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을 ‘대한민국 번영 1번지’로 만들겠다는 다짐을 새롭게 하면서 김두관 경남 도지사의 힘찬 첫 발걸음이 시작됐다. 희망찬 경남의 미래를 위해 김 지사의 취임을 도민의 한 사람으로 열렬한 축하를 보낸다.
우리나라 정치인 유형은 두 가지가 있다. ‘반사체형’과 ‘광원체형’이다. 본질이 반사체 정치인은 광원이 없어지면 스스로 사라진다. 우리는 이런 유형의 정치인들을 수도 없이 보아 왔다. 지금까지 김 지사는 어떤 인물의 후광으로 정치를 해온 사람은 아니다. 자력으로 겸손함을 통해 광도의 높낮이를 조정할 줄 아는 광원체형의 정치인인 것이다.
그의 역사관에는 중앙 지향보다는 지역 지향의 ‘사림파’ 전통이 흐르고 있다. 지난날 ‘사림파’는 성리학 중심으로 한 이념 지향이었지만 김 지사는 성리학적으로 내면을 검찰하면서 이념의 현장화를 위하여 실사구시하는 실학파의 전통을 또한 중시하여 이어받았다.
이러한 성정의 김 지사는 이념과 명분 그리고 현실의 실질을 극대화하는 합리적인 자세를 견지하고 있으며 다양한 의견에 귀 기울여 듣는다고 판단돼 경남의 문화정책 방향에 관해 지역문화인으로서 몇 가지 고언을 드리고자 한다.
경남 문화는 웅혼한 지리산 내륙문화권과 수려한 남해안의 해양문화권이 서로 잘 조화하여 찬란한 꽃을 피워 왔다. 이제 경남은 지난날의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문화강도(文化强道)를 건설해야 한다. 현재 경남의 문화정책은 여타 지자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처져 있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김 지사의 가치 철학인 지방분권과 풀뿌리 민주주의도 경남의 문화적인 토양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할 것으로 본다.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제안을 드려 새로운 경남의 문화르네상스를 기대하여 본다.
첫 번째로는 경남문화재단에 과감한 투자를 해 재단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문화재단을 통한 활동이 새로운 문화 예술로 표현되고 그렇게 활성화된 새로운 예술과 통하여 미래적 새로운 전통을 형성시켜 경남의 뚜렷한 정체성을 만들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는 대장경엑스포에서 한 단계 발전한 세계문자문명비엔날레를 지속가능한 행사로 개최해 글로벌한 세계축제를 기획해야만 한다. 경남은 우리나라 문자문명의 발상지이다. 원삼국시대 창원 다호리를 중심으로 문자 사용의 역사가 뚜렷하고 각 시대에 걸친 문자문명의 흔적들인 남해 금산석각, 함안 성산의 목간, 창녕의 순수비 등 셀 수 없이 산포돼 있다. 이런 역사에 근거한 문화유산을 활용, 세계적 문화축제를 통해 문화의 사회적 실천을 행동으로 옮겨야 할 것이다.
세 번째로는 탄생 100주년을 맞는 경남도의 발전사를 한눈에 보고 느낄 수 있는 경남도립박물관을 창설해야 한다. 박물관은 문화 소프트웨어의 보고이면서 평생학습의 교육장이며, 도민의 자긍의식을 심어 주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네 번째로는 서민 중심의 문화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지역의 예술인들과 수시로 어울리면서 그들의 소소한 이야기까지 귀담아 들어 수렴하고 발전적으로 발현될 수 있도록 하였으면 한다. 도민을 위한 문화 프로그램의 질적 향상과 높은 수준의 문화 향유가 함께 병행되어야만 문화진흥을 이룰 수 있다. 도지사와 문화예술가들의 소통구조는 그대로 문화 예술이 도민들에게 직접 전해지고 향유되는 지름길이기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정신문화와 물질문명을 통섭하는 문화도지사 김두관의 역할을 기대해 보고 싶다.
최정간(도예가·하동 현암도예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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