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마음/김현승
아버지의 마음/ 김현승
바쁜 사람들도, 굳센 사람들도,
바람과 같던 사람들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어린 것들을 위하여 난로에 불을 피우고
그네에 작은 못을 박는 아버지가 된다.
저녁 바람에 문을 닫고 낙엽을 줍는 아버지가 된다.
세상이 시끄러우면 줄에 앉은 참새의 마음으로
아버지는 어린 것들의 앞날을 생각한다.
어린 것들은 아버지의 나라다
아버지의 동포(同胞)다.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항상
보이지 않는 눈물이 절반이다.
아버지는 가장 외로운 사람이다.
아버지는 비록 영웅(英雄)이 될 수도 있지만…….
폭탄을 만드는 사람도, 감옥을 지키던 사람도,
술가게의 문을 닫는 사람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아버지의 때는 항상 씻김을 받는다.
어린 것들이 간직한 그 깨끗한 피로…….
- 시집 <절대 고독> (1970)
구슬별님이 보내온 시
-무진장 행운의 집-
'삶의 향기 메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나’를 찾고 이웃과 나누고… 템플스테이 10년의 진화 (0) | 2012.12.13 |
---|---|
판을 벌여봐! (0) | 2012.12.07 |
수많은 밤하늘의 수많은 별 풍경 (0) | 2012.12.04 |
삶이란 선물입니다 - - - - 루즈벨트 대통령 영부인'에레나'의 글에서 (0) | 2012.12.04 |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들의 밥솥 시리즈 ~~~!!! (0) | 2012.1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