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자(無衣子)’ 고려 진각국사(眞覺國師) 혜심(慧諶, 1178∼1234).
“한 조각 구름 몸 상쾌 활달하고, 구름 걷힌 달빛 마음 맑고 한가롭네
(片雲身快活 霽月性淸閑 편운신쾌활 제월성청한).
뜬 구름 같은 부귀가 날 어찌하랴, 분수 따라 산 내 생애 그 또한 아름답구나
(浮雲富貴奈吾何 隨分生涯亦自佳 부운부귀내오하 수분생애역자가).”
인간이 세상을 살면 몇 해나 살 수 있나 한바탕 꿈같은 인생은 되지 않으리라
(人間世能幾歲 無來一夢場 인간세능기세 무래일몽장).
확 트여 입은 옷이 없고 모습이 없는 몸을, 선가의 냄새로는 본래의 사람이라 알아보네
(廓落無衣無相身 禪家嗅本來人 확락무의상신 선가후본래인)”
-무의자, 진각국사, 혜심-
옷을 훌러덩 벗어던지고 벌거벗은 모습으로 지 멋대로 뛰어노는 어린애의 천진난만하고 순진무구한 모습
이 無衣子의 모습이다. 파격적인 시형과 시어의 사용으로 깊은 깨달음의 선사상을 드러내는 노승의 모습에
無衣子의 모습, 즉 존재의 본질, 근원, 근본이 오버랩 된다.
범어로 ‘anālambya’라 하는 ‘무의(無依)’는 분별 망상 번뇌에 얽매인 경계를 멀리 벗어나 어떠한 속박에도
걸리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는데, 그렇다면, ‘無依’나 ‘無衣’나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아무런 옷을 걸치지
아니한, 모든 탐욕, 분노, 어리석음을 벗어난 삶을 그려냄에 있어서는 ‘無衣’가 더욱 가슴에 와 닿는다.
세속의 옷을 훌훌 벗어던지고 세속의 덧없는 구속과 멍에로부터 벗어나 자유롭고자 함은 모든 사람들의
꿈이 아닐런지.
"이 빠진 찻잔과 발 부러진 솥으로
죽 끓이고 차 달이며 소일하고 산다.
원래 게을러 쓸지도 않고 풀도 뽑지 않으니
뜰에는 풀이 무성하여 무릎까지 자랐네
늦게 일어나니 아침 해 뜨는 것 보지 못하고
일찍 잠드니 황혼을 기다리지도 못하네
얼굴도 씻지 않으며 머리 손질도 하지 않고
경도 읽지 않고 계율도 지키지 않고
향도 사르지 않고 좌선도 하지 않고
조사와 부처님께 예배도 하지 않네
사람들이 이상히 여겨 어느 종파냐 묻는다면
나는 그냥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이라 말하리
조용 조용 쉬- 쉬- 집안 허물 밖으로 들추지 말라"
- 무의자(無衣子) 진각국사 혜심선사 -
慧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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