있게 되면 흘러가면 되지 않는가? 물이 흘러가는 길에는 서두르거나 조급하게 움직이는 것은 없다. 계곡을 흐르고 있는 물이 아름다운 것은 자유를 만끽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에 성급한 마음이 있었다면 그렇게 자유를 누릴 수 없을 것이다. 물이 빨리 흘러 어디로 갈까? 서둘러서 가보았자, 강을 지나 바다일 뿐이다. 계곡에서 흐르고 있던 바다에서 있던 다를 것이 무엇이 있단 말인가? 어리석은 사람이 괜히 서둘고 있을 뿐이다.
인생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빨리빨리 서둘러서 도착하게 되는 곳이 어디인가? 얼굴에 생긴 주름만 남아 있을 뿐이다. 무엇을 위하여 그렇게 성급하게 움직인단 말인가? 이렇게 서둘게 되면 고통의 크기만 커질 뿐이다. 느긋하게 삶을 즐겨도 시간이 부족한데, 서둘러서 더욱 더 고해를 깊게 하고 있을 뿐이다. 누군가 그랬다. 물질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다른 사람을 위하여 물질을 사용하게 되고, 시간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데 열정을 쏟는다고. 그러나 자유롭지 못한 사람은 무엇 하나 제대로 누릴 수 없게 된다. 나에게 주어진 인생은 유한하다. 그 것도 여러 번도 아니고 단 한 번뿐인 인생이다. 낭비할 여유가 없다. 즐기고 누리고 살 시간도 부족한 것이 인생이다. 그렇다고 하여 서두르게 된다면 모든 것을 잃어버릴 수 있다. 자유를 누리는 사람은 자신이 자신을 놓아줄 줄을 안다. 자신이 자신을 붙잡고 있는 것이 얼마나 큰 어리석음인지를 잘 알고 있다. 구속하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이지 다른 사람은 아니기 때문이다. 진정으로 자유를 즐길 줄 아는 사람은 욕심을 버린다. 자신을 놓아준다는 말은 스스로를 얽매이지 않게 한다는 뜻이다. 놓지 못하고 붙잡고 있으면, 가지고 있어도 아무 소용이 없다. 돈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자유로워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지키기 위하여 더욱 더 무거워질 뿐이다. 명예도 그렇고 권력도 마찬가지다.
보석처럼 빛나면서 흐르고 있는 물을 바라보면서 자유의 소중함을 실감하게 된다.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된다면 돈을 아름답게 사용할 수 있게 되고, 시간을 가지고 있다면 더욱 더 보람 있게 사용할 수가 있다. 흐르는 물의 자유를 바라보면서 한번 뿐인 내 인생의 주인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를 생각해보게 된다. <春城> 정책넷포터 정기상(keesan@hanmail.net) | ||||||||||
정기상 (keesan@hanmail.net) | 등록일 : 2008.03.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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