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출범

'정윤회 문건' 보도 진실 틀어막은 檢察.. 정권 입맛에 맞춘 수사 이젠 끝내야

장백산-1 2017. 3. 14. 23:56

세계일보

[대한민국 다시 시작이다]

 '정윤회 문건' 보도 진실 틀어막은 檢察..

정권 입맛에 맞춘 수사 이젠 끝내야


김태훈 입력 2017.03.14 18:45



'국정농단 막을 수 있었다' 만시지탄 / 정치 중립 위해 통치권자 의지 절실

2014년 세계일보의 ‘정윤회 문건’ 보도로 비선실세 국정농단 파문이 처음 불거졌다.

정윤회(62)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으로 최순실(61·구속기소)씨의 옛 남편이기도 하다. 사실상 청와대의 하명에 따라 문건유출 수사에 열을 올린 검찰은 박관천 경정 등에 대한 수사과정에서 “박근혜정부 권력서열 1위는 최씨”라는 진술을 확보했으나 관련 수사는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정씨가 국정에 개입한 물증은 없다”며 제기된 의혹을 모두 허위사실로 결론지었다.

탄핵 이후 가장 시급한 과제로 검찰 개혁을 꼽은 김한규 전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은 “세계일보에서 정윤회 문건을 보도했을 때 검찰은 오직 문건 유출에만 신경을 쓰고 정권 입맛에 맞는 수사를 진행했다”며 “그때 실체적 진실을 밝히려고 최선을 다해 수사했다면 최씨 문제가 어느 정도 드러났을 것이고, 이처럼 국가적으로 참혹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검찰의 정치적 중립 확보가 관건이란 얘기인데 현행법상 검사 인사권은 대통령에게 있다. 승진이나 요직 발탁을 노리는 검사들은 청와대에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때문에 법률을 고쳐 대통령의 검사 인사권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하지만 단순히 제도 개선으로 해결할 문제는 아니란 반론도 만만치 않다. 법으로 검사의 청와대 파견을 금지해놓고 현실에선 ‘사표 제출 후 재임용’이란 편법을 동원해 검사들을 청와대에 근무시킨 전례에 비춰봐도 그렇다. 통치권자의 의지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김상겸 동국대 교수는 “우리나라 법과 제도는 세계에서 손꼽힐 만큼 민주적인데 이걸 운영하고 집행하는 자들이 후진적”이라며 “대통령이 솔선수범해 바람직한 국가와 공직자에 대한 하나의 초상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대통령의 ‘결단’을 주문했다.

전상진 서강대 교수는 “지금 검찰의 현실을 보면 통제받지 않는 권력의 문제가 심각하다”며 “차기 정부는 검찰권 축소 등을 통한 법치주의 확립에 집중했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장혜진·김민순·박진영 기자 jangh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