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2-05-04 15:24 / 수정: 2012-05-04 15:34
[Cover Story]
IT 의 힘…3차 산업혁명이 시작되다
스마트 혁명…인간은 행복만 할까?
지난해 개봉해 화제를 모았던 영화 『머니볼』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색다른 방식으로 구단을 운영했던 구단주 빌리 빈에 대한 영화다. 빌리 빈이 이끄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가난한 구단 가운데 하나였다.
#'휴먼 라이프'바꾼 IT
세이버매트릭스는 정보기술(IT)이 프로야구 구단의 경영을 어떻게 바꾸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IT는 프로야구뿐 아니다 모든 산업에 걸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컴퓨터를 이용한 데이터 분석에 활용된다. 스마트폰·무선데이터통신·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터넷 등의 확산으로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데이터들을 수집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인터넷 서점 아마존은 정보 기술을 활용해 성공한 대표적 기업으로 꼽힌다. 이용자들이 주문한 책을 빨리 배송하면서도 재고를 최소화하는 물류관리, 이용자들이 이전에 주문했거나 살펴본 책을 통계로 집계해 이를 근거로 좋아할 법한 책을 추천해 주는 추천 서비스 등은 아마존을 성공의 길로 이끈 대표적인 기술이다. 아마존은 이러한 기술을 바탕으로 인터넷 쇼핑몰 사업에 진출, 대형 할인점 월마트과 경쟁하고 있다. 아마존뿐 아니다. 미국의 애플사는 아예 인공지능(AI)기술을 스마트폰에 접목했다. 지난해부터 도입한 ‘시리’는 이용자의 언어를 그대로 이해해 업무를 수행한다.
영국의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이러한 변화에 대해 “第3차 産業革命期가 왔다”고 분석했다. 18세기 면방직 공장을 필두로 시작된 ‘최초의 산업혁명’과 19세기 후반 대기업이 등장하고 전기·기계·화학 산업이 발전한 ‘제2차 산업혁명’에 이어 IT에 기반한 ‘제3차 산업혁명’이 다시 시작됐다는 얘기다. 지금까지 IT산업이 PC와 인터넷에 갇혀 있었다면 최근 일어나고 있는 변화는 모든 전자 기기들이 컴퓨터화되고
#20:80 법칙의 사회 심화되나
이러한 산업계의 혁신은 새로운 벤처붐을 낳고 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는 잘 다니던 회사를 박차고 나와 자기 집 차고에서 300달러로 회사를 세웠다. 앵그리버드(핀란드), 프레지(헝가리) 등 유럽에서도 주목받는 벤처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얼굴 인식 기술을 가진 국내 벤처 기업 올라웍스는 최근 세계 1위 반도체 업체 인텔에 인수되기도 했다.
IT 기술의 발전은 항상 밝은 것만 아니다. 현장 노동자의 ‘직감’과 ‘노하우’에 의존해 오던 작업들이 컴퓨터에 밀려 사라지는 추세다. 미국 학자 해리 브레이버먼이 ‘노동자의 탈숙련화’라고 부른, 나름의 기술을 지닌 숙련 노동자가 소모품 같은 단순조작 노동자로 전락하는 과정이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사무직 업무까지 인건비가 싼 해외 업체에 맡기는 ‘오프 쇼어링·offshoring(용어설명 참조)’은 활성화된 지 오래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산업 변화의 주기도 짧아지고 있다. 숙련 노동자라도 일순간에 전문성을 인정받지 못하면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자동화 반대를 외치는 목소리도 높다.
