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서 부엉이 되리 (서프라이즈 / 이기명 / 2009-07-27)
죽어서 부엉이 되리
이 기 명
나 죽어서 부엉이 되리.
밤 지새워 한 맺혀 슬피 우는 부엉이 되리.
부엉. 부엉.
이 슬픔 어이 견디나. 이 분노 어이 삭이나. 그리움 사무쳐 목메어 운다.
부엉 부엉.
나 죽어 부엉이 되리.
인왕산. 북악산. 관악산. 남산.
이 땅의 모든 산
밤새워 날라 다니며 부엉이 오백만 모두 잠 깨워
여기 봉화산 꼭대기 부엉이 바위 가신 님 그리워 목메어 부른다.
“깨어나세요. 일어나세요.”
부엉이는 알고 있느니.
님 떠나게 한 자. 님 죽게 만든 자
님 떠난 뒤 웃은 자. 님 떠난 뒤 떨고 있는 자. 그들의 최후를 반드시 보리니.
깊은 밤. 봉화산 부엉 바위에 올라 내려다보면
거기 우리 님 깊이 잠들어 계신 곳.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미안 해 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어찌 슬퍼하지 않으랴. 어찌 미안 해 하지 않으랴. 어찌 원망하지 않으랴.
운명이라 해도 슬퍼하고 운명이라 해도 미안하고 운명이라 해도 원망하고
님 지키지 못한 회한에 운다.
묘 비 명 ‘대통령 노무현’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
따르리라. 따라가리라. 님의 뜻 따라가리라.
2009년 7월 |
(cL) 이기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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