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과 마음공부

[선(禪)으로 읽는 복음] 20. 겨자씨의 비유

장백산-1 2016. 9. 29. 16:27

[선(禪)으로 읽는 복음] 20. 겨자씨의 비유


예수께서 또 말씀하셨다. "하나님 나라(天國)를 무엇에 견주며 무엇으로 비유할 수 있을까? 그것은 겨자씨 

한 알과 같다. 땅에 심을 때에는 세상의 어떤 씨앗보다도 더욱 작은 것이지만 심어 놓으면 어떤 푸성귀보

다도 더 크게 자라고 큰 가지가 뻗어서 공중를 나는 새들이 그 그늘에 깃들일 만큼 된다."

[마가복음, 4:3~32]


조선 시대 함허(涵虛) 선사가 편집한 금강경오가해(金剛經五家解)에는 다음과 같은 서문이 붙어 있습니다.


여기 한 물건이 있으나 이름과 모양이 끊어졌고 옛과 지금을 꿰뚫고 한 티끌에 있으되 천지사방을 감쌓다.

안으로는 온갖 미묘한 것들을 머금고 밖으로 온갖 근기에 응하며 하늘과 땅과 사람의 주인되고 萬法의 王

이 된다. 넓고 넓어 그것에 비길 것이 없고 높고 높아 그것에 짝할 것이 없다. 신비하지 아니한가?

이것은 고개를 들고 숙이는 행동에 분명하고 보고 듣는 작용에 은은하다. 현묘하지 아니한가?

하늘과 땅보다 먼저지만 그 시작이 없으며 하늘과 땅보다 나중이지만 그 마침이 없다. 텅~빈 것인가?

있는 것인가? 나는 그것의 까닭을 알지 못하겠다.


여기에 한 물건이 있습니다. 오직 단 한개의 물건만 있습니다. 한 물건이 하늘과 땅, 사람(만물)을 머금고 

있습니다. 한 물건이 과거, 현재, 미래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가고 머물고 앉고 눕는 행동 가운데 이 한 

물건이 분명하고, 말하고 침묵하고 움직이고 가만히 있는 활동 가운데 이 한 물건이 작용하고 있습니다.


언제부터 이 한 물건이 있었는지 그 시작을 알 수 없고, 언제 이 한 물건이 사라지는지 그 끝을 알 수 없습

니다. 있는 것 같지만 찾아보면 없고, 없는 것 같지만 지금 여기 이렇게 분명하게 있습니다. 그 물건의 속

을 보려 해도 안이 없어 볼 수 없고, 그 겉을 보려 해도 밖이 없어 볼 수 없습니다. 티끌보다 작지만, 허공

보다 큽니다.


이것이 무엇일까요?  (잠시 묵상)


예수는 하나님 나라(천국)을 이 세상에서 가장 작은 겨자씨에 비유했습니다. 하나님 나라, 이 한 물건은 

어찌 보면 가장 사소하고 별볼일 없고 흔해빠져서 하찮은 것 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우리의 상식과 달리 

가장 중요한 것, 가장 고귀한 것은 흔해빠진 것입니다. 이른바 희소가치란 인간의 전도된 가치 판단에서 

비롯된 幻想입니다.


희귀한 다이아몬드가 인간의 生命과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물론 돈과는 관계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당장 

지금 이 순간 사람의 목숨을 살리고 있는 것은 아무 비용도 치르지 않으면서 숨쉬고 있는 虛空, 空氣입니다.

眞理, 하나님, 천국은 마치 虛空과 같이 無所不在하고,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러워서 인간이 미처 그것의

진가를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세속적인 눈으로는 本來부터 이미 완벽하게 완성되어 있는 지금 여기라는 하나님 나라를 볼 수 없습니다.

세속적인 눈에는 이 眞實, 천국이 너무나 사소하고 미약하게 보이는 까닭에, 이것이 자신들이 觀念으로 

상상하고 그리고 있는 그 하나님 나라, 천국이라고 믿지 못합니다. 믿음의 씨앗이 마음 땅에 심어져야 

비로소 하나님 나라, 천국, 진리의 세상,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의 현존이 드러날 수 있습니다.

(잠시 묵상)


사람 사람마다 그가 소유한 것들과는 아무 상관없이 모든 사람에게 平等한 것은 무엇일까요? 사람의 의지

와 능력과 아무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平等하게 갖춰져있는 결코 變함이 없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에 있음 아닐까요? 아무 내용 없는 존재, 현존 아닐까요? 비교 불가능한 

하나님의 진실생명, 지금 여기에 이렇게 살아있음, 지금 여기 이 순간에 의식이 있다는 사실 아닐까요?


‘누가’, ‘무엇’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 그저 존재하고 있음. ‘누가’, ‘무엇’을 의식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 이 순간 그저 의식이 있음. ‘누가’,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아니라 지금 여기 이 순간 

그저 살아있음. 한 생각 일으켜 이해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평범하고 당연한 이 사소한 사실이야말로 

진리라는 이름, 하나님의 나라라는 이름으로 부를 만한 것이 아닐까요?


처음 이 眞實에 눈을 뜨는 것은 겨자씨만큼이나 작고 쉽지 않은 일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 존재,

이 의식, 이 생명이 나머지가 없는 전체로 확장됩니다. 모든 상대적인 차별을 아우르면서 絶對的인 

平等이 실현됩니다. 진리, 천국은 절대적으로 평등하지만 그것을 지키지 않고 자유롭게 상대적인 차별을 

드러냅니다.


온 우주가 하나의 존재, 온 우주가 하나의 의식, 온 우주가 하나의 생명입니다.  (잠시 묵상)

그것이 바로 여러분 자신, 여러분 자신의 의식, 여러분 자신의 생명입니다.  (침묵)


- 몽지님-   가져온 곳 :  카페 >무진장 - 행운의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