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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얼굴 좀 보여주세요(!)', 관광명소 된 봉하마을

장백산-1 2008. 4. 11. 11:45
2008년 04월 11일 (금) 08:18  노컷뉴스

'얼굴 좀 보여주세요(!)' 관광명소가 된 봉하마을

[워싱턴=CBS 박종률 특파원 nowhere@cbs.co.kr]

'대통령님! 얼굴 좀 보여주세요'...
노무현 전(前) 대통령의 고향 봉하마을에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매일 관광버스와 승용차 행렬이 줄을 잇는등 재임 때와는 정반대로 퇴임이후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10일(현지시간) 국제면 기사에서 봉하마을의 일상을 자세히 소개하며 한국의 전직 대통령과 다른 삶을 살고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가(生家)가 관광명소로 탈바꿈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봉하마을에는 평균 주중에는 수천명,일요일에는 최대 2만명에 이르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며,이들은 산책나온 노 전 대통령을 뒤따르고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는다고 소개했다.

또 노 전 대통령이 집에 있는 것을 확인한 일부 관광객들은 일제히 '얼굴 좀 보여주세요'라고 연호한다면서 그가 마지못해 모습을 나타내면 환호성과 카메라 플래시가 터진다고 덧붙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오늘은 아침 9시부터 사람들이 나오라고 아우성'이라면서 '대통령 재임 때나 퇴임한 지금이나 어느 정도는 개인 사생활이 있어야 하는데 조금은 부담'이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그러나 '고맙고 영광스러운 마음'이라면서 '찾아온 사람들과 일일히 악수도 못하고 차 한잔도 대접하지 못해 죄송할 따름'이라고 심경을 피력하기도 했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지금까지 한국의 전직 대통령 집 주변에는 관광객이 아닌 시위대들의 함성이 있었고 또한 당사자들은 암살과 투옥,부패에 휘말려 왔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생존해 있는 한국의 전직 대통령 4명은 고향이 아닌 서울에서 경찰의 엄중한 경비 속에 일반 시민들과 어울리지 않고 있지만 노 전 대통령은 고향으로 내려와 자전거를 타고 나무를 심고,농부들과 도랑을 청소하며 하루에 수천명이 접속하는 개인 블로그도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노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30% 미만의 낮은 지지율을 기록했지만 퇴임 이후 소박한 삶을 살면서 오히려 인기가 오르는 새로운 전직 대통령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신문은 평가했다.

신문은 또 노 전 대통령이 정치를 다시 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회의론자들은 그가 열렬한 지지자들인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회원들과 여전히 연결돼 있다면서 정치 재개 가능성을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할 일이 많아 너무 바쁘다'며 '대통령 재임 때는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하루에 최소한 6시간은 잤는데 어제는 새벽 1시까지 일하느라 5시간도 자지 못했다'면서 '자유를 느낀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중심언론 CBS 뉴스FM98.1 / 음악FM93.9 / TV CH 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