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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아, 저詩]최치원(崔致遠)의
'가을밤 비는 내리는데(秋夜雨中)'
기사입력2012.10.04 11:18 최종수정2012.10.04 11:18
가을바람이 홀로 씁쓸히 시를 읊는다(秋風唯苦吟)/
세상의 길에 내 말 알아듣는 이 없네(世路少知音)/
창밖에 새벽비(窓外三更雨)/
등불앞 마음 1만리(燈前萬里心)
최치원(崔致遠)의 '가을밤 비는 내리는데(秋夜雨中)' '비내리는 가을밤'
■ 오래전 이 詩를 읽을 때, '씁쓸히 시를 읊는' 者가 崔致遠 自身인줄로만 알았다.
가만히 보니, 가을바람이 읊는 것이다. 이게 妙味다.
이걸 읽어내야 世上의 길에 내 말 알아듣는 이가 없다는 것이 崔致遠의 直說的 탄식이 아님을 눈치 챈다.
그가 섣불리 푸념을 내뱉을 리 없다. 가을바람이 말하는 것이다. 무엇으로?
바로 빗줄기를 거문고 현(絃)처럼 演奏하는 가을바람이 崔致遠에게 가만히 속삭인다.
이 빗소리에 깃든 音樂을 알아주는 이가 없구나라고.
지음(知音)은 백아가 종자기가 타는 거문고 소리를 듣고
그 가락에 부친 악상(樂想)을 正確하게 알아차렸다는 중국 옛이야기를 빌렸다.
그런데 이 새벽에 내 귀(耳)가 그 비바람의 音樂을 듣고 있다.
1萬理 저쪽에서 불어와 한 가닥 빗줄기를 건드리며 내는 아름다운 天上의 音樂을.
이 아름다운 刹那, 決定的 瞬間.
이 詩는 '가을바람의 노래'를 제대로 알아들은 偉大한 귀(耳)의 告白이다.
1萬理 舞臺에서 펼쳐지는 바람오케스트라를 感想하는 偉大한 智性의 귀(耳)를 부러워하라. 빈섬 이상국 편집부장ㆍ시인 isomis@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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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치원선생이 가을바람과 가을비 자연과 合一이 되어있는 境地가
과연 神仙의 境地임을 보여주고 있다 (宇我一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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