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과 마음공부

實際가 아닌 것을 實際인 줄로 알고 속아 살았다

장백산-1 2015. 11. 18. 22:41

 

[문]법정님 말씀을 이해는 하는데 깊이 사무쳐지지가 않습니다.


[답] 흔히들 내가 하는 말이 이해는 되지만 그렇게 깊이 사무쳐지지가 않는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단적으로 말해서 그건 아직 내 말을 충분히 이해를 못했다는 소리요. 또 설사 이해가 됐다 해도

오금이 저려서 감히 자신이 이해한 바대로 제대로 보고 行할 용기가  없던가 둘 중에 하나요.


그래서 이 길을 가는 사람이면 반드시 장부의 기개가 필요하다는 말을 하는 거요.

그저 이 길에서 적당한 거리를 두고 한 발을 반쯤만 담그고는 혹시 잘못되면 어쩌나 하면서

좌고우면하는 사람이라면 깨닫기는 요원한 일이요.


수천만 年 동안 지금 까지 實際가 아닌 것을 實際인 줄로 알고 속아 살았음을 明白히 알았다면

다시 무엇을 주저하고  밀고 당기고 할 것이 있겠소?  물론 오랫동안 實際가 안닌 것에 속아 살아온

뒤끝이라 묵은 習氣 때문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잠시 잠깐 예전의 習慣대로 내달을 수는 있소.


하지만 이미 칼자루를 손에 쥔 사람에게는 그런 사소한 일은 장애가 될 수는 없소.

이해가 완전히 됐다면, 사무쳐지건 사무쳐지지 않건  그 뒷말이 주절주절 이어질 턱이 없소.

사무쳐져야 할 텐데 사무쳐지지 않는다고 궁시렁대는 그것이 바로 意識이 엎치락뒤치락

오락가락 우왕좌왕 하고 있다는 증거요.


사무쳐지건 사무쳐지지 않건 여러분의 마음은 늘 그대로요. 날씨가 개였건 흐렸건 푸른 하늘이

늘 그대로이듯이. 늘 하는 소리요, 고인(古人)들의 한결같은 말씀은, 오로지 마음 밝히라고,

마음의 등불만 환희 밝히라고 했지, 한낱 푸른 하늘에 떠다니는 구름 같은 그 意識을 맑고

깨끗하고, 향기롭게 건사하라는 소리가 아닌 거요. 늘 그런 식으로 알아듣기 때문에 뭔가 그에

잘 안 맞으면 이러쿵저러쿵 근심 걱정이 많은 거요.


전수무사(全收無事)라, 몽땅  받아들이면 이 세상에는 아무 일도 없다는 것이 석가모니 부처

가르침의 요체요. 이 세상 모든 일들이 전부 꿈속의 일과 마찬가지라는 말이요. 金剛經 구절을

다시 꺼내들 필요는 없지 않겠소? (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그러니 문득 그 꿈을 깨고 나면 티끌만한 하나의 法도 볼 것이 없고 들을 것이 없음이 확연하니

티끌만한 하나의 존재/것/현상도 볼것이 없고 들을 것도 없는 그것, 텅~빈 바탕, 바로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를 바로 제법실상(諸法實相), 부처, 일승, 일심, 일기, 하나, 하느님, 부처, 본래면목,

주인공, 자성, 법성, 본성, 본래마음, 진아, 진심, 진성, 입처개진, 참나 등등으로 표현하는 것이요.


그러니 사무쳤느니 사무치지 못했느니, 깨달았느니 깨닫지 못했느니 따위의 意識의 끄트머리에서

엎치락뒤치락 먼지 피우지 말고 이 세상 그  모든 것을 그저 담담히 비추고 있는 텅~빔 그  마음자리,

바로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를 놓치지 말아야 하오.

 

-현정선원법정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