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박근혜 대통령, 정유라 우회지원 '플랜B' 관여 정황..안종범 수첩에 '명마 관리방식 변화' 명시
박광연·유희곤 기자 입력 2017.02.19 17:58 수정 2017.02.19 18:25
[경향신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지난해 9월 최순실씨(61)의 국정농단이 언론에 노출되자 삼성이 최씨의 딸 정유라씨(21)의 독일 승마훈련을 ‘우회 지원’키로 한 ‘플랜B’를 수립하는 데 박근혜 대통령이 관여한 정황을 포착했다
19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특검이 확보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8)의 수첩에는 지난해 9월24일 ‘삼성 : 명마 관리방식 임대’라는 메모가 적혀 있다.
특검은 박 대통령이 최씨로부터 정씨에 대한 삼성의 승마지원이 들통난 뒤 “지원 방식을 바꾸겠다”는 내용을 전달받고 안 전 수석에게 검토를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향신문에서 ‘최순실 딸 승마 독일연수, 삼성이 지원’(▶기사 바로가기)이라고 보도한 직후 박 대통령이 안 전 수석에게 사태 수습을 주문한 것이다.
대한승마협회장을 맡고 있는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64)은 보도 닷새 뒤인 지난해 9월28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인근 ‘팔켄스타인 그랜드 켐핀스키’ 호텔에서 최씨와 만나 플랜B를 논의했다.
두 사람은 외부에 노출된 ‘비타나V’를 대체할 마필을 새로 구입하되 정씨의 스폰서가 삼성이라는 사실이 노출되지 않게 우회 지원한다는 데 합의했다. 그 결과 삼성은 지난해 10월 스웨덴 명마 ‘블라디미르’를 정씨에게 제공하는 것을 포함해 250억원 상당의 지원 계약을 새로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비밀 회동에서 “말 구입 비용은 다른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도록 기존 ‘비덱스포츠’ 계좌가 아니라 말 중개인이 지정한 계좌를 경유해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따라 블라디미르 구매는 앞선 비타나V 때와 달리 교묘한 방식으로 이뤄졌다. 비타나V를 사들일 때만 해도 최씨 모녀가 독일에 설립한 스포츠컨설팅 회사 ‘비덱스포츠’가 계약에 관여했지만 이번에는 삼성이 말 중개인 헬그스트란과 직접 계약하는 플랜B(▶기사 바로가기)를 실행한 것이다.
특검 수사 결과 삼성은 플랜B 가동 과정에서 최씨와 허위계약서를 작성하는 수법으로 정씨를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이 과정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의 승인이 있었다고 판단해 지난 16일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를 추가했다. 이 대목은 법원이 17일 새벽 구속영장을 발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박광연·유희곤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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