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불교(연재를 시작하며) |
- 과학은 상황분석 통해 종합적 결론 도달 - - 불교는 직관하여 일시 종합적 해결찾아 - 붓다와 더불어 붓다의 제자들이 어떤 이상을 갖고 있었으며, 그 이상을 실현 하기 위해 어떻게 노력하고 수행하고 생활하였는지는 오늘날 승단의 존재 의미와 더불어 가장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 시대가 아무리 변하고, 세상이 아무리 바뀌어도 진리를 추구하며 진실한 삶을 엮어가는 구도자의 길은 변할 수 없는 것이다.
1975년 시카고에서 열린 세계종교지도자대회에서 힌두교 성인의 연두 연설 중에서 우물 안의 개구리 이야기가 있다. 이것은 불교의 자타카에 나오는 것인데 매우 비유적 이다. A라는 개구리가 어떤 우물 속에서 태어나 거기에서만 오랫동안 살고 있었다. 어느날 바다에 살던 개구리 B가 육지에 기어올라 왔다가 그 우물에 빠졌다. A:“너는 어디로 부터 왔지?” B:“바다에서?” A:“바다는 얼마나 크냐? 이 우물과 같으냐” B: “바다를 이런 좁은 우물과 어떻게 비교한단 말이냐” A: “이 우물보다 더 큰 세상이 있을 턱이 없다. 이 거짓말쟁이 녀석. 어서 썩나가지 못해” 우리 불교인들은 모두 자기 나름대로의 우물속에서 살고 있으면서 그 우물이 전부라고 생각하고 있다. 지금 우리는 터널을 뚫어야 할 중차대한 시점에 서 있는 것이며, 이 작업의 일환으로 먼저 불교와 과학의 터널을 뚫어 보고자 한다. 뉴턴은 “자연탐구상의 기초가 되는 방법론”에서 다음과 같이 요약하고 있다. 제1법칙은 현상을 설명하는 데 충실하고 진실한 원인 외에는 어떤 원인도 자연의 사물에 포함해서는 안되며, 제2법칙은 같은 결과는 동일한 원인에 의한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며, 제3법칙은 물체의 성질을 규명하는 데 있어서 실험적 사실에 의해 그 성질이 모든 물체에 있는 것이 증명된다면 그것이 어떤 물체이건 보편적 성질로 보아도 좋다는 것이다. 원인이 다시 여러가지 현상으로 확대되어 보편적 성질로서 확증되어야 함을 말한다. 즉 <현상>--<이론>--<검증>의 방법적 순환을 완성하여 연구방법의 한 모형을 이룬 것이다. 그에 비해 불교에서의 선문답은 이렇게 오고 간다. 스님:달마조사께서 동쪽으로 오신 뜻은 무엇입니까? 조주:뜰 앞의 잣나무니라. 스님:잣나무를 물었던 것은 아닙니다. 조주:나도 잣나무를 말한 것이 아닐세. 스님:달마조사께서 동쪽으로 오신 뜻은 무엇입니까? 조주:뜰 앞에 잣나무니라. 말과 언어의 논리성을 넘어서 그것이 나타내는 이미지나 개념자체를 파악하고 그 물음에 대한 존재의 본질에 대한 대답을 적절한 현실상황으로 응답하는 방법론인 것이다. 명상과 수행으로 이루어지는 발산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보이지 않는 정신세계에 대한 추구와 생명의 본질에 대한 추구가 동양문화의 밑바닥에 도도히 흐르고 있다. 이러한 문화의 차이는 결국 서양문화는 인간중심적으로 정복과 파괴에 의하여 이루어졌으며, 동양문화는 우주의 전 생명을 대상으로 조화와 질서에 의하여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어떤 명제가 도달하기 위한 과학적 방법은 상황을 분석함으로써 종합적인 결론에 도달하고 불교적인 방법은 상황을 직관하여 종합적으로 해결하고 분석적인 물음의 결론에 도달한다. 비유하자면 하나의 이상적인 집을 설계하는데 있어서 과학적인 방법은 기초는 기초대로, 본체는 본체대로 부분적으로 완성하여 최선의 전체를 이루어가는 방법이며, 불교적인 방법은 관조함으로써 한꺼번에 집전체의 가장 완벽한 모습을 찾는 방법이다. 불교와 과학의 터널은 오늘날 물질적 풍요와 정신적 빈곤으로 인한 인간정신을 파국으로 몰아가고 있는 서구문명의 한계 속에서 새로운 인식의 물결을 창출할 수 있는 서막이 되리라고 기대해 본다. 김성규 <영남대의대교수> |
출처 : 석가모니불
글쓴이 : 영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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