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춤이 없는 파도, 그러나 파도가 일어난 적이 없다
인간이 이 현실, 이 삶에서 경험할 수 있는 것은 전부가 단 한순간도 멈춰있는 것이 없습니다. 마치
바다에서 일렁이는 수많은 파도가 잠깐도 쉬지를 못하고 잦아들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파도가 없는
바다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바람이 없는 잔잔한 날에 배를 타본 사람은 이 事實을 잘 알 것입니다.
파도가 없이 물결이 잦아든 것 같아 마음을 놓고 통통배라도 타게되면 흔들리는 물결이 만만치 않
다는 사실을 느낍니다. 물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그런 작은 흔들림에도 배멀미를 합니다.
눈으로 보기에는 미약하거나 없는 물결같아 보이지만 막상 그것과 맞닥뜨렸을 때는 견디기 힘든
어려움에 종종 빠지곤 합니다.
이 현실, 이 삶도 이와 닮았습니다. 온갖 물결이 이 현실, 이 삶에서 일어나고 사라지고, 또 일어나고
없어집니다. 단 한순간도 멈춰있는 것이 없습니다. 삶으로 드러나는 물결은 똑같은 것이 없습니다.
삶으로 드러나는 물결은 恒常 變化하면서 흘러가기에 그 물결들이 어디서 흘러왔는지, 어디로 흘러
가는지를 모르게 變하면서 흘러갑니다. 때때로 이와같은 물결의 이 變化와 흐름이 갈등을 불러옵니다.
시간의 變化, 공간의 變化를 암암리에 이해하고 받아들이지만, 몇몇가지는 그러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特히 나라고 하는 것, 존재, 가족이라는 존재, 특정한 관계 속의 사람들, 소중히 여기는
것들, 피하고 싶은 일들, 성취하고 싶은 권력이나 지위나 명예 등등. 꼭 붙들고 싶고, 變하지 않기를
바라거나 만나지 않고 싶습니다.
그러나 이것들 역시 삶에서 일어나는 물결이기에 시시처처에서 다른 기대와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바다에서 일어나는 물결인 파도는 아무 시비 분별 없이 當然하게 받아들이면서, 삶에서 일어나는
파도를 만나면 당황스러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언제 쓰나미가 닥칠지를 모르는 것처럼 언제 인간의
삶도 예상과 다르게 變化할지를 모릅니다. 언제 물결이 잦아들지를 모르는 것처럼, 그동안 지녀왔던
障碍들이 언제 사라질지 모릅니다. 이 삶, 이 현실로서 드러난 온갖 것은 멈춰있는 게 없고, 멈춰있는
것이 없다는 事實은 이 세상 모든 것들이 固定된 實體로 實際로 存在하는 것이 없다는 事實입니다.
파도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물이 존재하는 것이듯이 삶의 여러 面面들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삶이라는 그 自體만 있는 겁니다. 삶이란 바다와 같아서 온갖 물결이 삶에 나타나지만 그저 늘 삶,
살아있음입니다.
늘 삶, 살아있음 이것을 마음이라 불러도 괜찮고 本性이라 불러도 괜찮고 어떤 이름으로 불러도 상관
없습니다. 이름이란 그저 이름일 뿐으로 바다에 일렁이는 물결인 파도에 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늘 삶, 살아있음 이것에 온갖 이름을 붙여도 상관없고 아무 이름도 붙이지 않고 직접 이렇게 존재자체
이기만 해도 괜찮습니다. 眞實은 물결이 손을 댈 수도 없고, 取할 수도 버릴 수도 없는 겁니다. 경험되
고, 상상되고, 생각되고, 느껴지고, 맛보고, 듣고, 보는 모든 물결이 그저 늘 變함이 없는 한 개의 眞實
自體라는 事實에 밝으면 그 뿐입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비유적으로 한 말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毒화살을 맞았는데, 독화살이 어느 쪽
에서 날아왔는지, 어떤 毒의 성분인지, 몇 개의 독화살을 맞았는지, 누가 쏘았는지를 是非 分別하여
生覺하다보면 그 사람은 죽고 만다. 얼른 독화살을 빼내 상처를 치료하는 게 상책이다.
바다에서 일어나는 물결 즉, 파도는 毒화살입니다. 삶에서 일어나는 물결 즉, 온갖 현상으로 현시되어
나타나는 이 세상 모든 것은 毒화살입니다. 그런데 이 毒화살은 온갖 現象으로 드러난 모습이 제각각
따로 따로 서로 서로 分離되어 固定된 實體로 實際로 存在는 것들이라고 믿었을 때의 경우입니다. 만약
독화살에 맞았어도 독화살의 실체가 없다면 맞아도 맞았다고 할 수 없는 겁니다.
독화살을 뺀다는 것은 독화살을 맞은 적이 없었다는 事實을 깨닫는 것입니다. 온갖 생사고락의 물결이
일어나지만 이것 자체가 단지 텅~빈 마음의 작용임을 깨닫는 것이 毒화살을 뽑는다는 眞正한 뜻입니다.
물결은 결코 뭠춰서지 않습니다. 깨닫건 그렇지 않건 삶에서 일어나는 파도는 늘 밀려오고 밀려갑니다.
그러나 물결 그것 自體가 텅~빈 바탕마음 하나의 몸짓일 뿐이라면 아무 일도 없는 겁니다.
지금 여기 눈앞 이 순간 이 자리에 온갖 現象들로 現示되어 펼쳐지는 이 세상 모든 것들이 바로 이것
이 하나입니다. 이것은 나눠지거나 分離될 수가 없는 것이기 때문에 主體도 없고 客體도 없는 것입니
다. 이것은 영원히 늘 똑같기 때문에 불로 태우려고 해도 불과 이것 사이에 어떤 비좁은 틈새도 없기
에 태울 수가 없는 것이고, 이것은 물로 씻어내려고 해도 물과 따로 있는 것이 아니기에 물과 이것
사이에 씻어냄이 일어날 수가 없는 겁니다. 이것을 닐카로운 칼로 자르려고 해도 칼과 이것 사이에
아무런 간격이 없기에 손을 쓸 수가 없는 것입니다. 온갖 느낌 감정, 생각 상상 이미지, 욕망 욕구
충동 의도 의지, 의식 마음의 變化, 신통한 능력, 신비스런 경험을 하더라도 그런 일이 일어난 적이
결코 없는 겁니다.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서 당장 경험하는 이 세상, 이 현실, 이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물결이 하나로
平等함에 마음의 눈이 뜨일 뿐 달리 지키고 제거할 물결이 하나도 없습니다. 이것을 몸소 분명히 깨칠 뿐
입니다.
- 릴라님 / 가져온 곳 : 카페 >무진장 - 행운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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