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메일

이웃과 함께 봄을

장백산-1 2011. 3. 18. 11:33

나눔뉴스님(www.nanumnews.com) 향기메일입니다.
이웃과 함께 봄을


한가롭게 봄을 즐기고 앉은 사슴들을 바라보다가
그들 곁을 분주히 오가는 까치 두 마리를 발견했다.
수상쩍은 행동을 눈여겨보는데
부리에는 뭔가 가득 물려 있었다.
"저게 뭐지?" 궁금해 살펴보니 그것은 사슴의 털이었다.
까치들은 기술 좋게 사슴의 털을 뽑아 부리 안쪽에 모았다가
더 이상 물고 있을 수 없으면 한쪽에 내려놓고
다시 다가가는 것이었다.
마침 가려운 곳을 긁어줘 기분이 괜찮다는 듯
사슴들은 아예 몸을 내맡기고 있었다.
가끔 보기에도 아플 정도로 쪼는 강도가 세지면
"야, 살살해." 말하는 듯
사슴은 몸을 움찔거렸고 행동이 잰 까치는
뒤로 물러났다가 이내 다시 다가갔다.
'모은 털로 뭘 하려는 거지?' 잠시 궁금했지만
해답은 쉽게 풀렸다.
까치부부가 보금자리를 새로 꾸미려는 것이었음을.
그들은 그렇게 함께 봄을 맞고 있었다.

이웃 일본의 아픔이 남의 일 같지 않다.
그들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다면...
조금이라도 용기를 줄 수 있다면...
어려울 때 도와주고 용기를 북돋워주는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 하지 않던가.
지구촌의 온정이 줄이어 닿고 있다는 소식이
반갑고 한편 고마우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을 찾아본다.



향기작가 최선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