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대변인 윤여준 "YS, IMF 직전 장밋빛 보고만.."
"문·안·박 연대? 야합될까 우려"
노컷뉴스 CBS 김현정의 뉴스쇼 입력 2015.11.23. 09:17
- 통큰 YS, 자기 비난 인물도 기용
- YS 최대의 功은 군사권위주의 해체
- YS의 뼈아픈 過는 96년 노동법 날치기
- 정권 무능에도 대안세력 인정 못 받는 野
- 野, 아직 민주화투쟁시절 의식 못 벗어
- 野 지도부, 무책임하게 혁신위 운영
- 문안박 연대, 내용 없는 야합 비쳐질 수도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윤여준 (YS 당시 청와대 대변인 겸 공보수석, 전 환경부 장관)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1979년이죠. 故 김영삼 대통령이 유신에 반대하다 국회의원직에서 제명되자 독재정권에 저항하면서 남긴 유명한 말입니다. 한국의 민주화를 이끈 인물로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20세기 후반 우리 정치 사회 중축을 이루어온 김영삼 전 대통령. 이 시간에는 故 김영삼 전 대통령과 누구보다 각별한 인연을 갖고 있는 한 분을 모셔보겠습니다. 문민정부 당시 2년 7개월간 최장수로 청와대 공보수석과 대변인을 지낸 분이세요. 윤여준 전 장관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윤 장관님, 안녕하세요.
◆ 윤여준>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사고 소식 들려오자마자 빈소로 달려가셨어요.
◆ 윤여준> 저절로 그렇게 되대요.
◇ 김현정> 어떤 마음이셨어요?
◆ 윤여준> 제가 워낙 모신 기간도 길었지만 저한테 많은 것을 베풀어주신 분이시거든요. 그래서 제가 아주 의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배려를 많이 해 주신 분이고, 그래서 늘 마음 속에 감사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뭐 소식 듣자마자 갔죠.
◇ 김현정> 듣자마자 제일 먼저 한 걸음에.
◆ 윤여준> 아마 제일 먼저는 아닙니다마는, 빈소가 준비되기 전이지만 저는 문상객이 아니니까, 바로 갔죠.
◇ 김현정> 상주의 마음으로. 5년 동안 그러니까 YS 문민정부에서 공보수석 2년 7개월을 지내셨고 대변인도 하셨었죠?
◆ 윤여준> 대변인 겸 공보수석이죠.
◇ 김현정> 윤여준 장관께서 기억하는 김영삼 전 대통령은 어떤 분인가요?
◆ 윤여준> 우선 굉장히 통이 큰 분이고, 꼭 평소에 자기를 추종하는 사람만 쓰는 게 아니에요. 자리를 비판했던 사람도 필요하면 쓰는 거예요.
◇ 김현정> 인사에 있어서도.
◆ 윤여준> 거침없이 그것도. 그런 만큼 참 통이 큰 분이고. 사소한 것에 구애받지 않는 그런 의미에서 통이 크다는 거죠. 계산을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게 내가 해야 할 일이고 이게 국민이 원하는 길이고 이게 정의로운 길이라고 판단하면, 아무리 어려워도 가는 거지, 얼마나 어려우냐 쉬우냐 성공할까 실패할까, 이런 계산 득실은 안 따진다는 거죠.
◇ 김현정> 그런 의미에서 통 큰 정치.
◆ 윤여준> 그리고 아주 뛰어난 직관력을 가진 분이고 그래요.
◇ 김현정> 직관력이요?
◆ 윤여준> 그러니까 무슨 일을 결정할 때 논리적인 결론도 중요하지만 직관으로 판단하시는 것도 많으시거든요. 그런데 겪어보면 그 직관이라는 게 굉장히 빠르고 정확할 때가 많아요.
◇ 김현정> 그렇군요. 정치적인 직관력을 가지신 분. 그런 면에서 뛰어난 분. 정치를 떠나고 나면 공과 과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평가해야만 또 역사의 관점이 있는 것인데, 우선 공부터. 큰 공, 가장 큰 공은 뭐라고 보세요?
◆ 윤여준> 저는 평소 그런 생각을 합니다. 뭐니뭐니해도 군사권위주의를 해체한 것. 이것은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에서 정말 획기적인 공로하고 생각을 하죠.
