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대통령 김두관

"국민을 이기는 대통령은 없습니다" "시대강 중단 촛불 집회"

장백산-1 2010. 7. 4.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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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을 이기는 대통령은 없습니다”
4대강 공사 중단, 촛불 밝힌 서울광장…“흘러라 4대강, 들어라 민심”
2010년 07월 03일 (토) 21:11:18 류정민·김원정 기자

“국민을 이기는 대통령은 없습니다.”

3일 오후 6시30분 서울광장. 4대강 공사 중단을 촉구하는 범국민대회에 참석한 정당, 시민사회, 노동조합의 다양한 깃발이 어우러져 있다. 1년 전 열린 광장을 목청껏 외치며 경찰의 바리케이드 앞에서 대치하던 그런 모습이 아니었다.

 

삼삼오오 모여 앉아 연단을 바라보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시민들에게 서울광장이 열렸기 때문이다. 6·2 지방선거 이후 달라진 풍경이다. 이날 행사는 헌법이 보장한 집회의 자유를 현실로 만든 첫 번째 상징적인 자리가 됐다.

 

시민들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다양한 사람이 모였다. 나이 지긋한 노인들부터 유모차를 끌고 나온 젊은 부부, 연인, 학생, 직장인, 주부 등 다양했다. 사람들은 행사 시작 시간인 6시30분 이전부터 점점 불어났고 주최측 추산 2만 명이 서울광장을 채웠다.

 

 

   
  ▲ 야4당과 시민사회 종교계 등은 3일 오후 '4대강 공사 중단 7.3 범국민대회'를 열고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 중단을 요구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 이치열 기자 truth710@  
 

정치권에서는 정당 대표와 광역단체장은 물론 다양한 인사들이 모였다. 한명숙 장상 추미애 김진표 박지원 유시민 김영진 정청래 장세환 김진애 문희상 이미경 홍희덕 홍영표 김효석 이정희 유원일 김희철 노웅래 김재균 김민석 유기홍 천정배 김희선 박주선 김상희 김진표 김유정 김희선 최영희 최재성 윤덕홍 이석현 김영진 김희철 김영환 정범구 박기춘 조정식 신학용 등 야당 지도부와 전·현직 의원들도 참석했다.

 

또 고재득 서울 성동구청장, 최성 고양시장, 김성환 서울 노원구청장 등 기초단체장들도 참석했다. 야당 소속 서울시의원들은 ‘한강운하저지보고’의 자리를 마련했고, 한강 유역 주민들은 4대강 사업을 통해 피해를 입은 그 절절한 사연들을 시민들에게 전했다.

 

수많은 정치인과 시민들이 모인 이유는 4대강 공사 중단을 위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이명박 정부에 전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 야 4당 대표가 함께 모였다.

 

6·2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을 이명박 대통령이 수용하라는 요구 때문이다. 첫 번째 요구였던 세종시 수정안은 국회 본회의 표결에 따라 무산됐다. 이명박 정부 핵심 국정과제 한 축이 무너졌다. 야당이 그토록 원했던 결과가 현실이 됐다.

 

남은 주제는 야당과 시민사회, 종교계가 한 몸으로 반대하는 4대강 사업 문제이다. 이날 ‘4대강 공사 중단, 7·3 범국민대회’는 정당 대표들과 지방자치 광역단체장, 종교계 대표, 시민사회 대표, 4대강 유역 주민 등이 참석해 4대강 사업의 중단을 촉구하는 국민 목소리를 전하는 자리였다. 또 안치환 한영애 손병휘 등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공연도 어우러졌다.

 

정당 대표들은 저마다 4대강 사업 저지를 다짐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6·2 지방선거에서 국민이 힘을 실어줘서 민주 광장에서 자유롭게 집회를 하게 됐다”면서 “4대강 예산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돌리는 데 쓰고 공교육을 정상화하는 데 쓰도록 끝가지 투쟁해서 우리 뜻을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는 “국민은 지방선거에서 4대강 사업을 즉각 중단하라고 명령했다”면서 “이명박 정권이 오기와 독선으로 4대강 가속 폐달을 밟았는데 4대강을 고집하면 4대강에서 익사한다”고 경고했다.

