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의 공포' 중정 터 인권광장 탈바꿈
입력 2017.08.16. 03:36
2018년 완공 목표 .. 지하 고문실 등 재현
어두운 현대사 기억 · 소통 취지
일본군 출신 박정희(오까모토 미노루, 다까끼 마사오)와 그 일당이 1961년 5월 16일 일으킨 군사쿠테타로 불법으로 정권을 탈취한 군부독재 정치 시절 혹독한 고문 수사를 한 곳으로 악명 높은 남산 중앙정보부 6국 건물터가 어두운 역사를 기억하고 돌아보는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내년 2018년 8월 완공을 목표로 군사독재 공포 폭압 정치의 상징인 남산 중앙정보부 6국 건물 자리에 ‘기억6’이라고 이름 지은 인권광장 · 전시관을 만든다고 15일 밝혔다. 기억6의 ‘6’은 남산 중앙정보부 6국에서 따왔다. 국가 권력에 의해 인권 침해가 일어난 어두운 역사를 기억하자는 취지다. 남산 중앙정보부 6국은 군부독재 공포 폭압 정치 시절 국내 정치 · 학원 사찰과 수사를 담당한 곳이다. 최근까지 서울시 남산 2청사로 사용되다 지난해 2016년 8월 지하를 제외한 지상부는 모두 철거됐다.
서울시는 내년 2018년 8월까지 남산 중정 6국 건물터를 전시실(지상 1층∼지하 1층)과 300㎡ 규모의 광장으로 꾸민다. 군사독재 공포 폭압 정치로 인한 고통의 공간이었던 곳을 ‘소통’의 공간으로 만든다는 의미를 담아 전시실을 대형 우체통 모양으로 만든다.
전시실 지하에는 간첩 조작사건인 인민혁명당 사건과 민청학련 사건 때 수사와 고문이 이뤄졌던 취조실(고문실)을 재현한다. 1층 전시실에서 지하를 내려다볼 수 있는 구조다. 실제 취조실이 있었던 중앙정보부 6국 건물의 지하 공간을 해체한 뒤 재구성한다. 전시실 1층에선 자료 검색을 하고, 다큐멘터리 영상을 볼 수 있다.
광장에는 남산 중앙정보부 6국 건물 잔해를 활용해 6개의 기둥을 세운다. 각 기둥에는 고통의 역사를 기억하고 다시는 반복하지 말자는 뜻을 담은 문구를 새긴다.
기억6 조성은 한 세기 넘도록 고립돼 있던 남산 예장자락 2만 2833㎡의 옛 경관을 회복해 도심공원으로 종합재생하는 서울시의 ‘남산 예장자락 재생사업’의 하나다.
서울시는 옛 남산 중앙정보부 6국 건물의 철거 · 활용에 대한 수년간의 논의 끝에 지난해 2016년 3월 ‘해체 후 재구성’하기로 결정하고, 이후 6개월에 걸쳐 기획회의, 인권 전문가 자문, 고문 피해자 인터뷰 등을 통해 공간 조성의 방향을 세웠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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