◇ 김현정>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하나회 척결부터 시작하셨어요.
◆ 윤여준> 하나회 척결도 그렇고 나중에 역사바로세우기도 있었지만, 다시는 군인이 정치에 개입을 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든지, 오랜 시간 누려오던 군사적 권위주의를 완전히 해체해 버렸잖아요. 그건 대단한 업적이죠. 두고두고 평가를 받을 거라고 봅니다.
◇ 김현정> 반면에, 이것만큼은 하지 않았었으면 좋았을 텐데, 이것은 실수였는데, 하시는 게 있다면요?
◆ 윤여준> 저는 임기 말에 노동법을 날치기 통과시킨 게 있어요. 그게 굉장히.. 그것 때문만은 아니지만 문민정부가 법안을 날치기 다시 통과했다는 것은 그 자체가 하나의 오점이기도 하고. 그게 큰 후유증을 가져왔어요.
◇ 김현정> 큰 후유증은 어떤 후유증으로 이어졌죠?
◆ 윤여준> 야당과 노동계가 극렬하게 반발해서 안 그래도 임기 말에 점점점 여러 가지 사건이 있어서 국정 수행의 동력을 많이 잃은 상태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니까 국정쇄신이 결정적으로 어렵게 됐죠.
◇ 김현정> 그러니까 김현철 차남, 차남 일에다가...
◆ 윤여준> 그 사건은 그 앞에 터진 거예요.
◇ 김현정> 날치기 이런 것들이 겹치면서 앞부분의 많은 공들도 희석된 면이 있어요.
◆ 윤여준> 그렇죠. 그 다음에 바로 IMF로 이어졌잖아요.
◇ 김현정> 바로 그겁니다. 그러고 보니까 IMF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던 날이, 김영삼 전 대통령 당시 발표하던 날이 11월 22일입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지금 김영삼 전 대통령이 서거한 날씨가 11월 22일. 딱 18년.
◆ 윤여준> 그렇네요. 11월 22일이 김 대통령께 안 좋은 날인가 보네요. 공교롭게 그렇군요.
◇ 김현정> 그 당시에는 정말 김 전 대통령은 IMF 상황이 닥칠 거라는 건 모르셨던 건가요, 이제와서 이야기합니다마는.
◆ 윤여준> 제가 청와대 근무를 하다가 이제 내각으로 나간 게 8월 초거든요. 사실은 그 직전까지도 김 대통령께서는 한국경제가 순탄하게 가고 있다는 보고를 받으셨어요.
◇ 김현정> 장밋빛 보고를.
◆ 윤여준> 그렇죠. 그런데 이분은 경제정책에 대해서 조예가 다른 분야에서는 좀 떨어지는 분이기 때문에 자연히 맡겨놓고 계시다시피 했거든요.
◇ 김현정> 주변에 경제 전문가들한테.
◆ 윤여준> 그렇죠. 경제 관료라든지 많은 분야의 고위 공직자들이 있으니까. 그 사람들에게 맡기셨는데. 사실은 여러 사람이 한국 경제가 점점 어려워진다는 얘기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어떤 영문인지 대통령께서는 늘 한국경제가 연착륙을 했다는 식의 보고를 받으셨거든요. 그러니 IMF가 터지고 얼마나 크게 낙담하셨겠습니까?
◇ 김현정> 평생에 가장 큰 고통, 상처. IMF 외환위기일 거예요.
◆ 윤여준> 그렇다고 봐야죠. 자존심도 강한 분이고, 나름대로 어떤 긍지를 가지고 계셨던 분인데, 아드님 사건으로 상처를 많이 받은 상태로. 다시 이제 공적으로 정책의 실패잖아요, 말하자면. 그 책임은 대통령이 궁극적인 책임을 지게 마련인 거죠. 그러니까 거기에서 얼마나 많은 상처를 받으시고 했을지 짐작이 가요.
◇ 김현정> 그래요. 김영삼 전 대통령. 우리가 기리고 있습니다. 처남인 김현철 씨는 ‘통합과 화합이 유언이었다’, 이런 말을 전하더라고요.
