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출범

"특검 개애식기!" 법원공무원, 촛불집회엔 "종북" 비난

장백산-1 2017. 1. 6. 15:22

"특검 개애식기!" 법원공무원, 촛불집회엔 "종북" 비난

송고시간 | 2017/01/06 10:47


법원행정처 "타인 명예훼손 확인되면 징계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박영수 특별검사팀을 막무가내로 비난하는 글을 내부 게시판에 올려 논란을 일으킨 법원 공무원이 다른 글에서는 촛불집회 참가자들을 '종북'이라고 비난한 사실이 확인됐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법원보안관리대 소속 황모 주사보는 지난해 11월 7일 오후 10시께 법원 내부통신망인 '코트넷'에 '하야 정국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황 주사보는 이 글에서 "지금 이 나라는 시끄럽다. 대통령 하야하라고 촛불 들고 난리들이다"라면서 "대통령이 하야하면, 정권은 종북 세력에게 간다. 그래서 종북 세력은 발광하듯 하야를 외친다"라며 촛불집회를 헐뜯었다.

법원공무원 "종북이 하야 외쳐"
                    법원공무원 "종북이 하야 외쳐"

(서울=연합뉴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법원보안관리대 소속 황모 주사보는 지난해 11월 7일 법원 내부통신망(코트넷)에 올린 글에서 촛불집회 참가자를 "종북"이라고 헐뜯었다.2017.1.6 [독자 제공=연합뉴스] hyo@yna.co.kr

그는 같은 글에 "국민의 주권 행사로 선출한 대통령을 떼법과 어거지로 끌어내리는 것은 반민주고, 저항권을 빙자한 쿠데타"라고 적기도 했다.

9일 후인 11월 16일에 올린 글에서는 "자신의 몸을 태워 어둠을 밝히는 촛불은 선이요, 정의"라면서 "선하지도 정의롭지도 못한 자가 든 촛불은 '사이비 촛불'"이라고 비난했다.

황 주사보가 글을 적기 4일 전인 12일 서울 광화문광장 3차 촛불집회에는 100만명의 군중이 운집했다.

그는 "그들이 북한의 핵 위협에 촛불을 들었느냐, 김대중·노무현 비리에 촛불을 들었느냐"면서 "그들은 걸리지도 않을 광우병에 미친 소처럼 촛불을 들었고, 세월호를 국가가 침몰시켰다고 우기며 촛불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황 주사보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 4주년인 지난달 19일에는 '불량탄핵 추방!'이라는 글에서 'JTBC가 보도한 태블릿PC는 조작됐다. 그 거짓의 뒤에는 음모와 음해가 있다. 선량한 사람들은 불량탄핵을 추방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어 지난달 29일에는 '병신년 마무리'라는 글에서 한자로 "特檢開愛食己(특검개애식기)!"라며 특검을 욕하는 듯한 구절을 적어 논란이 일었다.


"특검 개애식기!" 법원공무원 내부 글 논란
                   "특검 개애식기!" 법원공무원 내부 글 논란

(서울=연합뉴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최순실-박근혜 게이트' 수사에 매진하고 있는 와중에 한 법원 공무원이 특검을 막무가내로 비난하는 글을 내부 게시판에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법원보안관리대 소속 황모 주사보는 지난달 29일 법원 내부통신망(코트넷)에 '병신년 마무리'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황씨는 글 첫머리에 "特檢開愛食己(특검개애식기)!"라고 적어 욕설을 연상케 했다. 사진 중 붉은색 원을 친 부분이 '特檢開愛食己'이다. 2017.1.4 [독자 제공=연합뉴스] chungwon@yna.co.kr

한 법원 관계자는 "황 주사보가 몇 년 전부터 글을 올리는데 그때마다 댓글이 수십개 달리며 논쟁이 붙어서 보기 불편하다"고 말했다.

황 주사보 글에 관해 코트넷 관리 주체인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코트넷 운영위원회에서 욕설이 나오는 글은 삭제 조처를 하고, 다른 글도 국가공무원법이나 법관윤리강령에 저촉되는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타인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판단될 때 징계가 이뤄졌던 과거 사례가 있으므로 전례에 비춰 판단될 것"이라면서 "개인의 인사 처리 여부는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2014년 12월 김동진 부장판사는 코트넷에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1심 무죄 판결을 "지록위마(指鹿爲馬·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함)의 판결"이라고 비판했다가 정직 2개월의 징계를 받은 바 있다.

hy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1/06 10:47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