 

 

   
  ▲ 야4당 대표가 무대에 올라 현정부의 4대강사업저지를 결의하며 만세를 불렀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는 “4대강을 지킬 것이냐, 대통령을 지킬 것이냐, 국민은 4대강을 지키라고 한다”면서 “4대강 사업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이명박 정권 중단을 위해 떨쳐 일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정 국민참여당 대표는 “6·2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면 4대강 사업을 즉각 중단할 줄 알았다”면서 “4대강 사업, 천안함 문제, 영포회 문제 등은 국정조사 국정감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광역단체장들도 뜨거운 박수를 받으며 연단에 올라왔다. 주인공은 김두관 경남도지사, 강운태 광주광역시장, 안희정 충남도지사 등이다. 송영길 인천광역시장은 이 자리에 참석하고자 오는 도중에 인천에서 발생한 대형 교통사고 처리 관계로 인천으로 돌아갔으며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시민의 목소리에 공감한다는 뜻을 전했다.

 

김두관 경남도지사는 “민주진보개혁 진영 단결로 4대강을 지켜내겠다. 4대강 사업 현장은 눈뜨고 볼 수가 없다. 환경파괴 생명파괴 눈뜨고 볼 수 없다. (4대강 사업 중단을 통해) 생명의 강을 지켜내겠다”고 다짐했다.

 

 

   
  ▲ 6.2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안희정 충남도지사, 강운태 광주시장, 김두관 경남도지사(왼쪽부터)가 무대에 올라 지방정부에서도 4대강사업을 막아내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강운태 광주광역시장은 “강은 흘러야 강이다. 영산강의 과제는 둑과 보를 만드는 게 아니라 수질을 개선하는 것이다. 생활하수를 정비해야 아름다운 강이 된다. 4대강 사업비를 수질개선사업비로 돌려야 한다. 무조건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게 아니라 지천, 소하천부터 먼저 살리자”고 제안했다.

 

오후 7시47분께 사회를 맡은 김종남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의 다함께 촛불을 켜자는 제안과 함께 서울광장에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국민 목소리가 담긴 촛불이 켜졌다. “국민을 이기는 대통령은 없다”는 그 뜻을 전하고자 수많은 국민이 촛불을 밝혔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초방빅 승부를 연출하며 석패한 한명숙 전 국무총리도 촛불을 켰고, 범야권 단일후보로 추대돼 선전을 펼쳤던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도 촛불을 켰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도 각자의 촛불을 하나로 들었다.

 

 

   
  ▲한명숙 전 총리가 촛불을 밝히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 79명의 민주당 서울시의원이 오세훈 시장의 한강운하 사업 저지 계획을 밝히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 이 날 집회에는 낙동강 유역의 골재채취원들이 참석해 이명박 대통령의 4대강사업 때문에 자신들의 생존권이 박탈당했다고 외쳤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시민들은 “강은 흘러야 한다”는 그 제안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전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촛불의 뜻을 받아들일지는 지켜볼 일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2008년 촛불이 한창 타오를 때 국민 앞에 사과의 뜻을 전했지만 지난 5월 지방선거를 한 달 앞둔 시점에서 촛불을 든 시민들의 반성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6월14일 방송연설을 통해 “4대강 살리기는 미래를 위한 투자이지만 먼 훗날이 아니라 바로 몇 년 뒤면 그 성과를 볼 수 있는 국책사업”이라면서 강행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앞서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11월27일 주요 방송 생중계로 진행된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국민은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내가) 대운하 하는 것으로 알고 저를 지지했다. (대선 이후 대운하는) 반대 (여론이) 많다고 하니까 4대강 복원하면 되고 운하는 다음 대통령이 필요하다면 그때 가서 하고”라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4대강 사업은 물론 대운하 사업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부인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6월29일 제18차 라디오연설에서도 “이 기회에 분명하게 말씀을 드리겠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대운하가 필요하다’는 제 믿음에는 지금도 변화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 이명박 대통령은 대선이 열리기 전인 지난 2007년 6월22일 오후 '대운하' 탐방을 위해 부산 강서구 대저동 낙동강 둔치를 방문했다. ⓒ연합뉴스  
 

이명박 대통령은 임기 중에는 대운하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4대강 사업은 적극적인 추진 의지를 갖고 있다. 시민들은 촛불 광장에서 4대강 사업도 생명을 파괴하는 사업이기에, 예산을 낭비하는 사업이기에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선택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달려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4대강 공사 중단의 요구를 받아들일까. 아니면 소수 국민의 의견일 뿐이라고 일축하며 공사를 강행할까. 임기 절반이 된 대통령이 국민 뜻을 저버린다면 ‘레임덕’을 재촉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서울광장을 밝힌 촛불은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이렇게 외쳤다.

“흘러라 4대강, 들어라 민심”

 

 

   
  ▲ 2부 문화제에서 블루스 가수로 널리 알려진 강허달림 씨가 노래하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 락그룹 허클베리핀의 무대. 이치열 기자 truth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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