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노 전 대통령 장례 답례편지
주려 했는데 안 만나줘”
등록 :2017-01-16 11:35수정 :2017-01-16 11:45
박선원 전 비서관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
“뉴욕서 6일 기다려…결국 직원에 전달” 발언
“‘인연에 얽매이면 안된다’며 장의위원장 거절”
“박연차 사건 관련돼 곤란한 처지 아니었을까”
2006년 10월24일 노무현 대통령 내외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당선자를 청와대로 초청해 축배를 드는 모습. 청와대 사진기자단.
노무현 전 대통령 장례 뒤 유엔 본부에 답례편지를 들고간 노 전 대통령 쪽 인사를 반기문 총장이 6일 동안 기다리게 하고 만나지 않은 사실이 밝혀졌다.
참여정부 청와대에서 일했던 박선원 전 통일외교안보전략 비서관은 16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노 전 대통령 장례 끝나고) 해외정상급 인사들께서 직접 오신분도 계시고 조전을 보내주신 분도 계시기 때문에 권양숙 여사님 명의로 답례편지를 보내는 일을 제가 맡았다”며 당시 반 총장과의 일화를 공개했다.
박 전 비서관은 “제가 당시 워싱턴에 살았기 때문에 뉴욕(유엔 본부)에 김원수 사무부총장에게 전화를 해서 ‘권 여사님께서 반 총장님께 그래도 답례편지를 전달하라고 해서 내가 휴대하고 있으니 전달하러 가겠다’ 이렇게 말씀을 드렸다”며 “김원수 부총장이 ‘워싱턴에서 뉴욕으로 올라와서 대기하라’고 했다. ‘시간나면 10분, 15분 정도 반 총장을 뵙게 해 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뉴욕에 도착해 호텔에 머문 박 전 비서관은 그러나 “(김원수 부총장이) 자꾸 차일피일 ‘몇 시 될 거 같다, 하루 더 기다려라’ 이렇게 하시기 때문에 6일 동안 계속 기다렸다”며 “그래서 결국 (유엔 본부의) 이상아 과장인가 국장한테 (답례편지를) 전달하고 왔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반 총장이) 제가 전달을 안 하고 알아서 내려가길 기다리신 것 같다”고 덧붙였다.박 전 비서관은 “너무도 잘못된 정치적 환경에서 대통령이 억울하게 돌아가셔서 국내에 계신 분보다는 반 총장이 장의위원장을 맡아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김원수 부총장을 통해 요청했는데 “유엔 총장은 개인의 인연이나 이런 데 얽히면 안 된다”는 답이 돌아왔다고 밝혔다. 참여정부 시절 외교부 장관이었던 반 총장을 전직 장관들과 함께 장의위원에 포함시키겠다는 제안도 거절했다고 한다. 박 전 비서관은 “(조전은) 다른 분들이 부탁한 모양인데 다 거부하시는 마당에 너무 비참한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노 전 대통령 쪽의 거듭된 요청에 장의위원회에 고문으로 이름을 올렸다고 한다. 반 총장은 노 전 대통령 서거로부터 2년6개월 만인 2011년 11월 봉하마을을 방문했는데 “공개하지 말아달라”고 해서 “뭐가 그렇게 가려야 되는 건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갔다”고 박 전 비서관은 말했다.
박 전 비서관은 반 전 총장이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외면한 이유를 “아마 박연차 회장 사건과 관련이 있지 않나 이런 생각”이라고 했다. 박 전 비서관은 “그분이 명예로 살고 나름대로 의전 중시하고 하는 분인데 왜 저럴까 도무지 이해를 못 했는데 이제는 이해가 된다”며 “MB정부 입장에서는 유엔 사무총장이 여기(노 전 대통령 장례식)에 참석하게 되면 불을 지를 수 있으니까 차단하려고 정권에서 노력했을 것이고 그게 먹혔던 이유는 박연차 하고 관련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박 전 비서관은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2009월 5월23일 서거하셨으니 반기문 총장이 박연차씨한테 돈을 받았다는 진술이 나왔다면 그전에 나왔을 것”이라며 “MB정권 검찰에 포로가 되어 있기 때문에 매우 곤란한 처지 아니셨겠냐. 제 추측이지만 저는 그 추측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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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bar/778876.html#csidx050764d26eef25599fee2b7ae455a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