◆ 윤여준> 그런 유언을 남기실 만하다고 생각하죠. 요즘 한국 사회를 보시면 가장 절실한 게 통합이라는 것은 누구나 느끼는 거 아닌가요? 바로 그 통합을 하는 중심이 국회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국민의 대표.
◆ 윤여준> 그런데 우리는 국회가 한국정치가 전혀 통합의 역할을 못하고 분열의 역할을 대신한다는 거 아닙니까? 그것을 보시면서 얼마나 가슴 아프셨겠어요? 그러니까 그런 유언을 남기신 거죠.
◇ 김현정> 통합과 화합.
◆ 윤여준> 절실히 공감합니다.
◇ 김현정> 그러고 보니까 윤여준 전 장관도 오랜만에 나오셨는데. 지금 정치판. 특히 제1야당, 여당을 견제하기 위한 야당의 역할도 참 중요한데. 요즘 제1야당 새정치민주연합 돌아가는 모습 보면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셨어요?
◆ 윤여준> 돌아가는 거 안 보는데요.
◇ 김현정> (웃음) 보셔야지 안 보시면 어떻게 합니까?
◆ 윤여준> 무슨 희망과 기대가 있어야 보는데.
◇ 김현정> 왜 희망과 기대를 저버리셨어요?
◆ 윤여준> 지금 하는 게 그렇지 않습니까?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박근혜 정권이 임기 전반기를 마치고 반환점을 톨 돌 때 언론에 일반적인 평가가 상당히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권이라고 했잖아요. 또 그런 사례가 많이 있었잖아요, 그동안에. 세월호 터지고 메르스 터지고 여러 가지 일이 있었는데, 야당 지지율이 지금 어떻게 나오고 있습니까? 대안 세력이 아니라고 본다는 뜻이에요.
◇ 김현정> 국민들은.
◆ 윤여준> 지금 여당의 지지가 높은 게 여당이 잘 해서 그렇다고 보세요? 물론 고정 지지가 있지만, 야당이 너무 못하니까 상대적으로 그런 거 아니에요.
◇ 김현정> 너무 못했다, 왜 그렇게 너무 못할까요?
◆ 윤여준> 야당은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것 같아요. 찾으려고 노력하지도 않고.
◇ 김현정> 원인이 모르고 찾으려고 하지도 않는 게 원인이다.
◆ 윤여준> 그러니까 원인을 못 찾으니까 어떻게 고쳐요. 국민이 요구하는 게 뭔지 알아야 할 거 아니겠어요. 지난번에 야당이 혁신위를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정치 안 하시는 분들, 밖에 있는 분들을 혁신위를 만들었어요. 참신한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의지는 이해를 하는데, 그런 정치를 안 해보신 분들, 정치 밖에 오래 계시던 분들. 어떻게 정치를 바꿀 수 있는 안을 만들 수 있습니까?
◇ 김현정> 오히려 밖에 계시니까 신선한 눈으로 바꿔달라, 이런 거 아니었을까요?
◆ 윤여준> 신선한 감각이 있을지 몰라도 알아야 바꿀 거 아니겠어요.
◇ 김현정> 알아야, 정치판을?
◆ 윤여준> 혁신위를 만들어서 운영을 할 거면, 당 지도부가 몇 날 며칠 밤을 새더라도 ‘우리 국민이 우리한테 요구하는 게 뭐냐, 뭘 어떻게 고치라는 것이냐. 시대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은 뭐냐’ 여기에 대한 결론을, 과제를 만들어냈어야죠. 그래서 국민이 우리한테 요구하는 것은 이거고, 시대가 요구하는 게 이거구나라는 걸, 그걸 혁신위에 주고 이걸 구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만들어달라고 해야지. 그런 것을 하려고 당 지도부가 있는 거 아니에요. 외부 인사를 혁신위로 만들어서 다 혁신을 만들어주세요. 그러려면 당 지도부가 왜 필요합니까?
◇ 김현정> 방향도 잡지 않고 내던져버리는 셈이다.
◆ 윤여준> 내던졌다는 표현은 지나칠지 모르지만, 문제의식이 정확하지 않다는 거죠, 제가 볼 때는. 그러니까 혁신위가 애를 써서 방안을 만들어냈는데 전혀 국민적 관심을 못 끌었다.. 그런지를, 왜 그런지 안 찾았다는 거죠.
