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육신은 내가 아니다

몸, 육신은 내가 아니다

한 스님이 참선 수행 중에 몸에 부스럼이 생기더니 온 몸에 퍼졌고, 종기가 되어 피고름이 나오고 

고약한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주위에 있던 스님들이 간호해 주고, 대소변도 가려주며 

도움을 주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病이 점점 더 심해져, 대소변도 못 가리고, 움직이지도 못하자, 

스님들의 간호도 점점 잦아들더니 이내 헛간 땅바닥에 버려지는 신세가 되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신통력으로 이 광경을 보시고 직접 그 스님을 찾아가 물을 데워 목욕 시키시

고, 옷을 직접 빨아 입히신 뒤 그 스님에게 “지금 비록 몸은 이렇게 아프고 힘겹지만 이 몸은 결국 

누구나 흙으로 돌아가니, 몸에 執着할 일이 없다”는 法門을 해 주셨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法門을 듣고 아픈 몸에 대한 執着心을 여읜 이 비구 스님은 結局 석가모니 부처

님이 하신 法門 끝에 아라한果를 성취하였지만 곧 열반(죽음)에 들게 된다. 이에 제자들이 왜 ‘그런 

고통을 당한 뒤에 아라한과를 이루고 바로 열반(죽음)에 들었는지’를 석가모니 부처님께 여쭈었다.

그러자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그 스님이 지어논 前生의 業報 때문이라고 말씀 하시며 그의 前生 

이야기를 들려주신다. 이 비구는 가섭佛 당시 새를 잡아 왕실에 바치는 사람이었는데, 왕실을 속여 

더 많은 새를 잡아 시중에 내다 팔아 利益을 챙기곤 했다. 그런데 많은 새를 잡다보니 보관이 문제

가 되어 새의 날개쭉지를 부러뜨리고 다리를 꺾어 도망치지 못하게 해 놓고, 죽지만 않게 한 뒤 때

마다 내다 팔거나 잡아먹곤 했는데 바로 前生에 지은 이같은 業報로 인해 이번 生에 몸에 病이 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 사람이 하루는 탁발을 온 아라한 수행자를 보고 공양하면서 감동을 받아서 마음이 平和

로와지는 것을 보고 ‘저 또한 스님께서 성취하신 것 같은 위없는 眞理를 성취하도록 발원합니다’ 라

고 發願하였기에 비록 인과응보의 이치에 따라 몸에 病을 얻기는 했지만 지극한 발원으로 인해 아

라한과를 증득하게 된 것이다.

病으로 인해 괴로움을 느낄지라도 그 病든 몸이 내가 아님을 自覺하게 된다면 病으로 인한 몸의 통

증으로 괴로움을 느낄지언정 마음까지 아프거나 괴롭지는 않을 것이다. 몸이 내가 아니라는 自覺이 

들면 몸에 딱 붙어서 몸에 病 난 것을 가지고, 나에게 病이 났다고 錯覺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病은 

‘몸’에 난 것이나 ‘나’에게 난 것은 아닌 것이기 때문이다.

肉身의 죽음도 마찬가지다. 肉體의 죽음에 대해 두려움 공포를 느끼는 것은 ‘이 몸’이 나라고 여기고

生覺하고 믿는 어리석고 虛妄한 錯覺 때문이다. 몸이 나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죽음은 곧 내가 죽는 

것이다. 그러나 몸은 내가 아니다. 몸이 내가 아니라는 自覺이 든 사람에게 몸, 肉身의 죽음은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는 것이다.

우리 人間들이 두려워해야 할 것은 육체의 죽음이나 육신에 난 病苦가 아니라 매 순간순간의 삶이다. 

바로 눈앞 지금 여기 이 자리 매 순간순간의 삶, 이 세상, 이 현실을 相對로 얼마만큼이나 마음공부하

면서 깨어있는 精神, 빛나는 밝은 意識 靈魂으로 살아나갈 수 있는냐가 우리 人間들의 精神 意識 靈魂

마음(心)을 완전하고 온전하게 생생하게 살아있게 만드는 것이다.

어떤 이는 묻는다. 아라한과를 증득했는데 어떻게 바로 죽을 수가 있는가 라고. 이런 물음은 아라한과

를 증득하면 바로 그 자리에서 不死의 神 쯤이 된다고 생각하는 듯한 의문이다. 그러나 깨달음은 그런 

것, 不死神이 되는 것이 아니다. 놀랍고 위대하며 神秘主義적이고 人間에겐 없는 특출한 神通을 부리

는 그런것이 깨달음이 아니라, 오히려 가장 平凡하고 단순한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에 있는 이대로

의 存在가 되는 것이 깨달음이다. 다만 오직 욕심 부리고 탐내는 마음, 화내고 성잘 내는 마음, 어리석

어 무지한 마음인 毒이 들어 있는 3가지 마음 즉, 三毒心과 시비 분별 비교 판단 해석 헤아리기를 즐기

고 執着하는 생각 망상 번뇌 잡념 의식 마음 卽, 알음알이(識) 분별심 분별의식 지견 견해 이해 지식이

점점 줄어들어 없어지는 것이 깨달음이다.

깨달음을 터득하고 나면 우주대자연의 운행 원리인 인간의 육신이나 이 세상 모든 것들이 태어나고 

죽는 自然現象을 전혀 거스를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에 우주, 법계, 진리의 세계의 이치에 나라는 것을

온전히 내맡기고 완전을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것이다. 因果의 이치를 거스르려는 의지가 전혀 없다. 

태어나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이 어리석은 衆生에게는 고통이지만 修行者에게는 결코 고통이 아니다. 

이 몸, 肉身은 절대로 내가 아니라는 이 眞實 앞에 몸, 肉身의 죽음을 두려워하는 인간의 마음 생각 

의식 즉, 實體가 없는 허망한 幻想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는 것이다.

-법상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