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러운 원숭이 잠 재우기
옛날에는 원숭이 잡기가 어렵지 않았다. 사냥꾼은 그저 숲 속으로 들어가 돌아 다니다가 잘 익은 코코넛을
찾아서 원숭이 손하고 똑 같은 크기의 구멍을 뚫는다. 그런 다음 달콤한 단물은 마시고 부드러운 과육은
먹어버리면 된다. 그렇게 코코넛을 먹고 나서는 속이 빈 코코넛을 굵은 줄이나 가죽 끈으로 묶어 나무에
동여 맨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코코넛 속에다 바나나를 넣어두면 그걸로 원숭이 사냥은 끝. 사냥꾼은 그길로 집으로 가면 된다. 원숭이는 틀림없이 빈 코코넛 속에 바나나가 들어있는 것을 발견 하
고는 코코넛 속으로 손을 넣어 바나나를 끄집어 내려고 애를 쓴다. 하지만 구멍은 딱 원숭이의 손을 집어
넣을 만큼의 크기다. 원숭이는 손으로 바나나를 움켜쥔 주먹을 빼내려고 더 심하게 애를 쓴다. 원숭이가 사냥꾼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해서 할 일은 바나나를 놓아버리는 것이다. 그러면 손을 빼내고
도망칠 수 있다. 하지만 원숭이가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원숭이는 바나나를 절대로 놓지 않는다 . 원숭이는 고집스럽게 이렇게 생각한다. '이건 내 바나나야. 내가 바나나를 발견 했어. 그러니 바나나는 내것이란 말이야.' 이런 생각 때문에 원숭이는 사냥꾼에게 매번 잡히고 만다. 사람도 이런 원숭이와 마찬 가지다 . 예를 들어 당신의 아이가 세상을 떠났다면 깊은 슬픔에 빠질 것이다. 늘 그 아이를 생각하고 잠도 잘 수 없으며 일도 할 수 없게 된다. 하지만 당신이 먼저 해야 할 일은 당신
아이를 당신 생각에서 놓아 버리는 것이다 . 그러면 심하게 고통 받지 않고 당신의 삶 속으로 돌아 갈 수
있다 . 하지만 당신의 생각은 그 아이를 놓아 버릴 수 없을 것이다. '당신은 오로지 그 애는 내 아이야. 내가
낳은 아이야. 걔는 내꺼야.'라고만 계속해서 생각하기 때문이다.
산모들이 갓 태어난 아이의 눈을 처음 들여다 보는 순간 그 아이가 오직 부모의 몸에 의해서만 만들어진
존재가 아니라 그 아이만의 과거와 개체성을 가지고 인간이 알지 못하는 어딘가로부터 온 방문객이라는
걸 알겠더라고 내게 말하곤 한다. 산모를 찾아 온 방문객이 이제 산모 자신의 삶으로 들어온 것 뿐이라는 사실을 직관적으로 느끼겠더라고 산모에게 온 방문객을 보살피고 기르고 사랑하는 것은 부모의 몫이지만 소유할 수 없는 존재가 자식이다. 불행하게도 부모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이같은 사실을 망각하고 아이들을 소유하려고 갖은 애를 쓴다. 그래서 부모를 찾아왔던 방문객인 자식을 놓아버려야 할 때가 왔는데도 그렇게 하지 못한다. 설사 그 방문객이 당신의 아이가 아니더라도 어는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절대로 소유할 수 없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식하고만 있다면 원숭이 처럼 바나나에 붙들려서 슬픔으로 고통 받지 않아도 될 것이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어느 날 반드시 그 사람을 놓아버려야 하는 것과 다를게 없다.
- 아잔 브라흐마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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