◇ 김현정> 윤 장관님 생각하시기에 어떻게 보십니까, 제일 큰 원인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 윤여준> 근본적인 원인이 뭐냐하면, 지금 야당은 아직도 민주화 시절의 야당의 의식이 있어요. 민주화 투쟁할 때에는 권력의 탄압에 맞서기만 하면 국민이 모든 걸 다 눈감아주고 박수를 쳐줬어요. 하나만 가지고도. 그런데 민주화 이후에는 아니잖아요. 국민 인식은 바뀌었는데 야당도 전혀 안 바뀌고 있다, 그러니까 격차가 점점 벌어지죠.
◇ 김현정> 그러면 총선이 코 앞인데 뭘 제일 먼저 해야겠습니까? 지금 할 수 있는 게.
◆ 윤여준> 저는 그러니까 유심히 안 본다는 거죠.
◇ 김현정>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걸 찾기 위해서 문재인 대표가 박원순, 안철수 세 분이 같이 손 잡아보자 이렇게 제안했는데. 이거 세 분이 손 잡아야 합니까? 어떻게 보십니까?
◆ 윤여준> 물론 총선거라는 그런 중요한 정치를 앞두고 당내 모든 지도자들이 손잡는 것은 기본적인 것이죠. 그렇지만 지금의 모습으로 세 사람 손만 잡으면 국민이 박수를 쳐줄까요? 저는 아니라고 보는데요. 국민이 요구하는 건 근본적인 변화가 있는 것인데, 그건 그대로 둔 채로 사람이 바뀌라고 국민이 요구하는데, 양복을 바꿔입고 새 사람이라고 하면 그건 국민을 속이는 거예요.
◇ 김현정> 사람을 바꾸라고 하는데 지금 양복만 바꾸고 있습니까?
◆ 윤여준> 사람이 바뀌라는 거죠. 그걸 국민은 요구하는 것인데 옷을 갈아입고 내가 바뀌었습니다라고 하면 국민을 기만하는 거죠.
◇ 김현정> 그래서 지금 안철수 전 대표가 ‘그 세분과 손 잡지 않겠다, 혁신에 대한 생각부터 바꿔라’ 이 부분에는 동의를 하시는 건가요?
◆ 윤여준> 최소한 안철수 의원의 그 주장은 제가 맞다고 보는 거죠. 손 잡는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에요.
◇ 김현정> 동의하신다. 하지만 일단 손은 잡고 그다음부터 혁신 작업을 할 수 있는 거 아닌가요?
◆ 윤여준> 손을 잡으려면 무엇을 위해 손을 잡는 것인지 야당이 뭘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내놓고 손을 잡자고 해야지.
◇ 김현정> 그렇게 보시는군요. 그렇게 보시는군요. 안 의원이 지금 손을 안 잡는다고 당 안팎에서 비난을 꽤 받고 있는데. 지금 행동으로...
◆ 윤여준> 손 잡기를 바라는 분은 비난하겠죠. 그렇지만 냉정하게 한번 생각해 보자고요. 이게 손잡는 것이 국민의 눈에 야합으로 비추면 끝이에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 윤여준> 안 의원도 그걸 두려워하는 거 아닙니까? 언론의 보도들을 보면.
◇ 김현정> 알겠습니다. 윤 장관님, 하실 말씀이 오늘 굉장히 많은 상황이었는데 일단은 여기까지만 듣고 또 한 번 자리를...
◆ 윤여준> 알지도 못하면서 떠들어서 죄송합니다.
◇ 김현정> 별 말씀을요. 우리 정치를 사실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 우리 현대 정치의 큰 거물이셨기 때문에 그분을 생각하면.
◆ 윤여준> 산맥이었죠, 산맥.
◇ 김현정> 산맥이었죠. 그분 생각하면서 지금의 정치판 이야기를 안 할 수 없어서 저희가 두루두루 여쭤봤습니다.
◆ 윤여준> 알겠습니다.
◇ 김현정> 귀한 말씀 고맙습니다.
◆ 윤여준>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문민정부 당시 2년 7개월간 공보수석과 대변인을 지낸 분이죠, 윤여준 전 장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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