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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우의 문화窓] 여름 해변, 술보다 추억을
2012년 07월 05일 (목) 17:25:26 뉴스천지 newscj@newscj.com
전경우 소설가 문화칼럼니스트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TV나 신문 등에서 앞 다퉈 피서지 소개를 한다. 그중에서 빠지지 않는 르포 형식의 뉴스가 해변의 밤 풍경이다. 근사한 밤바다의 정취가 아니라 밤새 술을 마시고 고성방가를 하고 싸움을 해대는 꼴불견 피서지 문화를 보여주는 것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그 같은 뉴스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해운대 등 유명 해수욕장엔 밤이 되면 백사장이 술병 반 모래 반이라고 한다. 얼마나 술을 많이 마셔대는지 술집 주인도 놀랄 지경이라고 한다. 몸을 가누지 못해 비틀거리는 것은 기본이고 정신을 잃고 싸움을 하거나 남녀 간에 하지 말아야 할 몹쓸 짓을 하기도 한다고 뉴스는 전한다.

 

여름 바닷가는 그야말로 젊은이들이 제격이다. 예전에도 ‘조개껍질 묶어 그녀의 목에 걸고 불가에 마주 앉아 밤새 속삭이네~’ ‘별이 쏟아지는 해변으로 가요, 해변으로 가요~’ 하면서 여름날 청춘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었다. 겨울이면 크리스마스 캐럴이 쏟아져 나오듯 여름이면 해변가의 정취를 돋우는 노래들이 젊은이들의 몸을 달아오르게 했던 것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낮 동안의 물놀이보다 밤 문화를 더 즐기고 싶어 하고 밤에 더 즐겁게 놀 수 있는 곳을 선호한다. 부산의 해운대나 광안리가 젊은이들로부터 인기를 모으는 것은 그 때문이다. 하지만 밤 동안 즐겁게 논다는 것이 기껏 백사장에서 밤새 술을 퍼마시는 것이라고 하니, 안타까운 노릇이다. 클럽 같은 곳에 신나게 놀고 싶기도 하겠지만, 주머니 사정 생각하면 언감생심일 것이다.

 

여름이면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더욱 많이 분비된다고 한다. 그 때문에 남자들이 가만히 있지 못하고 몸을 배배꼰다. 실제로 남자들이 여름 7, 8월에 몹쓸 짓을 가장 많이 하는 것도 호르몬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미국 하워드 휴즈 의학연구소 科學者들이 최근 짝짓기 經驗이 없는 수컷 파리들을 역시 경험이 없는 암컷, 이미 짝짓기를 마친 암컷들과 같은 空間에 두는 實驗을 했다. 금방

짝짓기를 마친 암컷은 당연히 짝짓기를 拒否했다. 며칠 뒤 파리들에게 일상적인 먹이와 15%의 알코올이 함유된 먹이를 제공했더니, 짝짓기를 한 파리들은 알코올 성분이 든 먹이를 거의 먹지 않은 反面 연거푸 암컷으로부터 拒否당한 파리들은 제 몸의 두 배나 되는 알코올을 마셨다. 죽은 암컷들과 같은 空間에 있으면서 짝짓기를 拒否당하지는 않았지만 결국 짝짓기를 하지 못한 수컷 파리들도 역시 술을 찾았다. 하지만 아예 짝짓기 實驗에 동원되지 않았던 憧情의 파리들은 알코올 섭취량이 中間 程度로 나타났다.

 

짝짓기를 하지 못한 수컷 파리들이 술을 많이 찾았다는 結論이다. 파리는 짝짓기나 음식 먹기 등을 할 때 뉴로펩타이드 F(NPF)라는 腦 化學物質 수치가 올라가는데, 짝짓기 실패로 줄어든 NPF 수치를 높이기 위해 알코올을 섭취한다는 것이다.

 

 

사람도 이와 類似해서 짝짓기를 못하면 뉴로펩타이드 Y(NPY)가 줄어들고 이것을 정상으로 돌려놓기 위해 술을 마신다고 한다. 이 같은 실험 결과가 알코올 중독 치료 약물 개발에 크게 보탬이 될 것이라고 하니, 웃자고 하는 소리로, 하찮은 파리 목숨이라고 함부로 말할 게 못 된다 싶다.

 

과일파리는 썩은 과일에서 알코올을 얻는다고 하는데, 과일파리가 알코올을 구하는 것은 사람들이 슈퍼에서 술을 사는 것처럼 쉽다고 한다.

 

사람을 파리와 比較를 하자는 건 아니지만, 實驗結果가 그러하다고 하니, 自然의 理致란 게 따지고 보면 그게 그거라는 生覺이 든다. 그렇지만 짝짓기에 실패한 과일파리처럼 술을 들이부을 게 아니라, 젊음의 에너지를 마음껏 發散하고 탈 없이 무사히 돌아가시길, 여름 해변을 생각하며 그런 生覺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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