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황교안·김기춘·우병우도
“반헌법행위자”
‘반헌법행위자열전’ 405명 명단 발표
편찬위 “이의신청 뒤 세밀한 검증거쳐
1~2년 안에 최종명단 확정할 예정”
박대통령 국정농단 관련 헌법준수 위반
황교안 권한대행은 선거댓글 수사 방행
간첩조작 판결했던 양승태 대법원장도
군출신 111명 최다…국정원·검 69명씩
16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반헌법행위자열전 편찬위원’들이 반헌법행위자 열전 수록을 위한 집중검토 대상자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이 명단에는 최근 국정농단 사태와 쿠데타, 유신 등으로 헌법을 유린해왔다고 판단되는 박정희-박근혜 부녀 대통령도 포함돼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9@hani.co.kr“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가능했던 원인 중 하나는 민주공화국의 헌정질서를 유린한 반헌법 행위자들이 응분의 처벌을 받지 않고 오히려 이 사회를 주물러온 데 있습니다. ‘반헌법행위자 열전’ 편찬사업을 통해 헌법을 유린한 자들을 우리 사회가 적어도 역사의 법정을 통해 반드시 단죄한다는 점을 못박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반헌법행위자열전 편찬위원회’(상임대표 이만열·신인령)는 1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반헌법행위자 열전’(열전) 수록 대상자 405명의 명단을 발표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 명단에는 지난해 7월13일 발표된 ‘반헌법행위자열전 수록 집중검토 대상자 1차 명단’ 99명도 포함됐다. 이날 추가 발표된 명단에는 박근혜 대통령,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양승태 대법원장 등 현직 행정부와 사법부 수장들이 포함됐다.편찬위는 박 대통령 포함 이유에 대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헌법상 국민주권주의와 헌법준수 의무를 위반했고, 세월호 참사 당일 헌법상 국민 생명권 보호에 대한 의무를 방기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황교안 권한대행이 포함된 데 대해선 “법무부 장관 시절 검찰의 18대 대통령 선거 댓글 수사 방해와 세월호 참사 해경구조 실패에 대한 검찰수사 중단 외압 의혹, 선거를 통해 의회에 진출한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 청구 때문”이라고 밝혔다. 양 대법원장과 관련해 편찬위는 “1970~1980년대 일선 판사 시절 대표적인 간첩조작 사건인 재일동포 학원간첩단 사건과 강희철 사건 등 6건의 간첩사건을 맡았는데 이미 2건(강희철·김동휘 사건)이 재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다른 사건의 피해자들도 재심을 준비 중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이날 발표된 명단에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우병우 전 민정수석,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이른바 ‘문고리 3인방’도 포함됐다. 수록 대상자들의 반헌법행위 유형은 △민간인 학살 △내란 △고문과 간첩 조작 △부정선거 △언론 탄압 △민주적 정권교체 이후의 반헌법행위 등이다. 이에 따라 전체 명단엔 이승만·박정희·전두환 등 전·현직 대통령 6명, 전·현직 대법원장 4명 등도 포함됐다.직군별로 보면, 군 출신(영관급 이상)이 111명으로 가장 많았고, 국정원(옛 중앙정보부·안기부 포함)·검찰 각각 69명, 경찰 60명, 사법부 40명, 보안사 33명 순서로 나타났다. 반헌법행위자 중 현직에 있는 공직자는 김장수 주중대사, 김석기 자유한국당 의원 등 최대 11명(국정원 직원 4명의 퇴직 여부가 확인되지 않아 최소 7명)으로 나타났다.정부별로는 이승만 정부 112명, 박정희 정부 119명, 전두환 정부 117명, 노태우 정부 18명, 김영삼 정부 5명, 김대중 정부 1명, 이명박 정부 15명, 박근혜 정부 18명이었다. 발표 현장에 참석한 이해동 청암언론재단 이사장, 홍세화 장발장은행장 등 편찬위 공동대표 4명은 명단에 수록된 405명의 이름을 한명 한명 또박또박 읽어내려갔다.책임편집인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는 “전체 수록 검토 대상자 중 절반 정도가 생존자”라고 말했다. 편찬위는 “이번 명단에 수록됐다고 해서 반헌법행위자라고 단정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향후 외부 전문가들의 검증, 당사자나 가족의 이의신청 등 세밀한 검증 과정을 거쳐 확정할 계획이다. 1~2년 정도의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편찬위는 16일부터 오는 6월30일까지 이의신청을 받을 예정이다.‘반헌법행위자열전 편찬위원회’는 “공직자로서 헌법을 파괴하고 헌정질서를 유린한 인물들 중 혐의가 무거운 이들을 엄선해 이들의 행적을 기록한 <반헌법행위자 열전>을 편찬하는 작업을 수행할 것”이라며 2015년 10월12일 발족했다.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등록 :2017-02-16 17:33수정 :2017-02-16 22:25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782947.html?_ns=t0#csidxa019af7b8ec33b781f2bbefffdde1a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