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출범

안종범, 두번이나 법 바꿔 '창조경제조직' 장악

장백산-1 2016. 11. 8. 13:58
뉴스1

[단독] 안종범, 두번이나 법 바꿔 '창조경제조직' 장악

박희진 기자 입력 2016.11.08 07:40 수정 2016.11.08 09:21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4일 새벽 조사를 마친 뒤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서울남부구치소로 이송되고 있다. 2016.11.4/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박희진 기자 = '최순실 게이트'로 구속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두번이나 법을 고쳐가며 박근혜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창조경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8일 <뉴스1> 취재결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경제수석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3월 대통령령 '창조경제 민관협의회 등의 설치 및 규정에 관한 규정'이 바뀌면서 '창조경제 민관협의회' 위원으로 전격 합류한다. 이후 올 5월 안종범씨가 경제수석에서 정책조정수석으로 자리를 이동한 지 한달만에 이 법은 '정책조정수석'까지 합류하도록 또다시 개정됐다.

'창조경제 민관협의회 등의 설치 및 규정에 관한 규정'은 박근혜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창조경제'를 추진하기 위해 2013년 9월 26일 국무총리훈령으로 제정됐다가 그해 12월 30일 대통령령으로 상향입법됐다. 이때까지 '창조경제 민관협의회' 참석자는 기획재정부와 미래창조과학부 등 8개 부처와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8개 경제단체장이었다.

그러다 지난해 3월 24일 '민관협의회' 참석자를 8개 부처 장관에서 4개 부처 장관으로 줄이고 8개 경제단체장에서 3개 경제단체장으로 좁히는 내용으로 법이 개정됐다. 참석 장관과 경제단체장을 반으로 줄이는 대신 대통령비서실 안종범 경제수석과 조신 미래수석, 김상률 교육문화수석 3명이 합류하도록 했다. 김상률 전 수석은 최순실의 측근으로 '문화계 황태자'로 군림한 차은택씨의 외삼촌이다.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올해 5월 안종범씨가 경제수석에서 정책조정수석으로 보직이 변경되자, 올해 6월 23일 '창조경제 민관협의회' 참석자에 '정책조정수석'을 추가하는 내용으로 이 법은 다시 개정된다. 안종범 전 수석이 창조경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기 위해 '민관협의회'를 장악했을 것으로 의심받는 이유다. 안종범씨는 '비선실세' 최순실의 최측근으로 현재 구속 중이다. 이를 미뤄봤을 때 최순실씨가 '창조경제' 사업까지 쥐락펴락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의혹은 지난해 3월 24일 법이 개정된 직후 차은택씨가 민관합동 창조경제추진단장 겸 문화창조융합본부장으로 위촉된 대목에서 더 불거지고 있다. 당시 '단장 2명, 부단장 1명'이던 추진단을 '단장 3명, 부단장 2명'으로 확대개편하는 내용으로 법이 바뀐 지 한달만인 4월에 차은택이 단장으로 위촉된다. 차은택씨는 2014년 8월 박근혜 정부 초대 문화융성위원으로 앉은 지 9개월만에 창조경제추진단장을 꿰찼다.

차은택씨가 문화융성위원으로 발탁된 이후 은사인 김종덕 전 홍익대 교수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임명됐고, 같은해 12월 차씨의 외삼촌 김상률 숙명여대 교수가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에 임명됐다. 또 제일기획 출신으로 차씨와 인연이 있는 송성각씨가 한국콘텐츠진흥원장에 취임했다.

때문에 '최순실의 사람들'인 차은택과 안종범, 김상률씨에 의해 박근혜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 '창조경제'도 장악됐을 것이라는 의혹이 점차 짙어지고 있다.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법안 입안부터 국무회의 의결까지 보통 짧아야 6개월 걸리는데 '최순실 사람들'을 대거 입성시키는 법 개정에는 겨우 19일밖에 걸리지 않았다"며 "창조경제, 문화융성의 지배구조 자체를 실세 위주로 구축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2brich@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