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것(幻)으로 헛것(幻)을 닦는’ 수행, 허공의 헛꽃 알면 생사윤회 없어
圓覺經의 대의를 무명을 끊고 불성을 드러낸다는 단무명현불성(斷無明顯佛性)이라고 말해 온
것처럼 무명의 정체를 밝히면서 끊는 방법을 설해 놓았다. 경의 내용은 12명의 보살이 등장하여
차례로 부처님께 묻는다. 문수보살을 위시하여 보현, 보안, 금강장, 미륵, 청정혜, 위덕자재, 변음,
정제업장, 보각, 원각, 현선수 보살이다. 이 중 무명의 정체와 끊는 방법을 설해 놓은 곳은 첫 번째
문수장과 두 번 째 보현장이다. 문수보살에게 부처님이 말한다.
“선남자여 無明의 實體가 있는 것이 아니다. 마치 꿈을 꾸는 사람이 꿈속에서는 없지 않다가 꿈을
깬 뒤에는 오히려 꿈 속에서의 자신과 일이 아무것도 없는 것과 같다. 또 눈병으로 인해 虛空에
헛꽃(空華)이 나타났다가 사라졌을 때 사라진 허공꽃이 虛空 어디에 일정하게 있다고 할 수 없는
것과 같다. 왜냐하면 생겨났던 것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중생들은 태어남이 없는
가운데서 虛妄하게도 태어남과 사라짐 즉, 生과 滅이 있다고 錯覺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生死가
있다는 錯覺 속에서 生과 死를 輪廻하게 되느니라. 선남자여, 如來의 인지(因地)에서 圓覺을 닦는
이가 이러한 虛空의 헛꽃의 속성을 알면 곧 生과 死의 輪廻가 없느니라.”
보현보살은 실제 수행에 있어서 方便과 점차를 묻는다.
“세존이시여, 중생들이 生死를 허공에 핀 헛꽃(空華) 같은 줄 안다면 그의 몸과 마음도 헛꽃이거늘
어떻게 헛꽃으로써 헛꽃을 닦는다(以幻修幻) 하겠습니까? 만약 온갖 헛꽃이 消滅한다면 몸과 마음
마저도 헛꽃과 같아서 없어지리니 무엇으로 수행하기에 헛꽃과 같은 삼매를 닦으라 하십니까?”
“선남자여, 갖가지 헛꽃과 같은 일체 중생이 모두 如來의 圓覺妙心에서 나왔나니 마치 허공의 헛꽃이
허공에서 생긴 것과 같다. 허공의 헛꽃은 滅할지라도 虛空의 本性은 滅하지 않나니 衆生의 허환(虛幻)
한 마음도 헛것(幻)에 의해 사라지나 모든 헛것이 사라지드라도 本來 깨달은 마음(本覺)은 그대로니라.
선남자여 헛것을 알면 곧 여의나니 방편을 지을 것이 없고 헛것을 여의면 곧 깨닫게 되나니 수행의
점차도 없느니라.” 부처님의 이 말씀이 <원각경>의 핵심 요지이다.
지안스님/조계종 고시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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