하지만 이를 이유로 IT 기술의 발전을 금지해야 할까. 돌이켜 보면 인류 문명의 발전은 새로운 기술과 혁신을 통해 이뤄져 왔다. 전기 자동차가 처음 발명됐을 때 마차산업 종사자들은 모두 사양산업으로 내몰렸다. 영국은 마차산업을 살리기 위해 붉은 깃발법을 만들어 자동차 앞에서 붉은 깃발을 든 사람이 먼저 가도록 하기도 했다. 하지만 자동차 산업의 발전 흐름은 막을 수 없었고 마차산업은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신기술과 혁신은 언제 어디서나 사양업종 사양직종을 만들어 낸다. 사양업종 사양직종이 나타나는 것을 막으려 기술 개발을 금지한다면 산업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사양 업종 근로자들이 다른 산업에서 새로운 직장을 찾거나 스스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우리 주변에 이러한 사례를 찾아 정부는 어떤 정책을 펴고 있는지 알아 보자
조귀동 한국경제신문 기자 claymore@hankyung.com
< 논술 포인트 >
새롭게 출현한 기술이 경제와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끼쳐왔는지 토론해 보자. 오늘날 정보기술의 발전이 야기하고 있는 변화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여기에서 발생한 부작용에 대한 해결책은 무엇이 있는지 논의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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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력 불균형 키우는 '모바일 디바이드'
스마트폰이 확산되면서 스마트폰 보유 유무에 따른 정보 격차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스마트폰 보유 유무에 따라 정보 습득 및 사회적 네트워크 형성 기회가 엄청나게 차이난다는 것이다. 이를 전문가들은 ‘모바일 디바이드(moblie divide)’라고 부른다.
스마트폰은 기기값과 이용 요금이 비싸기 때문에 경제적 취약 계층이 이를 이용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다양한 소셜미디어서비스들은 스마트폰 이용을 전제로 한다. 경제적으로나 연령별로 스마트폰에 취약한 계층은 자연스레 정보 습득뿐만 아니라 사회적 네트워크 형성 기회가 부족해질 뿐만 아니라 정치적 영향력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발간한 ‘국내 정보기술 이용에서 인구사회적 격차분석’ 보고서는 이를 잘 보여준다. 이 보고서는 전국의 15~49세 국민 800명을 대상으로 면접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했다. 스마트폰 가입자의 학력은 대학원 이상 40%, 대졸 이상 27.2%, 고졸 이하 17.9%였다.
지난해 개봉해 화제를 모았던 영화 『머니볼』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색다른 방식으로 구단을 운영했던 구단주 빌리 빈에 대한 영화다. 빌리 빈이 이끄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가난한 구단 가운데 하나였다.
뛰어난 선수들을 데리고 올 수 없어 만년 하위권을 맴돌았다. 빌리 빈은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IT 기술을 활용한 혁신적인 통계를 활용했다. 잠재력을 갖추고 있지만 야구계에서 외면받고 있는 선수들을 발굴해 싼 값에 데려와 역량을 발휘하도록 한 것이다.
그 결과 그는 2000년부터 2005년까지 5년 연속 플레이오프(결승전)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그가 활용한 통계 기법은 선수들의 타율 승률 등 통계를 장기간에 걸쳐서 분석해 선수 재능을 평가하는 ‘세이버매트릭스(sabermatrics)’라는 것이다.
빌리 빈은 미국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구단 운영에 세이버매트릭스를 적용한 구단주로 기록되었다. 그후 다른 구단들도 세이버매트릭스를 속속 도입해 미국 프로야구계에 큰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휴먼 라이프'바꾼 IT
세이버매트릭스는 정보기술(IT)이 프로야구 구단의 경영을 어떻게 바꾸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IT는 프로야구뿐 아니다 모든 산업에 걸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컴퓨터를 이용한 데이터 분석에 활용된다. 스마트폰·무선데이터통신·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터넷 등의 확산으로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데이터들을 수집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인터넷 서점 아마존은 정보 기술을 활용해 성공한 대표적 기업으로 꼽힌다. 이용자들이 주문한 책을 빨리 배송하면서도 재고를 최소화하는 물류관리, 이용자들이 이전에 주문했거나 살펴본 책을 통계로 집계해 이를 근거로 좋아할 법한 책을 추천해 주는 추천 서비스 등은 아마존을 성공의 길로 이끈 대표적인 기술이다. 아마존은 이러한 기술을 바탕으로 인터넷 쇼핑몰 사업에 진출, 대형 할인점 월마트과 경쟁하고 있다. 아마존뿐 아니다. 미국의 애플사는 아예 인공지능(AI)기술을 스마트폰에 접목했다. 지난해부터 도입한 ‘시리’는 이용자의 언어를 그대로 이해해 업무를 수행한다.
