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과 마음공부

지금 살고 있는 이 현실 너머엔 무엇이 있을까?

장백산-1 2016. 5. 3. 14:49

지금 살고 있는 이 현실 너머엔 무엇이 있을까?


삶에 눈뜨고 인생이란 단어를 알게 되었을 때, 나는 앞에 드러난 내 삶이 너무도 불만족스러웠다.
내 현실은 초라하고 협소하고 나는 깡마르고 허접하여 나는 늘 지금 현실 말고 다른 삶을 꿈꿨다.

 

저 길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저 파란 하늘 뒤에는 어떤 세상이 펼쳐져 있을까?
저 고매한 정신 속에는 어떤 사상이 있을까?
저 숭고한 문학 속에는 어떤 깊이가 있을까?

 

이 세상 모든 것이 도전의 대상이었고 나는 늘 지금 이 현실 너머의 세상을 그리워 했다.

이제 지금 오십을 앞둔 나는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지금의 이 현실 속에 놓여있다.
마음을 써줘야하는 자식이 생긴 게 그 때와 다르다면 좀 다를까?
이 나이 때의 여느 여자들처럼 가정을 이루었기에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게 다를까?

 

지금은 그러나 내가 꿈꾸던 지금 여기 이 현실 너머의 그 미지의 세계는 아니다.
내가 동경하던 하늘 너머, 정신 너머, 문학의 깊이 속 숭고한 그 어떤 것도 나는 성취하지 못했다.

나는 늘 여전히 넓어야 열평 정도로 펼쳐진 시야로 이 세상을 살아간다.

어릴 때 그 시절처럼 가끔 하늘을 올려다 보고 마음에 와닿는 책을 읽으며
이런저런 상상을 하고 가끔 풍족하지 못한 살림살이를 걱정하고
손이 많이 가야하는 귀염둥이 아이의 뒷수발에 바쁘다.

 

그러나 지금은 더이상 무엇을 바라지 않게 되었다.
세상의 비밀을 알아버린 소녀에게 낭만이 사라져버린 것처럼
나 또한 비밀스런 삶의 궤적을 동경하거나 쫒지 않게 되었다.

마음이 늙어서가 아니다. 정열이 식어서가 아니다.
지금 여기 눈앞에 펼쳐진 이 현실 너머의 세계란 실재가 아님을 보았기 때문이다.

 

지금 여기서 마주하는 모든 빛깔들.
지금 여기서 맞딱드리는 모든 사건들.
지금 여기서 들려오는 새소리.
지금 여기서 몸에 닿는 감촉들.
지금 여기서 들려오는 탁상시계의 초침소리.

미안하지만 이런 것들이 나의 전부이기때문이다. 놀랍지만 이런 것들이 '진정한 나'이기때문이다.
이 얼평의 세계속에 갇힌 내가 내가 아니라 이 열평의 현실이 나이기때문이다.

현실 너머의 세상을 목마르게 그리워 했던 게 내가 아니라 그렇게 동경하던 그 세계가 나이기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 열평의 세계이기도 하고 내가 동경한 그 모든 세계이기도 하다.
언제나 이 세상 모든 것이 나이기에 더 이상 무엇을 찾지 않게 되었다.
본래부터 이미 완전하게 찾아져 있었기에 무언가를 얻으려는 마음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가끔 예전의 습관이 일어날 때도 있다. 그러나 금방 픽 웃고만다 .
지금 여기 이 현실 너머엔 무엇이 있을까? 무엇이 있든 이제 아무 매력도 없다. 

 

- 릴라님

 가져온 곳 :  카페 >무진장 - 행운의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