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무는 날에
날이 저물어 가듯
나의 사랑도 저물어 간다
사람의 靈魂은
첫날부터 혼자이던 것
사랑도 혼자인 것
제 몸을 태워야만이
환한 촛불 같은 것
꿈꾸며 오래오래 불타려 해도
줄어드는 밀랍
이윽고 불빛이 지워지고
재도 하나 안 남기는
촛불 같은 것
날이 저물어 가듯
삶과 사랑도 저무느니
주야사철 보고 싶던 그 마음도
세월 따라 늠실늠실 흘러가고
사람의 사랑
끝 날엔 혼자인 것
靈魂도 혼자인 것
혼자서 크신 분의 품 안에
눈 감는 것
<김남조, 고독보다 깊은 사랑, 102-103쪽, 영언문화사, 1988>
'삶의 향기 메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골목에 관하여 (0) | 2015.06.19 |
---|---|
[스크랩] [혜민 스님의 여운이 있는 만남] "한국 최초의 성소수자 국회의원은 경상도에서 나올 것" (0) | 2015.06.19 |
솔개의 고통 선택 (0) | 2015.06.17 |
꽃마리 (0) | 2015.06.17 |
짜장면이 먹고 싶다 (0) | 2015.06.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