영국의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이러한 변화에 대해 “第3차 産業革命期가 왔다”고 분석했다. 18세기 면방직 공장을 필두로 시작된 ‘최초의 산업혁명’과 19세기 후반 대기업이 등장하고 전기·기계·화학 산업이 발전한 ‘제2차 산업혁명’에 이어 IT에 기반한 ‘제3차 산업혁명’이 다시 시작됐다는 얘기다. 지금까지 IT산업이 PC와 인터넷에 갇혀 있었다면 최근 일어나고 있는 변화는 모든 전자 기기들이 컴퓨터화되고
데이터 통신 네트워크로 묶인다는 점이 특징이다.
#20:80 법칙의 사회 심화되나
이러한 산업계의 혁신은 새로운 벤처붐을 낳고 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는 잘 다니던 회사를 박차고 나와 자기 집 차고에서 300달러로 회사를 세웠다. 앵그리버드(핀란드), 프레지(헝가리) 등 유럽에서도 주목받는 벤처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얼굴 인식 기술을 가진 국내 벤처 기업 올라웍스는 최근 세계 1위 반도체 업체 인텔에 인수되기도 했다.
IT 기술의 발전은 항상 밝은 것만 아니다. 현장 노동자의 ‘직감’과 ‘노하우’에 의존해 오던 작업들이 컴퓨터에 밀려 사라지는 추세다. 미국 학자 해리 브레이버먼이 ‘노동자의 탈숙련화’라고 부른, 나름의 기술을 지닌 숙련 노동자가 소모품 같은 단순조작 노동자로 전락하는 과정이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사무직 업무까지 인건비가 싼 해외 업체에 맡기는 ‘오프 쇼어링·offshoring(용어설명 참조)’은 활성화된 지 오래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산업 변화의 주기도 짧아지고 있다. 숙련 노동자라도 일순간에 전문성을 인정받지 못하면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자동화 반대를 외치는 목소리도 높다.
하지만 이를 이유로 IT 기술의 발전을 금지해야 할까. 돌이켜 보면 인류 문명의 발전은 새로운 기술과 혁신을 통해 이뤄져 왔다. 전기 자동차가 처음 발명됐을 때 마차산업 종사자들은 모두 사양산업으로 내몰렸다. 영국은 마차산업을 살리기 위해 붉은 깃발법을 만들어 자동차 앞에서 붉은 깃발을 든 사람이 먼저 가도록 하기도 했다. 하지만 자동차 산업의 발전 흐름은 막을 수 없었고 마차산업은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신기술과 혁신은 언제 어디서나 사양업종 사양직종을 만들어 낸다. 사양업종 사양직종이 나타나는 것을 막으려 기술 개발을 금지한다면 산업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사양 업종 근로자들이 다른 산업에서 새로운 직장을 찾거나 스스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우리 주변에 이러한 사례를 찾아 정부는 어떤 정책을 펴고 있는지 알아 보자
조귀동 한국경제신문 기자 claymore@hankyung.com
< 논술 포인트 >
새롭게 출현한 기술이 경제와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끼쳐왔는지 토론해 보자. 오늘날 정보기술의 발전이 야기하고 있는 변화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여기에서 발생한 부작용에 대한 해결책은 무엇이 있는지 논의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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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력 불균형 키우는 '모바일 디바이드'
스마트폰은 기기값과 이용 요금이 비싸기 때문에 경제적 취약 계층이 이를 이용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다양한 소셜미디어서비스들은 스마트폰 이용을 전제로 한다. 경제적으로나 연령별로 스마트폰에 취약한 계층은 자연스레 정보 습득뿐만 아니라 사회적 네트워크 형성 기회가 부족해질 뿐만 아니라 정치적 영향력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발간한 ‘국내 정보기술 이용에서 인구사회적 격차분석’ 보고서는 이를 잘 보여준다. 이 보고서는 전국의 15~49세 국민 800명을 대상으로 면접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했다. 스마트폰 가입자의 학력은 대학원 이상 40%, 대졸 이상 27.2%, 고졸 이하 17.9%였다.
월 가구소득별로는 500만원 초과 20.7%, 400만원대 16.3%, 300만원대 14.2%, 200만원대 17.8%, 200만원 이하 9.9%였다. 계층별로 이용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와 같은 격차는 소셜미디어 이용 격차로 바로 이어진다.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가 국내 트위터 이용자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소셜미디어 이용조사’에 따르면 전체 이용자 가운데 서울 등 수도권 거주자가 51.5%에 달했다. 연령별로도 20대 39.7%, 30대 28.8%, 40대 13.9%로 이를 합하면 92%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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